탠디 제화노동자, “8년 동결 공임 단가 올려달라”
탠디 제화노동자, “8년 동결 공임 단가 올려달라”
  • 윤찬웅 기자
  • 승인 2018.04.26 20:58
  • 수정 2018.04.30 17:4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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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 80여명 본사 점거 후 집단 농성“8년째 구두 한켤레에 7000원, 무늬만 사장인 특수고용노동자”
ⓒ 윤찬웅 기자 chanoi@laborplus.co.kr

제화업체 탠디의 하청업체에서 일하는 제화 기술노동자들이 공임단가 인상 등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탠디 본사를 기습 점거하고 농성 중이다.

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 80여명의 조합원들은 25일 오후 서울 관악구 탠디 본사 3층을 점거하고 대표와의 면담을 요구 중이다. 이들은 제화업체 탠디의 하청업체에서 도급 개인 사업자로서 구두를 만드는 기술자들이다.

노조는 8년째 구두 공임 단가가 6500원, 7000원 수준에서 오르지 않고 있다며 공임 단가 인상, 까다로운 공임에 따르는 특수공임비 지급 부활, 일감 차별 금지, 원청회사와 정기적 협의체 구성, 하청업체 구두 납품단가 현실화, 특수고용 노동 철폐 등을 요구조건으로 걸고 농성 중이다.

한 조합원은 “16시간 이상 노동에도 불구하고 8년을 공임단가 인상 없이 일했다”며 “호봉도 없고 퇴직금도 없고 수당도 없이 일하며 시간당 만원도 안되는 돈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또한 불량품이 발생하면 30만 원대의 제품가 그대로 배상을 하는 일도 부지기수라고 주장했다. 한 조합원은 “그래도 사람이 만드는 것인데 제품 불량에 따른 비용을 다 떠넘기는 건 말이 안된다”며 “억울해도 관리자가 두려워 꼬박꼬박 돈을 낸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불합리한 제도지만 이에 반발하면 관리자의 눈 밖에 나 일감을 받지 못하거나 품이 많이 가는 일감만 받게 되기도 한다는 것.

제화 기술자들은 결국 개인 사업자로 근무하기 때문에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며 ‘소사장제’ 폐지도 함께 요구하고 있다. 한 조합원은 “내 사업자 등록증도 회사가 갖고 있는데 사장은 무슨 사장이냐”며 “처음 들어올 때 주민등록증 가져오라고 하면서 알아서 사업장 등록증을 만들어 오는데 이 때문에 노동자처럼 일하지만 찾을 수 없는 권리가 많다”고 전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4월 초, 관악구 지역에 탠디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불합리한 노동조건에 참다못해 회사에 집단 요구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이어 노조를 결성, 작업을 중단하고 원청인 탠디와 면담을 요청했으나 탠디는 하청업체와 논의하라는 입장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하청업체는 현장에 복귀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원청과 협의해 임금을 올려주도록 논의하겠다고 밝혔으나 노조가 문서를 통한 합의를 요구하자 이에 불가 의사를 밝혀 논의가 틀어졌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이후 노조는 10여 차례 집회를 열고 대표와의 면담을 요청했으나 원청이 이에 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점거 후 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으나 회사는 면담에 응하더라도 노조가 즉시 퇴거해야 한다는 입장.

농성은 늦은 밤까지도 계속 되어 날을 넘기는 모양새다. 경찰은 업무방해와 퇴거불응에 따른 위법사항에 대해 수차례 경고했으나 노조는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