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대란’ 둘러싼 택배사 노조 간 갈등 고조
‘택배대란’ 둘러싼 택배사 노조 간 갈등 고조
  • 강은영 기자
  • 승인 2018.07.18 18:21
  • 수정 2018.07.18 18: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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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연대노조, CJ대한통운 앞에서 결의대회 진행
택배연대노조는 CJ대한통운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문제해결을 위해 직접 나서라고 손피켓을 들고 있다. ⓒ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택배연대노조는 CJ대한통운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문제해결을 위해 직접 나서라고 손피켓을 들고 있다. ⓒ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이하 택배연대노조)은 영남권에서 일어난 ‘물량빼돌리기’ 문제 해결을 위해 며칠간 대리점협의회와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협상이 결렬되면서 노조는 원청인 CJ대한통운 앞에 모여 문제해결을 촉구했다.

택배연대노조는 18일 오후 CJ대한통운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협상 결렬에 책임을 물으며 문제 해결을 위해 박근태 사장이 나와 직접 책임지라고 촉구했다. 이번 결의대회에는 ‘물량빼돌리기’ 당사자인 영남권 조합원들과 비롯해 수도권, 광주지역 조합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모든 문제는 CJ대한통운, 원청이 책임져라!

영남권 택배연대노조 조합원 230여 명은 3주째 ‘물량빼돌리기’가 진행되고 있어 택배업무를 정상적으로 진행하지 못 하고 있어 생계의 위협을 느낀다고 하소연했다. 이들은 자신에게 배당되는 물건을 찾기 위해 지역 곳곳을 뛰어다녀야 했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대리점협회와 교섭을 가지며 큰 테두리에서 정상적 합의를 보고 세부적인 교율만 남은 상태에서 원청의 개입으로 인해 합의가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 복귀 후 논의’를 요구했다며 협상이 결렬된 상황을 설명했다.

김태완 택배연대노조 위원장은 “협상이 결렬된 것은 택배노동자들을 사람으로 보지 않고 노동자로 보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난 것 아닌가”라며 “노동조합의 합법적이고 정당한 쟁의 행위를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깨드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의 근본적 요구는 공짜노동 분류작업 개선”이라며 “사측에서는 휠소터를 설치해 노동시간을 줄인다고 하는데 오히려 분류시간이 장시간 늘어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물량빼돌리기’는 공격적인 직장폐쇄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영남권 택배문제 해결을 위해 택배연대노조와 대리점연합회는 여러 차례 대화를 진행했지만, 지난 17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교섭이 결렬됐다.

또한, 다른 조합원들은 더불어민주당 당사와 국회 환노위 위원을 찾아가 택배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리점 피해도 만만치 않아

대리점연합회 측은 “노조 측에서 피해자임을 내세우고 있지만, 대리점에서도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며 대리점 점주들 어려움을 토로했다.

노조가 주장한 6월 30일 단기 파업에 대해 “영남권에서는 6월 25일 창원지역 파업을 시작으로 28일 경주, 울산 등으로 동조파업이 이어졌다”며 “분류작업을 통한 정상배송을 재개할 건지에 대해 의사를 물었으나 노조가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물량빼돌리기’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노조가 파업을 하고 작업을 못 하게 방해를 해 원청에서 직접 배송을 하겠다며 기존 인원의 3배 인력을 투입했다”며 “업체와 고객에게 물건을 정상적으로 배송하기 위해 조합원과 비조합원을 분류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교섭 결렬에 대해서는 “정상적인 업무 복귀에는 원만하게 합의해 동의를 했다”며 “그러나, 각 대리점주를 상대로 요구하는 부분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워 ‘선 복귀 후 대화’를 요구했고 노조가 받아들이지 않아 교섭이 결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조가 주장하는 분류작업 개선에 대해 “이미 2017년에 관련 판결이 나온 바 있고 CJ와 합병으로 인해 늘어난 물량으로 인해 생긴 노동량 증가에 대해서는 각 대리점과 기사들이 협의를 통해 각각 비용을 지불해 분류 도우미를 사용하고 있다”며 “최근 원청에서 분류자동화기계인 휠소터를 설치하고 있고 연말까지 거의 모든 사업장에 설치 목표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휠소터를 통해 분류시간이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원청인 CJ대한통운은 직계약관계의 택배기사들과 면담을 요청했기에 협의자리를 가졌다고 밝혔고, 추가로 노조와 자리를 가진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리점과 기사가 계약을 맺기 때문에 원청은 제3자 입장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