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생명을 불어넣는 손 ‘세트디자이너’
과거에 생명을 불어넣는 손 ‘세트디자이너’
  • 최영순_한국고용정보원 선임연구원
  • 승인 2007.10.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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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내 손으로 디자인한다
공간에 대한 남다른 감각 필요

최영순
한국고용정보원 선임연구원
그야말로 사극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매일 밤 어느 채널을 돌리든지 사극이 방영되고 있다. 사람 사는 세상은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람들은 사극의 매력 속으로 빠져든다.


픽션과 논픽션을 오가는 상상력, 음모와 로맨스가 적절히 섞여 모든 계층을 아우르는 스토리 전개는 우리가 살아보지 못한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채워주기에 충분하기 때문일까. 


또한 눈이 부시도록 화려하고 선 고운 맵시를 뽐내는 한복과 넓디넓은 궁궐 등 현대물에서 볼 수 없는 풍부한 볼거리들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들이기에 충분하다.

 

 

사극세트장,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급부상

사극은 현대물과 대사톤도 다르고 사람들이 기대하는 연기의 깊이가 있기 때문에 가벼운 연기력을 가진 배우들은 감히 엄두도 낼 수 없다고 한다. 배우와 배경과 스토리가 모두 잘 갖춰져야 비로소 완성도 높은 드라마가 완성되는 것이다.
특히 사극의 배경이 되는 야외세트장은 드라마의 인기와 더불어 세트장을 찾는 관광객도 많아 관광자원으로도 높은 인기를 끌고 있고, 지자체에서도 많은 예산을 지원하여 유치하고자 하고 있다. 

현재 전국에는 영화와 드라마를 모두 합해 38개의 세트장이 있는데 이 가운데 22개가 사극용 세트장이라고 한다. 이 중 100% 민자예산으로 지어진 것은 <대조영>, <태왕사신기> 등 일부 세트장이고, 나머지는 대부분 지방자치단체에서 예산 부담을 했다. <주몽>의 경우 해당 지역이 600억원에 달하는 직·간접 경제적 효과를 거두었다고 하니 세트장 유치열기를 짐작할 수 있다.


설계·디자인이 주업무… 채용기회 적고 미술·건축 전공해야

이러한 사극세트장을 만드는 사람은 누구일까? 각 방송사에는 미술부 내 세트디자인팀을 두고 드라마, 오락프로그램, 교양프로그램, 뉴스 등 각 방송프로그램 성격에 맞는 세트를 디자인하고 연출하고 있다.
이들은 담당 프로그램이 편성되면 세트설치에 필요한 사항을 결정하기 위해 대본을 검토하고, 연출자와 협의를 거쳐 디자인을 완성한다. 방송사는 스튜디오가 많지 않기 때문에 다시 짓고 뜯어내기를 반복한다. 
 

방송사에서는 미술이나 건축 관련 4년제 대졸 이상자에 한해 세트디자이너를 채용하며 인테리어나 건축, 전시 이벤트 등의 디자인 유경험자를 우대하기도 한다. 하지만 매년 공채가 있는 것이 아니라 3~5년에 한 번씩 채용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프리랜서를 채용해 프로그램에 따라 계약을 하고 디자인 업무를 맡길 때도 있다.

 

세트디자이너가 사극세트장처럼 웅장한 세트를 직접 짓는 것은 아니며 디자이너는 설계, 디자인을 하고 시공은 외부업체에 의뢰하거나 세트제작원이 담당한다. 하지만 수시로 현장방문을 하여 완성도 높은 공사가 되도록 한다. 

사극의 경우 배경이 되는 시대의 건축물을 완벽히 재현해야 하기 때문에 관련 전문가들의 고증을 필수적으로 거친다.  


다양한 공간에 대한 감각과 창의력 필수

또한 세트디자이너는 사극세트장만 디자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공간에 대한 감각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평소 방송프로그램, 영화, 연극 등을 보고 감각을 키우고 있어야 하며 오락프로그램의 경우 스토리 전개에 필요한 배경이 별도로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디자이너의 창의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연출자, 세트제작원 등과 충분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져야 완성도 높은 세트가 만들어지므로 원만한 대인관계를 맺을 수 있는 사람에게 유리한 직업이라고 할 수 있다. 
 

세트디자이너는 지상파방송사뿐만 아니라 케이블방송사, 독립프로덕션, 공연업체 등에서 종사하는데 결원이 있을 때 충원하며 지상파방송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근무여건이 좋아 입직경쟁이 치열한 편이다.

그러나 뮤지컬, 연극 공연 등이 활성화되고 있고 영화, 패션쇼, 이벤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트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어 세트디자이너의 활동영역은 확대될 전망이다.

 

 또 하나의 세계를 내 손으로,  ‘무대디자이너’

공연산업 활성화로 전망 밝아세트디자이너는 방송국에서 방송프로그램을 디자인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공간연출은 비단 방송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연극이나 영화, 뮤지컬, 콘서트 등 공연이 펼쳐질 무대라면 어디든 이들의 손길이 필요한데, 이들을 통칭 ‘무대디자이너’라 한다.

최근 주5일근무제 시행과 생활수준이 향상되는 등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뮤지컬, 연극을 비롯한 각종 공연이 활성화되고 있고, 국가에서도 공연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어 앞으로 공연산업 분야에서 무대디자이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공연분야에서는 제작비 절감을 위해 소규모 인력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큰 폭의 인력증가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무대디자인 중 방송국에서 일하는 세트디자이너(방송무대디자이너)의 경우엔 근무환경이 좋은 편이어서 입직경쟁이 매우 치열한 편이다.

 

* 무대디자이너에 적합한 성격 (적합도 100(매우 만족함) 기준)
- 혁신(96) : 새로운 아이디어를 산출하거나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발한 아이디어나 대안을 제시
- 독립성(95) : 자신의 방식대로 일을 하는 방법을 개발하며 관리감독이 없어도 스스로 일하는 방향을 설정하고 타인에게 의지하지 않음
- 리더십(95) : 타인을 리드하고 다른 사람에게 의견을 제시하거나 방향을 설정
- 꼼꼼함(93) : 사소한 부분까지도 주의 깊고 업무를 철저히 완수
- 적응성/융통성(93) : 변화와 가지각색의 다양성에 대하여 개방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