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무기한 단식농성 돌입
전교조, 무기한 단식농성 돌입
  • 한종환
  • 승인 2018.08.13 21:13
  • 수정 2018.08.13 2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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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장 단식 27일만에 입원하자 수석부위원장-시도지부장 단식 이어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13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한다고 선포하고 있다. ⓒ 한종환 기자 jhhan@laborplus.co.kr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13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한다고 선포하고 있다. ⓒ 한종환 기자 jhhan@laborplus.co.kr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은 13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법외노조 취소와 노동삼권 쟁취, 교육혁명을 목표로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11일 조창익 위원장이 같은 이유로 27일째 단식투쟁을 하던 중 건강 악화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자 긴급 논의를 해서 내린 결론이다.

조창익 위원장은 건강 악화로 결국 단식 중단을 선언했지만, 이어서 박옥주 부위원장을 비롯해 전국 17개 시도지부장들이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한다. 이들은 조 위원장의 폭염 속 단식 농성에도 정부에서는 반응이 없었다고 말했다. 여우비가 살짝 내리는 와중에 모두의 어조는 단호하고 명료했다.

 

"법외노조 취소는 너무나 상식적"

박옥주 수석부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노동 적폐 청산을 위해 만들었던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에서도 전교조 법외노조를 직권취소 하라고 권고했다. 거기다 양승태 사법 농단 법원 조사에서는 법원 행정처에서 노동부가 작성해야 하는 재항고이유서에 직접 손을 댔다는 증거까지 나왔다"며 법외노조 직권취소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국제노동기구(ILO) 등 국제사회의 권고,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의 권고는 한결같다. 그에 반해 정부는 '관련 법령의 개정'과 '대법원 판결' 등을 이유로 책임을 입법부와 사법부에 넘기고 있다. 전교조의 요구는 법외노조를 직권취소하라는 것이다. 전교조는 정부의 행위를 '상식 밖'의 행위로 이해한다.

박 수석부위원장은 이런 정부의 태도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말했다. "법외노조 취소는 너무나 상식적입니다. 특별한 요구가 아닙니다."

덧붙여 법외노조 취소뿐만이 아니라 노동삼권이 보장 될 때까지, 그리고 학교가 경쟁이 아니라 협력과 소통의 공간이 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쟁 발언에 나선 김영섭 전교조 강원지부장은 교육현장은 많은 적폐로 둘러싸여 있다며 교원평가나 성과급, 입시제도의 문제 등이 그러한 적폐들이며 교육 혁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러한 교육 혁신의 출발점이 바로 전교조 법외노조의 취소라고 강조했다.

 

촛불을 들었던 지난 겨울, 우리가 원했던 정부는

전교조가 법외노조 유지는 박근혜 정부와 다를 것이 없다며 청와대의 빠른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 한종환 기자 jhhan@laborplus.co.kr
전교조가 법외노조 유지는 박근혜 정부와 다를 것이 없다며 청와대의 빠른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 한종환 기자 jhhan@laborplus.co.kr

마지막으로 투쟁 발언에 나선 김현진 전교조 전남지부장은 가족들이 왜 하필 단식농성을 하냐며 만류함에도 강행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우린 정부처럼 권력도 없고 돈도 없습니다." 

김 전남지부장은 정부에 대한 실망감을 또한 드러냈다. 김 지부장은 5.18 유가족의 눈물을 닦아주는 모습을 보고 전교조의 눈물도 닦아줄 것으로 생각했지만 정작 전교조의 눈물은 닦아주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특히 "단식을 마무리하며 눈물을 쏟았던 조창익 위원장을 보며 우린 이런 정부를 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지부장은 마지막 발언에서 "이 투쟁의 승리는 고스란히 다시 우리 아이들에게로, 우리 선생님들에게로, 갑갑하게 막혀있는 대한민국의 교육 혁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를 맡은 김용섭 사무처장은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며 "많은 동지가 자발적 동조 단식에 참여하겠다는 의견을 밝혀왔다"고 말했다. 김 사무처장은 "한 명으로 안 되면 18명이, 수백 명이, 수천 명이 함께 하게 되어서  반드시 우리는 승리할 수밖에 없다는 걸 다시 밝힌다"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박 수석부위원장을 비롯한 17명의 전국 시도지부장들은 단식농성을 위해 자리를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