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직업상담원들이 감격의 눈물 흘린 사연
노동부 직업상담원들이 감격의 눈물 흘린 사연
  • 김민경 기자
  • 승인 2018.06.01 18:39
  • 수정 2018.06.01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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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일반’ 직업상담원 ‘전임’으로 일괄 전환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논란 끊이지 않던 직군 폐지

지난 31일 오후 2시 고용노동부와 공공연대노조 고용노동부지부는 2018년 임금교섭에서 이 같은 내용에 최종 합의했다. @ 공공연대노조 고용노동부지부
지난 5월 31일 오후 2시 고용노동부와 공공연대노조 고용노동부지부는 2018년 임금교섭에서 이 같은 내용에 최종 합의했다. @ 공공연대노조 고용노동부지부

고용노동부에서 취업상담패키지 상담을 하는 일반상담원 1,350명이 내년 1월 1일자로 한 단계 높은 전임상담원으로 일괄 전환된다. 이들은 고용노동부 내에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던 대표적인 직군이었다.

지난 5월 31일 오후 2시 고용노동부와 공공연대노조 고용노동부지부는 2018년 임금교섭에서 이 같은 내용에 최종 합의했다.

노사가 합의한 내용은 일반상담원 자체를 없애고 1,350명에 달하는 일반상담원을 전임상담원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 직급체계에 따른 기존의 25호봉을 30호봉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 직업상담원들 중 가장 낮은 직급인 일반상담원들은 지난해 7월 17일 43일간의 장기간 파업을 하면서 전임상담원으로의 통합을 요구해왔다. 그해 노사가 2019년까지 일반상담원을 전임상담원으로 전환하기로 원칙적인 합의를 했지만, 예산의 문제가 남아 명확한 시기를 확정하진 못했었다.

하치욱 고용노동부 주무관은 “작년 김영주 장관이 취임하면서 직업상담원들의 상황에 관심을 둬왔고, 가장 중요했던 추가 예산 확보 문제가 해결되면서 구체적인 합의에 이르게 됐다”며 “호봉표가 바뀌면서 이전보다 호봉 간 격차는 줄어들겠지만, 추가로 신설한 월 13만 원의 급식비와 명절상여금을 늘린 것을 감안하면 임금은 인상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호봉표는 생애주기를 고려해 하후상박을 전제로 개편했다고 설명했다.

김정제 공공연대노조 고용노동부지부 지부장은 “일반상담원들은 그동안 전임상담원과 같은 업무를 하면서도 22% 적은 임금을 받고, 각종 수당에서 많은 차별을 받아왔다”며 “이번 전환 합의 소식을 듣고 조합원들은 ‘이제야 제대로 일할 수 있게 됐다’고 감격해하고 있다. 눈물을 흘리는 분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정된 호봉표에 100% 만족하는 것은 아니지만,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라는 원칙을 세우는 것이 우선이었다”며 “이번 합의에서 다소 아쉬웠던 부분은 향후 교섭 과정에서 개선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교섭권을 가지지 못한 고용노동부노조는 노사 간 논의 중인 호봉 조정안에 반대하며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지난 28일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고용노동부가 예산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2015년 당시 애초에 전임상담원으로 전환했어야 하는 일반상담원들의 전환 문제를 빌미로 호봉표를 조정해 구조조정을 하려 한다”며 “호봉표 간격이 축소되는 것은 미래 임금을 삭감하는 것으로, 현재 전임상담원 중 25호봉에 가까운 임금을 받는 이들은 바뀐 호봉표에 따라 기존보다 임금이 삭감된다. 뿐만 아니라 통상임금이 줄어듦으로써 퇴직연금과 초과수당, 4대보험 등도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고용노동부 직업상담원 직급체계는 기존에 4단계(전임-책임-선임-수석)였다. 일반은 지난 2015년 직업상담원이 아닌 형태로 고용된 상담원들을 편입시키는 과정에서 신설된 직군이다.

교섭대표노조와 교섭 체결에 앞서 고용노동부가 고용노동부노조와의 면담을 통해 TF팀 또는 노사협의체를 구성해 노조가 제기한 문제에 대한 추가 논의를 하기로 약속하면서, 노조는 단식농성을 중단한 상황이다.

한편 일반상담원들이 전임으로 전환됨에 따라 20년 가까이 승진되지 못한 기존 전임상담원들의 승진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향후 논의 과정에서 이 문제가 원활하게 풀릴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지난 30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단식농성 3일차에 접어든 최동준 고용노동부노조 공동위원장과 서명순 전국여성노조 고용노동부지부 지부장, 이상원 고용노동부노조 공동위원장의 모습 (사진 왼쪽 순). ⓒ 김민경 기자 mkkim@laborplus.co.kr
지난 30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단식농성 3일차에 접어든 최동준 고용노동부노조 공동위원장과 서명순 전국여성노조 고용노동부지부 지부장, 이상원 고용노동부노조 공동위원장의 모습(사진 왼쪽부터). ⓒ 김민경 기자 mkkim@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