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에서 월스트리트 백만장자로
노숙자에서 월스트리트 백만장자로
  • 최영순
  • 승인 2007.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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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같은 감동실화 <행복을 찾아서>

최영순
한국고용정보원 선임연구원
대학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하는 억세게 운 좋은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 요즘. 그래도 우리의 젊은이들은 어딘가에서 기다리고 있을 희망을 찾아 구직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회구조적인 여러 환경들은 이런 젊은이들을 때로는 나약하게, 때로는 절망스럽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들 젊은이들에게 ‘행복’이라는 단어로 연상되는 여러 것들 가운데 ‘취업’은 단연 선두에 자리 잡을 것입니다. 취업은 곧 본인의 행복뿐만 아니라 가족을 비롯한 주변사람들의 간절한 희망이기도 하니까요.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지는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는 조언이 직장을 찾아 헤매는 이들에게는 전혀 위로가 되지 않습니다.


정규직, 비정규직 논란이 이들에게는 오히려 복에 겨운 소리처럼 들리기도 하며 굳이 안정된 일자리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사회’라는 큰 연못이면 족할지도 모릅니다. 

 

실화의 감동 ‘행복을 찾아서’

얼마 전 한 공익광고에서는 노숙자에서 어엿한 회사 대표에까지 이른 사람을 소개해 화제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누구나 노력하면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 밑바닥 삶에서 시작하여 인생역전을 하는 건 기적이 일어나는 것처럼 너무나 힘든 일이라는 것을 알기에 많은 사람들은 그 주인공의 노력과 땀에 박수를 보냈습니다.


그 광고의 주인공처럼 현재는 비록 가난할지언정 풍족하고 떳떳한 미래를 향해 꿈을 포기하지 않는 한 젊은이의 ‘행복 찾기’를 그린 영화가 얼마 전 개봉되었는데 제목 역시 <행복을 찾아서>입니다.

<행복을 찾아서>를 본 우리의 젊은 구직자들은 많은 부분 공감을 하였을 것이고 감동을 받았을 것입니다. 더욱이 허구가 아닌 현재 미국 백만장자의 실화를 다루고있어 행복은 그리 멀리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누구에게나 쉽게 다가오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을 것입니다.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잡고 ‘크리스 가드너’    

▲ 영화 <행복을 찾아서>
영화 <행복을 찾아서>는 미국 월스트리트의 신화가 된 ‘크리스 가드너’의 실제 삶을 그리고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의료기 세일즈맨으로 일하던 그는 영업이 시원치 않아 세금이 밀리고 자동차도 압류당하는 등 하루하루가 고달픕니다. 설상가상으로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 아들을 두고 아내마저 가출해 버려 부자(父子)는 길거리의 노숙자 신세가 됩니다.


우연히 주식중개인 인턴에 지원하여 무보수로 일하게 된 그는 아들과 노숙자 쉼터를 전전하면서도 언젠가 성공하리라는 꿈을 잃지 않으며 늘 성실함으로 고객들을 감동시킵니다.


실제 인물인 ‘크리스 가드너’의 삶은 영화에서 그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합니다. 어린 아들을 데리고 하루하루 잠자리를 찾아 저녁마다 헤매었지만 불우했던 자신의 어린 시절을 아들에게 물려주지 않기 위해 희망을 가슴에 품었다고 합니다. 

 

1954년 미국 밀워키에서 태어난 ‘크리스 가드너’는 우수한 성적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했지만 학비가 없어 대학진학을 포기해야 했고 영업사원으로 일하던 중 우연히 만나게 된 주식중개인의 추천으로 주식중개에 흥미를 가졌다고 합니다. 그러나 고졸이라는 이유로 하루 만에 해고를 당하기도 하였고 지하철역 화장실에 몰래 숨어 아들과 밤을 지새웠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동료들에겐 이런 어려운 환경을 내색하지 않았으며 밤을 새워 공부하는 열성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런 그의 성실함을 눈치 챈 한 고객의 스카웃으로 당시 월스트리트에서 잘 나가던 투자회사에서 일할 수 있었고 결국 자신의 이름을 딴 ‘가드너 리치 앤드 컴퍼니’를 설립하여 2억 달러에 이르는 자산을 보유한 부자로 우뚝 섰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어려웠던 시절을 늘 잊지 않기 위해 지금도 매년 거액을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에게 기부하고 있다고 합니다.


영화는 꼭 ‘행복’이 부의 축적이나 사회적 성공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것, 누군가와 그 희망을 나누는 것, 하지만 희망은 단순히 꿈꾸는 것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고 노력의 결실에 의해 얻어진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 같습니다. 

 

‘크리스 가드너’ 역할을 맡은 흑인 배우 윌 스미스의 7살 친아들 제이든 스미스가 영화 속에서도 아들 역할을 맡아 화제가 된 이 영화는 미국의 젊은이들에게도 노력하여 얻는 행복에 대한 의미를 깨닫게 해주었나 봅니다. 그리고 영화개봉과 비슷한 시기에 출간된 ‘크리스 가드너’의 자서전 역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고 하니 이 ‘행복한 부자’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지속될 것 같습니다.

월스트리트(Wall Street)

미국 영화를 보다보면 말쑥한 정장을 차려입고 한손엔 스타벅스 커피와 다른 손엔 샌드위치를 들고 마천루 빌딩사이를 바쁜 걸음으로 재촉하는 월 스트리트의 금융맨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영화에서 그려지는 이미지만을 얼핏 보더라도 고학력에다가, 고액연봉이 연상되는 이들은 실제로는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느라 피 말리는 삶을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뉴욕에 있는 월 스트리트는 1653년 뉴욕에 이민해온 네덜란드인들이 인디언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벽(Wall)을 쌓으면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그 후 증권거래가 시작되면서 1792년에 세계에서 가장 큰 증권거래소가 열리게 되고 증권회사, 은행 등이 집중되면서 세계 경제의 아이콘으로 부상하였습니다.

 

열심히 일하면 성공한다는 자본주의의 근본정신을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지만 월 스트리트 가 안고 있는 문제가 있는데 바로 남성중심주의적인 문화입니다. 미국 역시 여성들의 학력이 높아지고 사회진출이 눈부시게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월 스트리트에의 여성 진출은 미비한 수준이라는군요. 별도의 출퇴근시간 없이 강도 높게 계속되는 근무시간, 남성중심적인 배타적인 분위기, 성차별, 그리고 간간히 들려오는 성희롱 소송까지. 여성의 성장을 가로막는 두꺼운 유리천장은 세계 경제의 핵심지역도 피해갈 수 없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