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노루페인트노동조합
<8> 노루페인트노동조합
  • 라인정 기자
  • 승인 2008.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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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속에 안정이 있다

국내 페인트 시장은 2004년을 기점으로 내수시장 포화로 인한 하향곡선을 그려왔다. 그러나 최근 잇단 해외시장 개척, 인수합병(M&A)의 기대감으로 활기를 되찾아 올해 전망되는 페인트시장 규모는 3조원 이상이다. KCC와 삼화페인트, 건설화학공업과 함께 수년째 업계 4강(强)을 형성하고 있는 노루페인트 역시 급변하는 시장 속에서 활로개척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사1노조, 분사돼도 노조는 하나

1987년 8월에 탄생한 노루페인트노동조합(위원장 김용목)은 2사1노조 체제다. ‘노루(NOROO)’라는 브랜드로 도료와 잉크시장에서 성장해온 (주)디피아이는 2006년 6월, 노루페인트(제조판매사업)와 디피아이홀딩스(투자사업)로 분할되었다. 이에 따라 노동조합의 명칭도 과거 ‘디피아이노동조합’에서 현재 ‘노루페인트노동조합’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분사된 디피아이홀딩스의 구성원들이 새로 노동조합을 결성하지 않고 기존의 노동조합에서 함께 활동하기를 원해 현재 2사1노조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조합원들이 같은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고, 특히 디피아이홀딩스는 조합원 수가 적어 효율적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노루페인트노동조합과 함께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노루페인트노동조합의 조합원은 총 350여명으로 생산직과 관리직, 기술직, 영업직 등 전 직군이 가입돼 있다. 조합원의 평균 연령은 41세, 평균 근속년수는 15년이다.

 

투쟁구호 아닌 경영슬로건 내세우는 노조

노루페인트노동조합 홈페이지(http://union.dpi.co.kr)에 들어가면 선명한 색상의 ‘WAVE! FUN 2008’이란 문구가 한 눈에 들어온다. 집행부는 지난 2000년부터 매년 하나의 키워드를 선정(지난 9년간의 키워드 : Challenge(’00), Create(’01), Change(’02), Save(’03), Star(’04), Global(’05), Now(’06), Share(’07), Wave(’08))해 조합원들과 자발적인 실천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실천운동의 슬로건은 조합원 대상 공모를 통해 결정한다.

올해 슬로건은 ‘Wave! FUN 2008’이다. 이는 “변화의 물결을 즐거운 마음으로 대응하기 위해, 어려운 때 일수록 기본에 충실하고(Fundamentality), 글로벌 마인드로 변신해(Universal Thinking),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즐겁게 일하자(New state of Mind)”는 뜻이다.

노동조합은 단지 경영슬로건만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 행동지침과 목표까지 조합원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노동조합 관계자는 “9년째 꾸준히 이어오다 보니 노조에 대한 조합원의 자부심도 높아지고, ‘노조보다 못해서야 되겠냐’며 회사측에서도 긴장을 많이 한다”고 전한다.

 

조합원 행사와 봉사활동으로 공감대 형성

노루페인트노동조합은 상근자가 2명(위원장, 부위원장)뿐이다. 하지만 매일 아침 현장 조합원들과 함께 체조하고, 안전회의에 참석해 건의사항을 수렴하는 등 몇 사람의 간부들이 할 일을 하고 있다. 또한 매월 대의원회의를 갖고 앞으로 집행부가 해야 할 일을 점검, 모색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창구를 통해 조합원들과 소통하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노조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외에도 조합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관심을 유발하는 다양한 참여행사를 열고 있다. 지난 5월엔 안양천가꾸기 걷기대회를 열었고, 족구대회, 축구대회, 노루가족 큰잔치도 마련했다. 이런 참여 행사를 통해 “조합원들이 노동조합에 대해 흥미를 갖고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다”는 것이 노루페인트노동조합의 생각이다.

 

노루페인트노동조합은 지역사회와 연대하는 다양한 봉사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회사와 함께 바자회를 열고, 그 수익을 17년 째 안양 평화보육원 아이들에게 장학금으로 전달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의왕시 성나자로 마을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시간을 가졌고,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끝전 모으기도 계속하고 있다.

 

이 외에도 창립기념일이나 대의원대회 등 노조행사엔 화환 대신 쌀을 받아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이를 보고 사측에서도 회사 창립기념일에 쌀을 받아 나눔을 실천하게 됐고, 지금은 지역의 다른 노조들도 뜻을 같이하고 있다.

 

노루페인트노동조합은 ‘이익창출을 추구하는 노동조합’ ‘산업안전을 이끌어가는 노동조합’ ‘신노사문화를 만들어가는 노동조합’을 노동조합 이념으로 내세우고 이를 통해 생산성 향상과 조합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이루고자 한다. 노동조합의 역할로서 ‘투쟁의 대안’과 ‘노사 상생방안’ 제시를 최우선으로 꼽는 만큼 앞으로도 이를 위해 끊임없이 조합원들과 소통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