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교사, 10일간 청와대 농성 끝 아닌 시작
기간제교사, 10일간 청와대 농성 끝 아닌 시작
  • 김민경 기자
  • 승인 2018.04.29 19:15
  • 수정 2018.04.30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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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일 집중집회, 차별철폐 정규직화 촉구
▲ 28일 전국기간제교사노조의 10일간 청와대 앞 농성이 끝나는 날, 박혜성 전국기간제교사노조 위원장의 모습 ⓒ 김민경 기자 mkkim@laborplus.co.kr

28일 전국기간제교사노조의 10일간 청와대 앞 농성이 마무리됐다. 그러나 상시지속업무라는 정규직 전환의 제1 원칙을 지키고 차별을 철폐하기 위해 정규직화할 것을 촉구하는 이들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지난해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 추진 과정에서 기간제 교사들을 전환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 ‘기존 정교사 채용방식과의 형평성’ 등이 이유였다.

이에 대해 박혜성 전국기간제교사노조 위원장은 정부가 교원수급정책 실패와 차별을 조장하는 교사 채용 방식에 대한 책임을 기간제 교사에게 전가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농성장 철거날 박 위원장을 만났다. 

-10일 동안의 농성을 끝내면서?

기간제 교사들을 정규직 대상에서 배제한 것에 대한 부당함을 알리며 항의하고, 계속해서 투쟁해 나가겠다는 의미로 농성을 시작했다. 이번 농성을 통해 많은 다른 부문의 노동자들을 만났고, 노동계뿐만 아니라 학부모와 학생들로부터 기간제 교사들의 투쟁이 지지받고 있음을 확인했다. 원래 농성의 취지와 별개로 하나를 더 얻은 셈이다. 농성 시작 전과 후 정부의 태도 등 달라진 점은 없지만, 굉장히 큰 의미가 있는 농성이었다.

-왜 농성까지 해야 했나?

정규직 전환에서 배제된 기간제 교사들은 공공부문에서 전환되지 못한 다른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해고 사태를 겪었다. 더구나 정부의 중장기 교원수급대책도 기간제 교사의 해고를 예고하고 있다.

현재 전국에는 전체 교원의 10%에 달하는 4만 7,000여 명의 기간제 교사가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최근 6년간 정교사 수는 30% 증가한 반면, 기간제 교사는 300% 증가했다.    

-현재 기간제 교사들이 처한 상황은?

작년에 이어 지난 1, 2월 기간제 교사들의 해고가 잇따랐다. 오는 7, 8월에도 해고사태가 예상된다. 기간제 교사는 한 학교에 1년 계약으로 채용되는데, 계약을 통해 3년을 연장할 수 있다. 이후 다시 신규채용을 맺어 한 학교에서 8년씩 근무하기도 한다.

그런데 작년 정규직 전환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충분히 계약이 연장될 수 있었던 교사들에게 빌미를 제공하지 않기 위해 해고통보가 내려지고 있다. 앞서 기간제 교사들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2년 이상 근무하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야한다는 소송을 제기해 고등법원에서도 승소한 바 있다.

기간제 교사들은 정규직 교사와 똑같은 일, 오히려 기피하는 업무를 더 많이 맡으면서도 쪼개기 계약과 차별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상태가 반복되는 것을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을 수 없다.

-향후 노조의 주요 활동 방향은?

정규직화와 차별 폐지 투쟁을 계속 해 나가겠다. 이번 달에 기자회견을 하면서 정부의 교원수급대책에 대한 의견서와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를 촉구, 해고를 중단하라는 요구서 등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이에 대한 입장을 확인하고, 답변이 제대로 나오지 않을 시 항의할 것이다. 노동절에 이어 오는 12일 오후에는 집중집회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