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교사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다
보육교사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다
  • 강은영 기자
  • 승인 2018.0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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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 보육교사들의 든든한 보험 등장
[인터뷰] 강명화 전국보육교사지부 지부장

어린이집에 설치된 CCTV 영상을 통해 아동을 학대하는 모습이 공개되자 보육교사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은 한층 더 날카로워졌다. 자녀를 맡기는 입장에서 부모들의 고민도 깊어졌다. 보육교사 자질에 대한 시각은 더욱 엄격해졌다.

작년 10월, 한국노총 소속 한울타리공공노동조합에 새로운 지부가 생겼다. 전국보육교사지부다. 그 동안 보육교사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변변한 노동조합이 없었다고 한다. 실제 보육교사들의 삶은 어떠할까. 한울타리공공노동조합 전국보육교사지부 강명화 지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어린이집은 어떻게 구성돼 있고 평균 근속연수는 어떠한가?

어린이집은 크게 5가지로 분류돼 있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해 운영하는 국·공립 어린이집과 근로자 500명 이상이거나 상시 여성근로자 300명 이상인 사업장에서 설치하는 직장 어린이집이 있다. 개인 가정에서 운영하는 20인 이하 가정 어린이집, 21인 이상 영유아를 돌보는 민간 어린이집으로 나뉜다. 마지막으로 보호자 또는 보호자와 보육교직원 11인 이상이 조합을 결성해 운영하는 협동어린이집이 있다.

보육교사로 근무를 시작한 지 15년차에 들어가고 있다. 어린이집은 1년을 주기로 입학을 하는 3월 1일과 수료하는 2월 28일로 이루어진다. 평균적으로 한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연수는 3~5년이다.

1년 차 때는 잘 모르고 일을 하지만, 2년 차부터는 원장과의 코드가 중요하다. 어차피 어디를 가든 똑같은 일을 하다 보니 어린이집을 그만두는 이유는 보통 원장과 트러블 때문이다. 교사와 원장이 서로 대화를 통해 문제점들이 개선되면 좋지만, 원장이라는 권한을 가지고 교사들에게 일명 ‘갑질’을 하며 압박을 가할 때 입을 열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된다.

어린이집 원장들은 원장 연합회가 있어 서로 정보를 공유한다. 예를 들어 원장과 불화를 이유로 같은 지역에서 어린이집을 옮기려고 하면 원장들 간 정보가 교류돼 일명 ‘블랙리스트’에 올라가게 된다.

한울타리공공노동조합에 대해 설명한다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방침을 세웠다. 1단계로 10만 1천 명을 완료했다고 고용노동부가 발표했다. 2단계는 5월에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6월부터 전환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다보니 노총별로 공공부문 노조를 조직화하는 움직임이 생겨났다. 한국노총에는 공공노동조합연맹, 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에서 조직화 방안을 준비했다. 공공노동조합연맹은 조직화 방안의 일환으로 기업별 노조가 아닌 일반 노조를 설립해서 조직화를 시키고 케어할 수 있는 그릇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계기로 한울타리공공노동조합이 설립됐다. 현재 7개 지부가 들어와 있다. LH공사 상담직, 국회의원회관 시설관리직, 김포공항 특수경비, 어린이집 보육교사 등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에 포함돼 있는 분들이다.

어린이집 보육교사 같은 경우는 산별연맹으로 가는 것에 대한 고민도 있었는데 공공노동조합연맹으로 가는 것이 향후 지도하는 것에 효과적이라고 봤기 때문에 가입을 결정하게 됐다.

노동조합을 2017년 10월에 설립했다. 설립한 지 1년도 되지 않았는데, 설립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근무하고 있는 어린이집 특성상 공무원인 학부모가 대다수다. 어느 날 아이가 하원 후 차에 타자마자 선생님이 아프게 했다고 울음을 터트렸다. 그 날 바로 밤에 찾아와 아동학대가 의심되니 CCTV를 보러 왔다고 했다.

공무원의 권리를 주장하니 당시에는 학부모의 입장으로 온 건지 공무원의 입장으로 온 건지 이해가 안 됐다. 아동학대라는 단어가 무섭게 다가와 머릿속이 하얘졌다. 늦은 시간이여서 원장도 퇴근했기 때문에 연락을 하고 같이 CCTV를 확인했다.

아이가 한 살 어린 동생과 다툼을 하다가 때리고 도망가는 상황이었다. 아이가 교실에서 뛰니 막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옷을 잡는 것이 아이의 살도 같이 집히게 됐다. 아파해서 상처가 있나 살피고 문질러주었다. 아이가 뛰어다니고 흥분한 상태여서 옆에 잠시 앉혀두고 바둑을 두는 아이를 지도했다.

학부모도 그 영상을 보고 자신이 잘못 판단했다고 했는데, 본인의 자녀만 혼자 앉혀 두었다는 꼬투리를 잡으며 형사고발을 하겠다고 했다. 더 이상 얘기가 통할 것 같지 않아 원장에게 양해를 구하고 자리를 떠났다.

불안한 마음으로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 밤 학부모가 같이 찾아와서 원장실에 앉아 서로 오해를 풀고 주의하겠다고 약속하며 소란이 일단락됐다. 그런데 한 달이 넘어서 학부모가 행정지원과에 경위서를 제출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 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징계처분을 받게 됐다. ‘견책’이라고 해서 내부 인사기록 카드에 민원 내용을 기록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원장에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운영위원회가 열린다면 당사자에게 소명의 기회라도 줬어야 했는데 일언반구도 없이 징계처분 결과만 통보한 것이다. 혼자 가슴앓이 하다가 아는 분한테 부탁을 하니 노조에 연결해줬다. 노조에서 원장을 만나 견책 철회를 요구했다. 노조의 도움을 받고 나니 노동조합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노동조합을 만들고 나서는 어땠나?

어린이집에서 일하는 교사 7명 중 6명이 노동조합에 가입했다. 일련의 사건을 보며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크게 공감했다. 노동조합에 가입한 교사 중에는 대학 교수가 전화해 가입을 만류하기도 했다. 같은 지역에서 근무하는 동료 교사가 연락해 자신의 어린이집 원장이 걱정을 많이 한다며 만나서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한 교사도 있었다.

노조에 가입하고 나서 어린이집으로 공문이 하나 왔다. 당시 휴가로 출근을 안 했고 동료 교사들만 있는 상황 있었는데, 원장이 가장 어린 신입교사를 불러 노조를 만들게 된 정황을 묻고 가입 경로를 쓰라며 종이를 내밀었다. 노조에 대해 아는 게 없다보니 겁을 먹고 우왕좌왕했다. 헌법으로 보장됐으니 상관없다는 얘기를 듣고 안심했다.

가장 큰 문제는 성과급이었다. 원장은 아니라고 했지만 교사근무평가에 ‘노조 가입 교사’라고 이름 옆에 주홍글씨처럼 새겨 있었다. 그런 조합원들은 낮은 평가점수를 받았고 작년보다 훨씬 적은 성과급을 받았다. 객관적 기준 없이 원장의 주관적인 평가로 부당행위를 받은 것이다.

그래서 1인 시위를 진행하게 됐다. 분당구청 앞에서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조합원만 하위등급 평가하는 것에 대해 규탄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보육교사 자질에 대한 논란이 많이 나오고 있다. 직접 일하면서 느끼는 보육교사의 노동환경은 어떠한가?

굉장히 열악하다. 근로기준법에 의하면 8시간 근로 하고, 점심시간 1시간을 보장받는다. 하지만, 보육교사들은 점심을 아이들과 함께 먹는데 보육활동 중 하나다. 따로 휴게시간이 정해진 바 없이 계속해서 아이들을 돌보고 일해야 한다. 근로기준법에 의하면 7시 반에 출근해서 4시 반에 퇴근해야 하는 것이 정상인데, 4시 반에 퇴근할 수도 없다.

어린이집 교사 대 아동 비율을 보면 만 0세는 1:3, 만 1세는 1:5다. 4살 아이는 1:7, 5살 아이는 1:15다. 6~7살 아이는 1:20이다. 아이들은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해 행동하기 때문에 교사들이 아이들에 대한 관찰을 많이 해야 한다. 하지만, 돌봐야 할 아이들의 수가 많아지면 개개인의 세세한 관찰이 이루어질 수 없어 어려운 점이 있다.

요즘에는 한 자녀 아동이 많다보니 자녀에 대한 학부모의 관심이 집중된다. 아이가 작은 상처가 나도 전화가 온다. 예전에 비해 아이의 상황을 하나하나 학부모에게 알려주고 불안감을 덜어줘야 한다.

보육교사 근무환경에 있어 개선돼야 할 점이 있다면?

운영의 문제점이 개선됐으면 좋겠다. 위탁을 통한 어린이집 같은 경우 원장의 위탁 기간을 3년을 기준으로 재위탁 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원장과 교사와의 관계가 힘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초 이뤄진 심사에서 재위탁 승인 받은 점이 이해하기 힘들었다.

위탁 심사를 할 때 면접 심사 위원은 외부인으로 이루어진다. 보통 공무원 2명, 지역사회 2명, 학부모 운영위원장이 들어간다. 원장과 같이 근무하는 교사들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원장의 어린이집 운영 방식에 대해 문제를 지적할 사람이 없다. 이 조례는 바꿔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기존에 있는 교사 대 아동 비율이 지금보다 더 줄어야 한다고 본다. 보건복지부에서 비율을 정할 때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만들었겠지만, 현장에서 근무하는 보육교사의 의견에도 귀 기울여서 정책에 반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활동 계획이 있다면?

1위 시위는 피켓 내용에 있는 대로 해결 될 때까지 계속 할 예정이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어린이집 일이 해결돼야 자신감이 생길 것 같다.

앞으로 어린이집 교사들이 의논을 원한다면 언제든지 기회를 열어 놓을 생각이다. 상황을 들어보고 운영자인 원장의 잘못인지 교사의 잘못인지 판단할 수 있으니 조언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노조의 도움을 받았으니 보육교사들이 처한 문제를 해결 할 일을 찾을 것이다. 활동을 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선배들이 노조라는 큰 울타리를 만들어놨다면 사건들로 인해 아파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눈앞이 캄캄한 상황에서 노조에 대해 수도 없이 찾아 봤지만 찾을 수 없었다. 어딘가에 전화를 해 자문을 구하고 싶었지만 마땅한 곳도 없었다.

아이들을 좋아하지만 현실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등지는 교사들이 많다. 앞으로 보육교사들이 혼자 아파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대학생인 딸이 유아교육과에 다니고 있다. 내 딸이 똑같은 일을 당하고 힘들어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크다. 그런 점이 지금의 환경을 바꾸어야 한다는 더 큰 책임감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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