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에서 오는 ‘독창성’
‘경험’에서 오는 ‘독창성’
  • 김종휘_하자센터 기획부장
  • 승인 2008.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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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계가 대체할 수 있어?
가격과 품질 아닌 ‘의미’ 가져야

김종휘
하자센터 기획부장
여덟 번째 글입니다. 지난 일곱 번째 글에서 말하길 앞으로 주제를 창의력으로 옮겨간다고 했지요. 그 전까지 일곱 번에 걸쳐 연재한 글의 주제는 ‘공부가 아닌 일’을 통해 청소년이 자립심과 협력심을 경험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이야기였고요. 이번부터는 그것이 결국에는 청소년의 창의력을 기르는 소중한 밑거름이 된다는 것에 대해 이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대체할 수 없는 ‘가치’를 찾아


다니엘 핑크이라는 미국의 미래학자가 있습니다. 이 사람이 <새로운 미래가 온다>는 책에다가 도발적인 질문을 던졌더군요. 당신이 현재 하는 일(직업), 혹은 당신이 곧 하게 될 일(직업)은 다음 세 가지에 대해 어떻게 대답하고 있느냐 하는 것인데요.


세 가지는 이렇습니다. ①당신이 하는 일을 해외의 어떤 사람이 더 싼 가격에 할 수 있는가? ②당신이 하는 일을 컴퓨터가 더 빠르게 할 수 있는가? 우선 이 두 가지 질문에 대답해 본다면, 우리가 하는 적잖은 일들이 해외의 값싼 노동력이 대체할 수 있는 것이고 컴퓨터가 처리하면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일 겁니다.


저자 왈 세계화와 자동화가 이루어진 현재 그런 일(직업)을 통해서는 개인의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면서 이렇게 묻습니다. ③당신이 하는 일은 비물질적이고 초월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인가? 저자가 생각하기에 더 값싸게 일하거나 더 빠르고 정확하게 일하는 것은 당신보다 늘 앞서서 할 수 있는 사람이 있거나 기계가 있기 때문에 그걸 가지고 당신이 경쟁력이 있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겁니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 가면 갈수록 더 심해진다는 것이지요. 반면에 “비물질적이고 초월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이라면, 그것은 다른 사람이나 기계가 대신할 수 없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는 거지요.


이게 말이 좀 어렵게 다가와서 그렇지, 쉽게 풀어쓰면 이런 뜻일 것 같네요. 우리가 흔히 경쟁력이라고 하면 먼저 가격 경쟁력을 생각합니다. 같은 제품이나 서비스라면 더 싼 값에 제공되는 것이 경쟁력을 갖겠지요. 그리고 같은 가격이라면 품질이나 서비스가 더 좋은 것이 품질 경쟁력을 갖겠지요. 품질이나 서비스가 좋다면 가격을 더 높게 받는 경우도 많으니까, 결국 가격 경쟁력과 품질 경쟁력이라는 것은 큰 틀에서 같은 말이 됩니다. 품질이 같다면 가격이 싸야 경쟁력이 생기고, 품질이 더 좋다면 가격이 높아도 경쟁력이 생기는 것이니까요.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지요.


반면에 의미 경쟁력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디자인이 좋다거나 브랜드가 유명하다거나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잘하는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라서 이미지가 좋다거나, 이런 것들이 전부 의미 경쟁력입니다. 나이키의 슬로건은 ‘just do it’이고, 아디다스는 ‘impossible is noting’이지요. 이런 것이 바로 의미 경쟁력입니다. 나이키 제품을 사는 사람은 그냥 그 가격과 품질을 사는 게 아니라, 나이키가 제시하는 just do it과 같은 자신감과 도전의 의미를 사는 겁니다. 이게 저자가 말한 “비물질적이고 초월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력의 뜻이라고 보아도 될 것 같네요.

 


삶과 경험에서 오는 ‘의미 경쟁력’


이야기가 좀 돌아왔는데요. 개인이 갖는 고갈되지 않는 경쟁력의 샘이 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비물질적이고 초월적인 서비스”라고 한다면, 그것은 바로 그 사람이 살아온 삶의 이야기이자 생활의 경험이고 거기에서 비롯되는 독창적인 의미일 겁니다. 지금 당신이 입사 면접관이어서 학교 성적과 온갖 자격증으로 무장한 청년 지원자들을 면접하고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저마다 다르게 생긴 그들이 그간 살아온 삶의 이야기와 생활의 경험을 말하는데 듣는 입장에서는 마치 한 사람의 이야기를 조금씩 다르게 듣는 것처럼 느끼지 않을까 싶어요. 한 마디로 의미 경쟁력이 똑같은 거지요.

왜 그럴까요. 초중고 12년과 대학 2~4년의 세월을 모두가 같은 교과서에 같은 시험지에 같은 정답을 갖고 살아왔기 때문이지요. 물론 그들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그렇게 동일한 틀에 길들여진 탓에 저마다 달라야 할 개인의 의미도 동일하게 된 겁니다. 의미 경쟁력이란 같은 경험을 했다 해도 사람 따라 다르게 이야기되고 전달되어서 다른 가치를 지니게 되는 개인만의 진정한 경쟁력인데, 그게 같아지니 남는 것은 다시 가격 경쟁력과 품질 경쟁력밖에 없어집니다. 자신만이 가질 수 있는 의미를 개발하지 못하고 가격과 품질 경쟁력에만 매달리니 그 인생이 얼마나 고달플까요.

 

저는 의미 경쟁력이라는 개념이나 “비물질적이고 초월적인 서비스”라는 것이 창의력의 다른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창의력이란 사람이 서로 생긴 게 다르기에 나는 타인과 달리 내 생긴 대로 살아보는 것, 경험하는 것, 느껴보는 것이고, 거기에서 나에게만 생기는 독창적인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걸 이야기하고 서비스하고 의미를 부여할 줄 아는 사람이 바로 창의적인 인재가 될 원재료를 잘 갖게 되는 것입니다. 청소년기에 그렇게 살아온 경험이 그 청소년을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느끼고 살도록 하는 원동력이 되겠지요.


다음 번 글에서는 그렇게 창의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청소년들의 공통점을 말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