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드라마’처럼 사랑할 수 있다
우리도 ‘드라마’처럼 사랑할 수 있다
  • 참여와혁신
  • 승인 2007.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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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사랑, 세 가지만 기억해
애착, 보살핌 그리고 섹스

저는 개인적으로 3이라는 숫자를 좋아하는데 이는 안정을 상징하는 숫자이기 때문입니다. 의자 다리의 길이가 맞지 않을 때 다리가 네 개인 것은 덜컥거리지만 세 개인 것은 길이가 서로 달라도 모두 바닥에 딱 붙어 있어 덜컥거리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안정을 뜻한다고 하죠.

 

새해에 쓰는 첫 글이니까 3과 관련된 주제로 이야기하겠습니다. 완벽한 사랑을 구현하는 세 가지 요소가 무엇일까요? 뇌생리학자, 심리학자, 신경과학자, 행동심리학자 등 인간의 정신과 행위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이 내린 결론은 애착, 보살핌, 섹스라고 합니다. 그럼 하나하나씩 무슨 의미인지 설명해 보겠습니다.

 

힘들 때  생각나는 사람이 ‘진짜’ 내 사랑

애착관계를 가장 강하게 형성한 사람이 누구인가를 알아보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한번 상상을 해 보십시오. 또는 옛날 기억을 떠올려 봐도 괜찮습니다. 지금 당신은 아주 힘든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그래서 당신은 심정적으로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습니다.

 

 

그 때 당신이 가장 편하게 기대서 위로 받고 싶은 사람이 바로 당신이 애착관계를 가장 강하게 형성한 사람입니다. 물론 그 사람이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도 상관없습니다. 대개 부모님일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만약 아내나 애인이라면 그들은 아주 괜찮은 사람들임이 분명합니다. 꼭 잡으십시오.

 

나에게 편안한 감정을 주고 힘들 때 기대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사람은 사실 그리 흔치 않습니다. 대개는 부모님이거나 형제자매, 드물게는 아주 친한 친구들 정도죠. 그리고 가장 이상적인 대답은 그런 사람이 배우자여야 합니다. 이건 결혼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그래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부부들이 꽤 많을 겁니다.


 

당신은 어느 쪽이신지요? 바꾸어 말해 볼까요? 당신의 배우자는 과연 힘들 때 당신에게 기대고 싶어 하는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을까요? 배우자가 그리 될 수 있도록 지금껏 충분히 정서적 지지와 공감을 이루어 오셨나요?

 

아줌마니까 괜찮아? 천만의 말씀!
그리고 보살핌에 대해서입니다. 애착은 내가 매달리고 싶어 하는 존재이지만 보살핌은 내가 가장 관심을 갖고 있으며 무엇이든 주려고 하는 마음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자녀들, 동생들, 또는 직장 부하들이나 후배들에 대한 마음이 되겠죠. 방금 예를 든 이런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이 가장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보살핌의 대상입니다.


 

하지만 아내를 보살핌의 대상으로 잘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결혼생활이 길어질수록 그건 더 분명해 지는 것 같습니다. ‘한국 아줌마’라는 독특한 이미지를 가진 아내가 보살핌 받는 그림을 그려 보는 건 상상이 좀 어렵긴 하죠.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아줌마는 강할지 몰라도 아내는 항상 사랑에 목말라 하고 있습니다. 남편이 아무리 사랑을 해 주어도 여자는 보살핌과 사랑에 굶주려 있습니다. 그래서 남편들은 해도 해도 끝이 없다고 불평을 하기도 하지만요.

 

그런데 애착과 보살핌에 대해 이야기 하다 보니까 애착과 보살핌이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지 않으십니까? 나에게 보살핌을 주는 대상에게 애착을 느끼는 것, 그 보살핌이 지극하면 할수록, 그 보살핌이 무조건적일수록 우리는 조건 없이 애착을 느끼고 힘들 때면 그 대상에게 얼굴을 묻고 싶어 합니다. (그대 가슴에 얼굴을 묻고 오늘은 울고 싶어라~하는 노래도 있지 않습니까) 서로에게 애착을 느낄 수 있도록 서로 지극히 보살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부부관계의 모습입니다.

 

둘이 떠나는 여행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이제 기다리시던 섹스 이야기입니다. 섹스는 기본적으로는 본능적 행위입니다. 정서적 만족감이나 대화로써의 섹스는 본능 다음에 오는 2차적인 결과입니다. 섹스는 말 그대로 섹스입니다. 그냥 두 사람이 재미있게 즐기면 됩니다. 적어도 남자들에게는 말입니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정서적 교감 없이도 섹스가 가능하니까요.

하지만 여자들은 정서적으로 편안한 상대가 아니면 섹스 하기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이게 남자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입니다. 분위기 잡고 섹스 파트너의 마음을 충분히 따뜻하게 한 다음 아주 로맨틱한 섹스를 하는 것은 여성을 최대한 만족시키지만 남자들은 분위기 잡는 것을 아주 닭살스러워 하죠. 그래서 문제가 되는 겁니다. 애정이 듬뿍 어린 섹스를 해 본지가 언제인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 부부들을 위한 몇 가지 해법이 있습니다.

 

적어도 두세 달에 한 번, 아니면 6개월에 한 번 정도라도 부부만의 여행을 가라고 권합니다. 물론 집이 아닌 곳에서 하룻밤 자야 합니다. 그리고 애들은 데리고 가지 않아야 합니다. 애들 데리고 가면 아무 소용없습니다. 대개 아내들이 애들한테 미안해 하지만 그렇게 하룻밤 둘만 오붓하게 즐기고 오면 아내도 좋아합니다. 이거 아주 괜찮습니다. 여행가기가 여의치 않으시다면 사는 도시의 깨끗한 호텔에서 그냥 하룻밤을 보내고 와도 좋습니다.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무엇보다 아내가 아주 좋아할 테니까요.

 

또 다른 해법들도 있지만 지면으로 쓰기엔 좀 그렇습니다. 궁금하시면 메일 주십시오. 아, 한 가지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애착관계는 부모, 형제, 자매 친구 등과도 맺을 수 있지만 이 섹스만큼은 부부만 나눌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섹스는 부부관계를 이끌고 가는 아주 중요한 행위입니다. 소홀히 하지 마십시오. 생리적인 문제가 있다고 고민하지 마십시오. 이제 우리에겐 비아그라가 있지 않습니까.

 

사랑의 유효기간은 2년이라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최근의 방대한 실험을 통해 애정연구자들은 사랑이라는 감정의 유효기간은 2년이라고 결론 내렸답니다) 그 가슴 떨리는 사랑의 감정을 길게 잡아 5년이라고 해도 부부 관계에서 사랑을 중요한 매개로 삼기에는 너무 짧습니다.

 

그래서 부부간의 사랑을 가장 완벽하게 구현하는 세 가지 요소가 바로 애착과 보살핌, 그리고 섹스라고 하는 겁니다.

정리합니다. 애착, 보살핌, 섹스. 부부 관계를 이루는 가장 중요한 요인입니다. 기대고, 안아주고, 보듬어 주고, 올해도 행복하십시오.

 

이승욱 심리학 박사·하자작업장학교 교사

imokut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