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이 本이다!
노동이 本이다!
  • 박송호 기자
  • 승인 2018.07.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참여와 협치, 그리고 혁신으로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루자

 

발행인 편지

저는 강의를 다닐 때 “Made in GERMANY의 로고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라는 질문을 하곤 합니다. 대부분 최고, 품질, 신뢰라는 답을 합니다. 하지만 1850년 경, 영국에서 이 단어는 영국제가 아닌 품질이 형편없는 값싼 제품, 요즘말로 짝퉁을 의미했다고 합니다. 1900년을 넘어가면서 독일은 신흥강국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그리고 지금은 세계 제조업 혁신을 선도하며 히든챔피언이 1,500여 개에 이르는 강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요즘 ‘Made in CHINA’를 짝퉁이라고 폄훼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렇게 변하게 된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 정부와 기업가 그리고 노동자의 노력이 가장 컸을 것입니다.

한국 경제의 엄청난 성과는 정부와 기업의 비용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는 평가입니다. 이 과정에서 ‘장시간 노동, 특혜시비, 빨리 빨리, 시키는 대로, 적당히’라는 부정적인 부산물도 생겼습니다. 국민 대중과 노동은 소외되고 근면하기만을 바라는 대상이 되었습니다. 정부의 전략적 선택은 ‘기업의 성장이 줄과 운에 의한 것’으로 비쳐지게 되고, 정당한 성과마저도 폄훼하면서 ‘나의 실패는 운이 없어서’라는 억울한(?) 문화 또한 생긴 듯합니다. 하지만 한국은 경제 성장과 민주화를 이룬 경이적인 나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저성장의 늪에 빠지면서 은행 이자 낼 정도의 수익률도 내지 못하는 기업이 대다수가 되고 있다는 걱정이 나옵니다. 창조적인 기업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속도는 더딥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국민의 안전마저 지키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나라를 구한 건 국민의 참여였습니다. 개명한 소수가 이끌고 다수가 열심히만 따르는 시대가 한계에 달한 것입니다. 지금의 한계는 참여와 협치를 통해 극복될 수 있습니다. 참여는 혁신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우리 사회는 참여가 얼마나 큰 결과를 만드는지 신고리 5, 6호기의 국민숙의단 논의에서 확인한 바 있습니다. 신고리 5, 6호기를 둘러싼 국민숙의단의 결론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전문가들이 내릴 법한 훌륭한 결론을 내렸다고 극찬했습니다.

국민숙의단은 일반 국민들의 참여 속에서 구성됐습니다. 그들은 원전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어떻게 전문가 수준의 결론을 내렸을까요? 첫째 다양하고 정확한 정보의 제공, 둘째 주제에 집중하는 토론이 될 수 있도록 관리해준 사회자의 역할, 마지막으로 자신들의 참여와 노력이 대한민국의 원전 정책을 결정한다는 소명의식이었다고 봅니다. 우리는 이것을 거울삼아 우리 안에 숨어 있는 서로에 대한 불신, 냉소를 걷어내고 창조적인 소명의식을 일깨워야 합니다. 그 출발은 참여이며 협치입니다.

참여는 존중입니다. 참여는 열정과 소명의식을 일깨울 것입니다. 그리하여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높일 것입니다. 또한 참여로 만들어진 자긍심과 자존감은 창의적이고 책임감 있는 사회를 만들 것입니다. 하지만 참여와 협치라는 말이 ‘신빙성’의 포장을 위한 시도이거나 이벤트일 때도 있습니다. 선택받은 몇 사람이 나라다운 나라를 사심 없이 만든다는 도덕적 우위를 자랑하기 위한 선민의식에서 출발할 수도 있습니다. 사회적 약자를 돕는다는 명분만 그럴듯한 온정주의에 빠지기도 할 것입니다. 그럴 때 그 확신은 독선의 늪에 빠지게 됩니다.

최저임금 인상과 산입범위 확대, 주 52시간 노동시간 단축 등 노동이슈들을 두고 기업이든 노동계든 난리입니다. 기업의 CEO는 매출은 줄어드는데 높아진 비용 때문에 사람과 근무시간을 함께 줄여야 한다며 고통을 호소합니다. 노동계는 갓 출발한 제도의 취지를 근본부터 흔드는 것이라며 반발합니다. 하지만 한 목소리도 나옵니다. 일방적으로 몰아가면 안 된다고 말합니다. 더 만나고 더 들어야 합니다. 소통은 상대가 나에게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상대에게 맞추는 것입니다.

<참여와혁신>은 2018년 1월호부터 참여와 협치를 주제로 고민을 담아왔습니다. 참여가 나라다운 나라와 나의 일터를 바꾸는 혁신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면서 말입니다. 또한 광주형일자리의 의미와 현재를 꾸준히 탐색하였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한 참여와 그 이후를 고민하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참여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하기에 기업의 교육훈련과 노동교육을 살펴보고자 했습니다. 또한 이번 7월호는 일터에서 ‘참여’와 ‘혁신’을 담아보고자 했습니다. 노동조합 위원장이 자랑하는 회사를 <참여와혁신> 기자들이 찾아갔습니다.

<참여와혁신> 14주년! 끊임없이 현장의 상황을 말씀해주시는 노동자, 기업인, 노사관계자들의 도움이 <참여와혁신>의 힘입니다. 또한 열악한 노동언론의 현실에도 묵묵히 행복한 일터의 동반자가 되고자 노력하는 <참여와혁신> 구성원들의 열정과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럼에도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은 발행인인 저의 책임입니다. 더 노력하겠습니다.

참여가 내 삶으로 이어지고, 생각하는 노동으로 꽃을 피우는 대한민국을 기대합니다. 그래서, 그렇게 하기 위해 말합니다.

“노동이 本이다!”

참여와혁신 발행인 박송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