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현장 중심 재배치로 ‘치안 강화’
경찰, 현장 중심 재배치로 ‘치안 강화’
  • 김민경 기자
  • 승인 2018.0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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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신쌍수 경찰청공무원노조 위원장

일반직 공무원 증원해 효율적 인력 운영해야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경찰 개혁 목표로 ‘민생치안 역량 강화와 사회적 약자 보호’를 강조했다. 주민들의 수요를 중심으로 한 공동체 예방치안을 활성화하기 위해 파출소 수를 늘리고, 탄력순찰제 등을 실시해 주민 밀착형 치안을 강화하겠다는 구체적인 내용이 담겼다.

핵심은 현장 중심의 경찰인력 운용이다. 신쌍수 경찰청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이를 위해 적정한 경찰인력 확보 못지않게 ‘경찰 인력의 현장 재배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현재 경찰인력이 의경 대체 인력 등으로 부족하지만, 더 큰 문제는 경찰인력의 재배치이다”며 “경찰인력이 하지 않아도 되는 내근, 사무 업무를 일반 공무원이 맡도록 해 지금보다 더 많은 경찰인력을 파출소와 지구대로 재배치해야한다”는 것이다. 경찰청공무원노조는 2013년부터 경찰조직의 효율적인 인력 운영 방안에 대한 연구 용역사업을 진행하며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

경찰조직 내 소수, 3.3% 일반직 공무원

경찰청 내 일반직 공무원의 비중은?

경찰청 일반직 전체 공무원 수는 약 4,000명이다. 지난해 기준 제복을 입는 경찰(특정직경찰공무원)의 3.3% 비율이었다. 6급 이하의 공무원이라면 특정직 또는 인사업무와 같이 법에서 정한 일정 업무를 맡은 경우를 제외하고 노조에 가입할 수 있는데, 현재 경찰청 내 노조 활동이 가능한 일반직 공무원의 70%가 경찰청공무원노조에 가입해 있다.

경찰청에서 일반직 공무원들은 어떤 일을 하나?

대다수가 일반 행정 직렬이다. 본청과 지방청에서 행정 실무를 하며 경찰들의 업무를 지원한다. 이외 과학수사부서에서 수집된 지문을 분류해 전산화하고, 경찰청 콜센터에서 상담도 한다.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공업·시설직, 검시관들도 일반직 공무원들이다.

일반직 공무원들이 노조를 만든 계기는?

경찰과 같은 공무원임에도 본인의 업무를 받지 못했다. 업무에는 항상 보조라는 말이 붙었다. 기안을 작성해도 경찰관 이름으로 보고됐다. 우리 스스로의 업무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 출발점이었다. 또 경찰조직에서 소수인 일반직 공무원이 겪는 불합리한 차별들을 해소하자는 움직임들이 시발점이 됐다.

2003년 서울청에 경찰청 일반직 공무원들의 모임인 한울타리회가 창립됐다. 2004년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했고, 법률이 시행된 2006년 경찰청공무원노조가 조직됐다. 지금 이연월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한울타리회를 이끌었고 경찰청공무원노조 1기~5기 위원장을 맡았었다.

위원장은 언제부터 노조활동을 하셨나?

이명박 정권에서 정부 관할의 책임운영기관을 민간으로 이양하려는 때가 있었다. 경찰청의 책임운영기관 중 운전면허시험관리단이 2011년 도로교통공단으로 이양되었다. 일반직 공무원으로 2004년 대구 운전면허시험장에서 일을 시작했는데, 이전까지는 노조가 있는 줄도 몰랐다. 공무원으로 경찰청에 남을 것인지, 공단으로 갈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서 신분이 불안해진 운전면허시험관리단 사람들 상당수가 노조에 가입했다. 그 시기 노조에 가입한 후 2012년 4기 노조 대의원을 시작으로 5기 대구지회 지회장, 6기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노조는 이명박 정부의 무조건적인 민영화 정책에 맞서 책임운영기관인 경찰병원의 민영화를 막고, 소속이 변경된 운전면허시험관리단 조합원들과 경찰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했다. 앞서 정부의 공무원연금 개악시도와 정년연장 정책 추진과정에서는 직접 나설 수 없는 경찰과 소방관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현장 중심 경찰? 일반직 증원 통한 재배치로!

노조를 결성할 수 없는 경찰이 다수인 공간에서 같은 조직 문화를 공유하고 있는데, 노조 활동의 어려움은 없나?

그렇지는 않다. 노조를 만들 당시 단협을 잘 맺었다. 노조 활동을 할 수 있게끔 보장이 잘 돼 있다. 운영위원회, 집행부 회의 등 노조의 회의체 활동에 대한 보장이 가장 크다. 한 달에 한 번씩 열리는 회의는 노조 활동의 가장 기본이기도 한데, 타임오프제를 보장 받지 못하는 공무원들에게는 참여가 쉽지만은 않다. 기관에서 용인해주지 않으면 매번 개인휴가를 소진하는 수밖에 없다. 전국에 조합원들이 있기 때문에 다른 부처에 비해 활동영역이 크다. 기관이 노조활동을 보장해줘도 전임을 하지 않고는 실제로 움직이는데 한계가 있다. 위원장으로서 당당하게 노조를 이끌기 위해서 휴직계를 내고 전임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현 정부는 민생치안 역량 강화를 국정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노조가 경찰청 일반직 공무원 증원과 경찰의 현장 재배치를 강조하는 이유는?

경찰의 민생 치안 역량을 지금보다 강화하기 위해서는 경찰인력이 어떻게 운영되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 먼저 살펴봐야 한다. 경찰들이 가장 힘들게 일하는 곳은 지구대, 파출소 등의 현장이다. 현장에서 근무하는 경찰관들은 제대로 쉬지 못하고 기계처럼 교대근무를 하며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현장 경찰들이 자부심, 사명감을 잃게 되면 경찰 조직은 무너진다고 본다. 이들의 근무 여건이 개선돼야 한다.

경찰인력을 현장으로 재배치해야한다. 전체 경찰 인력의 약 45%가 지구대 파출소에서 일하고 있는데, 이 비중을 55%까지 획기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 경찰 인력의 10%라면 약 1만 2천명 정도 된다. 전국의 지구대 파출소 수와 현장에서 경찰들이 2명씩 팀으로 교대근무하는 방식을 고려할 때, 이정도 인력이 충원돼야 현장 경찰들의 근무 환경이 나아질 수 있다.

이는 현재 굳이 경찰이 하지 않아도 되는 사무 업무를 일반직 공무원을 증원해 대체함으로써 가능하다. 경찰조직에서 일반직 공무원의 비중이 3.3%에 그치는 한국과 달리, 일본과 미국은 그 비중이 각각 11%, 30%에 달한다. 이는 직무에 따른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면뿐만 아니라, 일반직 공무원에 비해 제복 지급과 위험수당 등 경찰의 보수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예산을 절감한다는 측면에서도 우리에게 시사점을 준다. 경찰청과 노조는 5년 내 일반직 공무원 비중을 5% 정도로 늘려야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논의 중이지만,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를 거쳐 국회에서 최종적으로 어떻게 결정이 내려질지 두고 봐야 한다.

이와 함께 시민들을 위한다기보다는 정권을 위해 조직됐던 경비, 보안, 정보 분야 등의 경찰 조직을 과감하게 축소해 재배치하는 것도 필요하다.

현장 경찰 인력 증원과 강화는 매 정권마다 반복해 제시돼온 부분 아닌가?

관련 내용은 계속해서 나왔다. 실제로 인력이 증원되고 내부 재배치도 진행됐다. 그러나 정치공방으로 인력 충원은 줄었고, 유능한 현장 경찰을 차출해 가는 분위기는 여전하다. 시민들의 곁에서 가장 밀접하게 치안 활동을 하는 지구대, 파출소 현장의 위상이 높아져야한다.

조합원 이익만 대변해선 안 되는 공무원 노조

노조의 목표가 ‘국민에게 신뢰받는 공무원’이라고 말씀하신바 있다. 어떻게 가능한가?

경찰청 일반직 공무원들이 국민들에게 직접적으로 어떤 봉사를 할 수 있는 부분은 극히 적다. 그러나 경찰청에 있기 때문에 경찰관들이 제대로 할 수 있게끔 제대로 지원하는 역할은 할 수 있다. 국민들을 위해서 지구대, 파출소의 위상을 강화시키고, 그곳에서 일하는 경찰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목소리를 냄으로써 가능하다.

문재인 정부가 전국적으로 도입할 뜻을 밝힌 자치경찰제 어떻게 보시나?

자치경찰이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한다. 행정과 교육 분야에서 자치분권이 되고 있는데 치안은 빠져 있다.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현안 중심으로 경찰 치안활동을 해야 한다. 지금처럼 중앙의 일률적인 지시대로, 일방적인 지표평가에 따라 치안업무가 진행되는 것에 부작용이 있다. 이런 측면에서 자치경찰제는 존재해야 한다.

그런데 도입이 너무 급작스럽게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당장 올해 법을 개정하고 시범 실시를 한다는 입장인데, 충분한 논의가 진행되고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는지 의문이다. 지자체별로 인력과 예산 상황이 다르다. 이런 부분 고려하지 않고 우선 권력을 지자체에 주면 치안공백이 생길 우려가 있다. 전문가들 중심의 논의를 넘어 시민들이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

자치경찰제를 바라보는 국민들과 경찰의 입장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적인 관점과 내부 경찰의 시각을 고려해 어떤 방법이 좋을지 같이 고민해 나가겠다.

위원장으로서 노조의 큰 지향점을 강조했지만, 조합원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노조의 기본적인 역할도 간과할 수 없다. 현장 조합원들이 가장 바라는 바는 무엇인가?

사람은 당장 마실 물이 없으면, 다른 곳에 관심을 가질 수 없다. 노조가 국민의 공무원으로 거듭나기 위한 활동을 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은 현장 조합원이다. 조합원의 이익이 국민들의 이익에 우선될 순 없지만, 조합원들의 갈증을 해소하지 않고선 공무원노조의 사회적 역할도 담보할 수 없다.

조합원들은 인력 정체에 대해 불만이 크다. 정원이 묶여 있어 자연 퇴사에 따른 충원이 제대로 되지 않고, 승진적체도 문제다.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승진에 대한 열망이 있는데, 그 통로 자체가 꺾여있다. 경찰청 일반직 공무원의 다수는 기능직 공무원 10급으로 일을 시작했는데, 직종개편 과정에서 일반직으로 전환된 후 근속승진 외 어떤 승진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른 국가 일반직 공무원의 상위직급 비율과 비교하면 단번에 얼마나 낮은 수준인지 알 수 있다. 직급체계 모순은 큰 틀에서 경찰인력 재배치를 위한 일반직 공무원 증원과 함께 풀어나갈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

어떤 위원장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경찰청공무원노조는 과도기다. 오랫동안 노조를 이끌었던 이연월 전 위원장이 상급단체인 대한민국공무원총연맹 위원장으로 가면서, 10년 만에 새 위원장으로 선출돼 과도기적 흐름을 몸소 체험중이다. 위원장으로서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균형 있는 큰 그림을 그리면서 책임감과 의무를 다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조합원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국민들에게 공무원에 대한 인식의 기준점을 높인 위원장으로 기억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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