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입장을 표명할 공간 마련되었으면
서로의 입장을 표명할 공간 마련되었으면
  • 최재황 경총 정책본부장
  • 승인 2007.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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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특집Ⅵ] <참여와혁신>을 말하다

최재황 정책본부장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계의 움직임에 가장 신속하고 밀접하게 대응하는 건 노동계 언론이 아닌 소위 보수 언론이다. 마찬가지로 경영계의 움직임에 가장 민감하고 세밀하게 반응하는 것 역시 보수언론이기 보다는 소위 노동계 언론이 아닐까한다.
 

사실 기업들도 근로자 및 노동조합 등 노동계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언론매체를 통해 얻고 있다. 노사관계가 갖는 영역의 특성상 공중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극단적 파업이 발생한 경우 말고는 뉴스 후반부를 구성하는 단신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노와 사를 막론하고 노동계 전반의 거시적인 움직임에서부터 근로자 개개인의 삶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보를 노동계 신문이나 잡지를 통해 많이 접하게 된다.


노동계 잡지에도 나름대로의 역할 분담이 되어있는 듯하다. 일간지의 경우에는 급변하는 일일의 사실전달을 하기에도 지면과 노력이 한계에 달한다. 따라서 신속한 노동계의 소식을 전달할 수는 있으나, 진정으로 노동계와 근로자의 삶을 대변하는 데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어 보인다. 따라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자리가 바로 월간지의 역할이 아닐까한다. 노동 월간지는 좀 더 다양한 시각에 의한 원근조절을 통해 때로는 멀리서, 때로는 가깝게 현재의 노사관계를 조망할 수 있는 간접경험을 독자에게 전달해준다.

 

<참여와혁신>은 이와 같은 역할에 충실하면서 창간 3년 만에 노동계를 대표하는 월간지로서 확고히 자리매김을 한 듯하다. 단순히 사실만을 전달하기보다는 근로자의 삶을 색다른 시각으로 조명함으로써 노동계는 물론 기업들에게도 상호이해의 폭을 넓히는데 큰 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러나 노동계 언론의 존재 목적이 단지 노동계의 입장을 대변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상호간의 간접적 대화를 통한 상생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없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노사현장에서의 상생이 좀 더 구체화되기 위해서는 유연한 자세에서의 대화와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대화와 이해는 직접적으로 이루어 질 수도 있으나, 각각의 입장을 표명할 수 있는 수단을 통해 간접적으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현재의 언론매체를 살펴보면, 노동계 또는 경영계 각각의 입장에만 편중된 경우가 대부분이며, 너무 한쪽에 쏠린 나머지 상대방의 입장을 표명할 수 있는 다소의 기회조차 실질적으로 할애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우리나라의 대립적 노사문화의 특성상 상대적인 입장을 ‘대변’할 만한 공간을 할애하기에는 아직까지도 많은 부담요소가 존재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대변’까지는 아니더라도 입장을 ‘표명’할만한 공간을 마련하는 것은 필요하지 않을까한다. 각자 다른 입을 통한 대화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으며, 이는 결국 아무도 듣지 않는 공허한 울림으로 전락할 우려도 크기 때문이다.

 

한 공간에서 다른 입장을 말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는 자체가 또 하나의 진정한 진보라는 점에 대한 인식이 노동계 언론에도, 또한 보수 언론에도 가장 절실한 과제가 아닐까한다. 이러한 보완과 진일보를 위한 노력이 뒤따를 때 노동계만 보는 또는 경영계만 보는 언론을 떠나 노사 모두가 함께 의식과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진정한 언론매체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경영계를 대표하여 <참여와혁신>의 창간 3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는 말씀과 함께, 앞으로도 <참여와혁신>이 노동계를 대표하는 월간지로서, 노와 사가 간접적인 대화의 장을 넓히고 상호간 이해의 깊이를 증진시킬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하는데 중심적 역할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