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그만 쓰개' 공동행동 돌입
'비정규직 그만 쓰개' 공동행동 돌입
  • 강은영 기자
  • 승인 2018.11.12 16:09
  • 수정 2018.11.12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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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대표 100인 4박 5일 공동행동 선포
ⓒ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저는 이대로 살라고 하면 못살겠습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업무와 이름이 적힌 피켓을 손에든 비정규직 노동자 100여 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공장에서 자동차를 만들고, 학교에서 청소 업무를 하거나 한국가스공사에서 시설관리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12일 오후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비정규직 그만 쓰개’ 공동행동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만들겠다고 선언한지 1년 6개월이 지났지만, 비정규직들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직접 대화하고 싶다는 것이다.

윤택근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준비가 부족하다며 1년을 기다려달라고 했지만 지금 노동자들은 눈물을 흘리고 있다”며 “이제는 더 이상 기다리지 않겠다”고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민주노총도 직접 행동에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정규직의 설움을 토해내는 발언도 이어졌다.

제유곤 LG유플러스 간접고용 노동자는 “작업복에 LG유플러스 마크를 달고 고객을 만나 인터넷을 설치·수리 하지만, 우리는 하청업체 소속”이라며 “매년 원청이 60여 개의 하청업체를 순위 매겨 하위 30%는 계약을 해제해 비정규직들은 매년 잘리고 입사 원서를 다시 써야 한다. 회사 소속이 바뀌면서 근속과 연차가 제로가 된다”고 토로하며 상시·지속업무를 하는 노동자들을 원청이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환 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는 “제조업의 경우 같은 공간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절반의 임금을 받는 등 차별을 받고 있다”며 “한국지엠은 법인분리하고 구조조정하면서 제일 먼저 비정규직을 공장 밖으로 내쫓고 있다. 비정규직을 해고시키면서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만들고 있다”고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의 행동을 촉구했다.

이주용 한국잡월드 강사는 “상시·지속적 업무, 생명안전 업무는 반드시 해당 기관에서 직접 고용하라는 얘기를 들으며 차별 없이 근무할 수 있겠다는 기대를 했지만 그 과정은 공정하지 않았고 상식 또한 통하지 않았다”며 “회사는 직접 고용이 아닌 자회사를 통해 고용하려 하고 있다. 자회사에 원서를 내지 않은 비정규직 강사들은 곧 해고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대통령과 비정규직 노동자 직접 대화 ▲불법파견 정규직 전환, 불법파견 사용자 처벌 ▲공공부문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 이행 ▲파견법, 기간제법 폐기하고 노조법 2조 개정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청와대로 행진해 대통령과 면담을 요구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또한, 4박 5일간 청와대를 비롯해 법원과 대검찰청, 국회 앞에서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