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현장에서 다시 만들어가는 ‘희망’
노동 현장에서 다시 만들어가는 ‘희망’
  • 함지윤 기자
  • 승인 2008.0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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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노동조합을 말한다
<참여와혁신>이 전국 모든 노동조합 ‘속’으로 들어갑니다

2006년 12월말 현재 우리나라 임금노동자는 총 1572만2000명이다(노동부 통계). 이 중 공무원 65만 명을 제외하면 1507만2000명이 노동자란 이름으로 이 땅에 살고 있다. 하지만 불과 이들의 10.3%인 155만9179명만이 노동자들의 권리를 대변해준다는 노동조합에 가입되어 있다. 많은 사람들은 대한민국 노동운동의 현실과 노동운동의 위기를 말할 때면 빠뜨리지 않고 바로 이 10%대마저 위태로운 노동조합 조직률을 이야기한다.

 

 

답은 현장에 있다면서 현장을 모르는 현실

현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라 신고된 노동조합은 5889개다. 기업별노조는 5415개이고, 지역·업종 등 산별노조는 431개, 연합단체(총연맹+산별연맹)는 53개다. 이들 노동조합이 155만9179명의 노동자들의 권리를 대변하고 있다. 이 중 우리가 알고 있는 노동조합은 몇 개나 될까? 노동조합으로 조직된 10.3%의 노동자들의 현실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노동조합’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언론 등을 통해 보도된 몇몇 대기업노조를 떠올린다. 그들에 대한 인식이 곧 대한민국의 노동조합과 노동자에 대한 이미지로 굳혀지기도 한다. 하지만 언론에 비춰진 것보다 더 많은 노동조합이 있고, 노동자들이 있다. 대한민국 노동운동의 위기는 이미 조직된 10.3%의 노동자들의 현실 또한 제대로 알지 못하며, 그들의 목소리가 세상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많은 노조활동가들은 이구동성으로 노사문제의 해법은 “현장에 있다”고 말한다. 노동자의 삶과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발점 또한 노동 ‘현장’이고 삶의 ‘현장’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런 현장을 알 수 있는 자료는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노동부가 매년 11월경 전년도 12월 31일까지 수집된 자료를 정리한 ‘노동조합 조직현황’이 거의 유일한 자료다. 하지만 여기에는 노동조합 수와 조합원 수, 노동조합 대표자명 등 몇 가지 아주 기초적인 정보만 담겨 있다. 그런데 이런 몇몇 사항조차도 대표자명 등 잘못된 부분이 여기저기서 보인다.

 

 

노동조합 전수조사 통해 노동현장으로 더 깊숙하게

<참여와혁신>이 생각하는 ‘참여’와 ‘혁신’ 또한 ‘현장’에 밑바탕을 두고 있다. 그래서 2008년부터는 더 현장으로 들어가고자 한다. 몇몇 노조가 아닌 5889개의 노동조합의 현실을 살펴보고, 지금 사회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들이 있다면, 노동자들의 현실 속에서 현장과의 소통을 통해 해결점을 찾아가고자 한다. 대한민국 노동조합 역사의 디딤돌 하나를 만들고자 한다.

 

<참여와혁신>이 진행하고자 하는 ‘노동조합 전수조사’는 새로운 작업도 아니고, <참여와혁신> 혼자만의 힘으로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각 총연맹과 연맹들이 조사·수집하고 있는 산하조직들의 이야기를 하나로 묶어내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일 뿐이다. 따라서 이번 작업은 대한민국 모든 노동조합과 함께 만들어가는 작업이 될 것이다.

 

비록 긴 시간이 걸리더라도 ‘노동조합 전수조사’가 대한민국 노동자들의 ‘희망’을 찾아가는 작업이 될 수 있도록 노사 모두의 많은 협조를 부탁드린다.

 

<참여와혁신> 노동조합 전수조사 계획
1. 조사 내용 
- 기초 조사와 설문 조사로 구분하여 진행
(1) 기초 조사

  - 조합원 수, 노조 전임자 구성, 회사 인사노무담당자 등 노동조합 기초현황
  - 노사관계 상황
  - 노동조합의 현재 고민 등
(2) 설문 조사

  - 노조 간부들의 생활과 고민 (노조활동 계기, 고민, 건강상태 등)
  - 노사관계에 대한 양측의 고민
  - 노동조합 활동
  - 상급단체와의 관계 등

2. 조사 방법 
- 전화 및 방문 조사

3. 조사 결과 
- <참여와혁신> 지면과 홈페이지를 통해 조사결과 공유

 

조합원 없는 노동조합을 아시나요?
노동부는 매년 11월 전년도 12월 31일까지 조사된 자료를 바탕으로 ‘전국 노동조합 조직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2007년 11월에 발표된 ‘2006년 노동조합 조직현황’을 보면 총 138개의 노동조합의 조합원 수가 ‘0명’으로 나와 있다.

 

노동부 노동관계법제팀 박윤기 사무관은 “회사 부도나 조합원 전원의 퇴직 등으로 조합원이 0명인 휴면노조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또 “연맹이나 지역본부 등은 단위노조들의 연합체이기 때문에 조합원 수가 중복될 수 있으므로 0명으로 표기한다”고 밝혔다. 회사 부도 등으로 조합원이 없고, 노동조합 활동을 하지 않는 휴면노조가 되면 해당 노조 관계자들이 해산신고를 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런 휴면노조는 노동위원회에 해산의결을 요청해 직권해산 할 수 있다. 하지만 “노조설립의 자유에 따라 만들어진 노동조합이기 때문에 행정관청 담당자들이 가급적이면 해산의결 요청을 안 하려고 한다”고 박 사무관은 전한다.

 

‘전국 노동조합 조직현황’은 매년 1월말까지 각 노동조합에서 주된 사무소 소재지 관할의 행정관청 노조담당자에게 각 노동조합의 변동사항을 보고하면 이를 노동부에서 수집하고 다시 노동연구원에 위탁해 만들어진다. 만약 매년 1월말까지 변동사항 등이 보고 되지 않으면 종전의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따라서 ‘전국 노동조합 조직현황’을 보면 노동조합 대표자나 주된 사무소 소재지 등 그나마 정리되어 있는 기초정보 또한 현재와 다른 부분이 많다. 결국 우리나라에는 제대로 된 전국 노동조합 조직현황이 없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