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어려워도 죽지 말자
아무리 어려워도 죽지 말자
  • 참여와혁신
  • 승인 2008.0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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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투쟁 사업장 노동자들의 새해 소망
당당하게 현장으로 돌아가고 싶다

방종운
금속노조 콜트악기지회 전 지회장
2007년 새해부터 시작한 정리해고 투쟁이 330일을 넘겼다. 지금 이동호 동지가 분신을 하고 한강성심병원에 입원해 수술이 목요일로 잡혀 있는데 마음이 아프다.

콜트악기는 세계시장 30%를 점유하고 콜트, 인도네시아 콜트(PT콜트라 칭함), 전자기타(일렉트릭) , 대전콜텍을 비롯해 중국대련콜텍 전자통키타(어구스틱)를 생산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국내 콜트, 콜텍은 인건비 줄인다며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건만…

이 과정에서 콜트자본은 회사가 어렵다는 것을 만들어 내기 위하여 2006년 적자와 2007년 수주 불투명을 내세웠지만 35년 동안 적자를 내지 않고 기타업계에서 승승장구했고 여태껏 성장해 온 것은 조합원들의 피와 눈물이 있어서였다. 

한마디로 부채가 없는 회사이다. 부채비율 30%가 잡혀 있지만 단체퇴직적립금 34억은 회계 상 부채일 뿐 차입금의존도는 0이다. 아니, 오히려 이자로 수익을 올리면서 박영호 회장은 자기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수주물량 확보에 따른 수수료로 4개 회사가 수십억씩 챙겨가고 있는 것이다. 

콜트악기 노동자를 정리해고하기 위해 미국인 사장의 주식 52%를 100억 유상감자 방식으로 가져갔다. 국내부자순위 120위 1200억을 가진 박영호 회장. 이런 콜트-콜텍 회사가 어렵다면 국내에 있는 회사는 모조리 문을 닫아야 한다. 한마디로 돈이 많기에 ‘배 째라!’ 장투 사업장이 될 수밖에 없다. 

현재 27명의 정리해고자가 투쟁을 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 대전콜텍지회에서 연대를 하기 위해 집회에 참여 했다 해서 대전콜텍 노동자를 7월 10일자 부로 정리해고하고 위장폐업을 하고 있다.

콜트-콜텍은 자연스럽게 연대전선이 형성되어 있으며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콜트-콜텍 정리해고가 부당하다는 것이 판명되었다. 콜트는 8월 17일자로 승리하였고, 계속적으로 지방노동위원회 판정을 이행하라 주문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는 대법원까지 가겠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회사가 어렵다는 명분 아래 2007년도와 마찬가지로 10억이 적자이고 2008년도 역시 수주 물량이 불투명하다고 말하며 정리해고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노동자가 살기 힘든 나라

2007년 회사는 조합원과 정리해고자가 하나가 되는 것이 두려워 단체교섭이 아닌 노사협의회에서 1500원(월4만5천원)과 특별성과급을 지급한다고 했다. 또한 관리자 11명을 진급시킨 것은 회사가 어렵다는 것이 아니라 박영호 회장의 이익을 최대한으로 만들어 내기 위하여 정리해고자가 필요한 것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공장 5개가 있기까지 현장에서 먼지와 기계소리 유기용제를 먹어가며 일한 탓에 산재다발 사업장이라는 불명예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단체교섭도 아닌 노사협의회를 통해 떡 주듯 하는 파행적인 노사관계로 정리해고자와 현장이 하나가 되지 못하는 과정 속에 분신이라는 극한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회사는 이동호 동지가 ‘한 몸으로 정리해고동지들이 현장에서 일을 할 수 있다면’이라는 생각으로 택한 숭고한 뜻을 방화라 왜곡하고 있다. 

새벽이 너를 깨우고 있어

여기가 어디야!
어둠속에서 외쳐본다
못 박힌 벽에 매달려
십자가가 들어온다.
몇 시인가 가위에 눌려 깨어나
정지된 듯 어둠속에
노려보는 두마음이 싸운다
그럴 줄 알았어
마음이 약한 너로서는
비웃으면 보는 것 같아
아니 조롱하는 듯 보는 것 같아
일어나 너 할 수 있어
피 흘리며 힘주는 예수여!

가슴에 뜨거운 뭉클함
새벽이 너를 깨우고 있어
일어나 할 수 있어

방글방글
동지여 아무 말 못해도
가슴에 맺혀 그리운 동지여

생각하고 싶지 않은 12월 11일 11시. 한림병원과 부천베스타병원을 거쳐 한강성심병원으로 가게 되었다.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고 동지 스스로 일어서 악랄하고 천한 콜트자본과 투쟁하여 현장에 돌아가려 목요일에 1차 수술을 한다. 몇 번의 수술을 하게 될지는 모를 일이지만 살아서 투쟁하자, 우리의 의지를 꺾지 말자고 동호는 말한다. 자기 한 몸으로 꺼진 투쟁의 불을 다시 지펴 투쟁하자고. 

현재 금속노조 차원으로 분신대책위가 만들어 졌으며 인천지부, 본부 차원의 대책위가 구성돼 12월 27일 오후 3시 대책위 발족, 오후 5시 기자간담회 개최, 오후 6시 30분 전 조합원 잔업거부공동행동집회에 3000대오를 만들기 위해 현장을 조직하고 있다.

먼 거리, 추운 날씨 속에서 함께 노숙투쟁을 벌여 나갈 때 가장 마음이 아프다. 노동자가 이렇게 살기 힘든 나라인가.

이번 대선도 최악이었다. 한나라당에게 5년이란 세월을 두고 있지만 우리는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번 생각한다. 이 땅의 노동자는 투쟁하지 않으면 죽음만 기다린다는 것을.

반동의 시절이라도 우리는 악독한 군사독재정권도 맞서 전노협 - 민주노총 타박타박 걸어 왔는데 백골단에 맞서 화염병 날리고, 짱돌 날리고, 두들겨 맞고, 끌려가 고문당할 각오해야 거짓 민주화, 거만한 민주화 20년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라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죽지말자고, 투쟁 승리해서 당당한 걸음으로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는 거야. 우리는 할 수 있어 동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