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중소상공인, 최저임금 인상 한목소리
노동자‧중소상공인, 최저임금 인상 한목소리
  • 김민경 기자
  • 승인 2018.07.11 07:49
  • 수정 2018.07.11 07:4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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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높은 임대료‧카드수수료, 재벌 독점 구조!”
10일 민주노총과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가 공동으로 "함께 살자"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법 전면재개정과 실질적인 중소상인 보호대책을 촉구했다. ⓒ 김민경 기자 mkkim@laborplus.co.kr
10일 민주노총과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가 공동으로 "함께 살자"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법 전면재개정과 실질적인 중소상인 보호대책을 촉구했다. ⓒ 김민경 기자 mkkim@laborplus.co.kr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우려와 속도조절론이 끊이지 않고 제기되는 가운데, 가장 큰 부담을 떠안을 것으로 지목돼온 중소상공인이 노동자들과 함께 제대로 된 최저임금 인상을 지지하며 연대하겠다는 뜻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10일 민주노총과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가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문제는 최저임금 인상이 아니라 높은 임대료와 카드수수료, 재벌들의 시장 독점에 따른 시장 파괴”라고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이날 이들은 “정부의 친재벌·대기업 중심의 ‘혁신성장’ 정책에 반대하며, 정부가 노동자와 중소상인 함께 살 수 있는 정책을 이행할 것을 요구한다”며 “저임금노동자 임금을 삭감하는 개악된 최저임금법을 전면 재개정하고, 최저임금 1만 원 공약을 조기 실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재벌의 복합쇼핑몰과 유통업체 등의 전면 중단 및 영업 규제 실시 ▲카드수수료인하 ▲임차상인 보호 ▲프랜차이즈 가맹계약과 대리점계약에서의 단체교섭권 보장 ▲일자리 지원제도 확대 ▲하도급계약상 최저임금 보장제도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특히 인태연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대표는 “한국의 중소상인자영업자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노동자들의 어려움이 극복돼야 함께 잘 살 수 있다”며 “그동안 이 같은 원칙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찬성해온 우리들의 입장은 반영되지 않은 채 최저임금 인상 갈등 속에서 걸림돌로 묘사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상인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힘든 것이 아니라 이미 처해 있는 현실 때문에 힘든 것”이라며 “시장독점으로 인한 재벌들의 시장 파괴, 대기업과 거래 관계에 있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대한 수탈 체계, 대기업과 2~3배 차이나는 중소상인자영업자들의 카드 수수료, 높은 임대료 등의 근본 문제가 있다. 근본적인 문제들은 제대로 보지 않고, 중소상인자영업자들을 핑계로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리지 않겠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중소상인자영업자들의 문제의 심각성을 말하면서 6.13 지방선거 이후 실제로는 대기업 수장들과의 회동을 이어가고 있는 행보에 대해 비판했다. 이런 자리를 통해 김 경제부총리는 현 문제상황을 심화시킬 재벌들의 규제 완화 등에 대한 요구만 받을 뿐, 중소상인자영업자들이 겪고 있는 현장의 어려움은 보려고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자체가 아니라 중소상공인들의 처한 상황 전반을 봐야한다”며 “중소상인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을 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정부와 사회가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도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 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최저임금 1만원을 실현하기 위해서 중소상인자영업자들과 함께 경제민주화를 위한 제도와 법안을 연대 투쟁을 통해 만들어가겠다고 표명한 바 있다”며 “최저임금 개악을 파기하고 제대로 된 임금 인상을 얻어내려는 과정에서 연대가 더뎌진 측면이 있는데, 올 한해 ‘함께 살기 위한’ 최저임금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기자회견 직후 인태연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대표와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노동자와 중소상인자영업자를 의미하는 양 날개가 그려진 현수막 앞에 나란히 서서 사진을 찍으며, 향후 지속적으로 연대 사업을 진행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인태연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대표(왼쪽)와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오른쪽)이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 김민경 기자 mkkim@laborplus.co.kr
인태연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대표(왼쪽)와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오른쪽)이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 김민경 기자 mkkim@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