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법외노조 원천무효”…퇴직 교사 동조 삭발 투쟁
“전교조 법외노조 원천무효”…퇴직 교사 동조 삭발 투쟁
  • 김민경 기자
  • 승인 2018.07.26 09:11
  • 수정 2018.07.25 2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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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시민과 함께하는 수요촛불 집회서

전교조 농성 38일, 위원장 단식 10일 째

25일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를 촉구하며 열린 수요촛불 집회에서 삭발에 나선 퇴직 교사들과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하는 (맨 앞 줄) 전교조 간부들의 모습 ⓒ 김민경 기자 mkkim@laborplus.co.kr
25일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를 촉구하며 열린 수요촛불 집회에서 삭발에 나선 퇴직 교사들과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하는 (맨 앞 줄) 전교조 간부들의 모습 ⓒ 김민경 기자 mkkim@laborplus.co.kr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를 위한 투쟁이 한 달을 넘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퇴직 교사 10명이 뜻을 함께하며 삭발에 나섰다.

25일 오후 6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옆 계단에서 시민들과 함께하는 전교조 수요촛불 집회가 열렸다. 노동계와 시민들 150여 명이 모인 이날 행사에서 전국참교육동지회 퇴직교사들은 삭발을 자청했다.

66세부터 85세에 이르는 나이 지긋한 선배들의 머리카락이 땅에 떨어지자 전교조 조합원들은 침통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곳곳에서 울음 소리가 새어나왔다.

단식 투쟁 10일째 접어든 조창익 전교조 위장은 “죄송하다. 이렇게 밖에 저희들이 싸울 수밖에 없어서 정말 죄송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그러나 조 위원장은 “전교조의 지난 활동이 정당했다는 것을 안다”며 “1986년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고 하며 죽어간 아이들이, 현장실습을 나가서 죽어간 아이들이, 팽목항 맹골수도에서 죽어간 아이들이 아직도 우리 가슴 속에 숨 쉬고 있다. 여전히 암흑인 세상에서 전교조는 교육 개혁을 추동하는 파트너로서 참교육을 위해 끝까지 걸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연대발언에 나선 김경자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법외노조 통보를 하기 전엔 전교조는 어떻게 합법노조일 수 있었나, 전교조 법외노조 결정이 정말 정당했다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왜 청와대와 거래하기 위해 전교조 판결을 검토했는지 묻고싶다”며 청와대를 향해 전교조와 TV 생방송에 출연해 법외노조 취소를 할 수 없다는 근거가 무엇인지 속시원하게 토론이라도 하라고 요구했다.

지난 21일 사측과 교섭에서 복직에 합의한 민주노총 KTX승무지부 차미선 조합원은 “12년 만에 나온 복직결과가 장기투쟁 사업장의 노동자들에게 희망의 씨앗이 되길 바란다”며 “사법거래 의혹의 책임자들이 처벌받고 피해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투쟁은 끝나지 않는다. 전교조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복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조합원도 “KTX지부가 첫 단추를 잘 꿰었듯이 전교조와 콜트콜택, 쌍용차 노동자들에게도 좋은 결과가 이어지길 바란다”며 “끝까지 투쟁해서 사회를 바로잡자”고 전했다.

한편 박근혜 정부 시절 고용노동부로부터 법외노조 통보를 받은 전교조는 이를 교사들을 통제하기 위한 국정‧사법 농단의 결과물로보고, 지난달 18일 거리 투쟁을 시작했다. 같은달 20일 청와대 대변인이 고용노동부 장관의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를 검토하겠다는 의향을 표명 하루 만에 뒤집으면서 정부와 전교조의 갈등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