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대화경찰관을 모르신다면
아직 대화경찰관을 모르신다면
  • 김란영 기자
  • 승인 2018.12.14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10월 5일부터 전국 시행
집회 참가자·시민들과 ‘소통’하는 경찰관들

[리포트] 대화경찰관제도

집회 현장에서 경찰과 기자는 보통 ‘내외’한다. 그런데 지난달부터 기자에게 ‘혹 춥지 않냐’며 다정하게 말을 거는 수상한(?) 경찰관들이 생겼다. 이름하여 ‘대화경찰관’. 명칭 그대로 집회에 참석한 이들과 대화를 나누는 경찰관들이다. 이 대화경찰관 제도는 올해 10월 5일부터 전국에서 시행되고 있다. 아직 대화경찰관이 낯선 독자들을 위해 대화경찰관 제도를 알아봤다.

지난달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한 조합원들이 대화경찰관으로부터 대화경찰관제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지난달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한 조합원들이 대화경찰관으로부터 대화경찰관제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대화’하는 경찰?

경찰청은 지난 10월 5일 집회 현장에 대화경찰관을 배치해 일반 시민은 물론 집회 참가자들과 적극적으로 ‘대화’하겠다고 선언했다. 대화경찰관제도로 집회 참가자들을 ‘감시’하고 ‘억압’하는 대신 참가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경찰로 거듭나겠다는 취지에서다.

경찰청은 스웨덴의 ‘대화경찰’을 모티브로 하여 한국형 대화경찰관제도를 도입해 경찰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대화경찰관, 어떤 일 하나

대화경찰관이 하는 일은 종합적이다. 대화 상대인 집회 참가자들과 일반 시민들이 요구하는 사항과 필요한 도움들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지난달 17일 국회 앞에서 열린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만난 영등포 경찰서 대화경찰관 A 씨는 “집회 주최자들과 소통하는 경찰관들은 따로 있다”며 “일반 참석자들은 집회에 대해 주최자들만큼 잘 모르고 있기 때문에 그와 관련해서 도움을 주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까운 화장실을 안내하기도 하고 신고 된 집회 인원보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 한계 차로를 더 늘려야 할 것 같으면 현장에서 지휘관과 조율해 탄력적으로 조치한다”고 말했다. 또 “지나가던 시민들이 ‘무슨 시위가 열리냐’고 물으면 집회에 관해 설명을 해주기도 하고 ‘저것들 때문에 나라가 망한다’는 등 성향이 다른 시민들이 집회에 대해 불만을 터뜨릴 때 중재자로 나서서 참가자들과의 불필요한 마찰을 사전에 방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A씨는 “예전 같았으면 시민들이 전화로 민원을 넣었을 문제가 현장에서 해결되고 있다”며 “노점 상인들이 술을 팔 때 안전에 대비해 술을 팔지 말아달라고 협조를 구하는 것도 대화경찰관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총파업에 배치된 대화경찰관들 모습.
지난달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총파업에 배치된 대화경찰관들 모습.

 

∨대화경찰관, 눈에 확 띄네.

여러 경찰관 중에 누가 대화경찰관인지는 단 번에 알 수 있다. 대화경찰관들이 ‘대화경찰’이라고 큼지막하게 적혀 있는 명찰을 목에 걸고 있거나 형광색 조끼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회 참가자들과 일반 시민들은 대화경찰관제도 도입으로 이전보다 더 편한 마음으로 경찰관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요청할 수 있게 됐다.

∨누가, 어떻게 대화경찰관이 되나

대화경찰관의 인원과 담당자는 집회마다 달라진다. 경찰청 관계자는 “보수 단체 집회가 있고 농민들이 여는 집회가 있다. 집회마다 성격이 달라 일률적으로 정하기 어렵다”며 “일단 집회 신고가 들어오면 관할 구역 경찰서 정보과와 경비과가 사전 회의를 한다. 그때 집회 성격과 불법 소지가 있는지 등 집회에 대해 파악을 하고 그에 걸맞은 대화경찰관 인원과 담당자를 정한닥”고 설명했다. 그는 “일례로 여성들이 참석하는 ‘불편한 용기’ 시위 때는 여성경찰관을 주로 대화경찰관으로 배치했다. 아무래도 남성 경찰관보다는 같은 여성인 여성 경찰관들에게 지나가는 남성들이 사진을 찍어서 불편하다는, 제지해달라는 등의 도움들을 믿고 구하는 편”이라고 부연했다.

지난달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 배치된 대화경찰관 모습.
지난달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 배치된 대화경찰관 모습.

∨주최 측이 원하지 않으면 배치 안 해

모든 집회에 대화경찰관이 배치되는 것은 아니다. 경찰이 집회 신고를 받을 때 주최 측에 대화경찰관제도를 설명한 뒤 배치 의사를 묻는데, 이때 주최 측에서 원하지 않는 경우엔 배치하지 않기도 한다.

경찰관 A씨는 “대부분 수용하는 편이지만 간혹 경찰에 대해 반정서가 깔려 있는 분들은 ‘경찰 같은 건 필요 없다’며 거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경찰 측, 아직은 생소하지만, 차차 자리 잡길 바라

현장에서 만난 대화경찰관들은 대체로 대화경찰관 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대화경찰관 B씨는 “경찰관들은 집회가 법 테두리 내에서 안전하게 마무리되길 바란다. 그런데 서로 대화가 안 돼서 단절되면 경찰은 더 많은 공권력을 투입해서 대응하는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양측 에게 생소한 제도이지만 앞으로 자리를 잡으면 대화로 해결 되는 게 많아지니 불필요한 경찰력을 줄이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대화경찰관제도를 통해 경찰이 딱딱한 이미지에서 조정하고 안내해주는 이미지로 탈바꿈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도 “처음보다는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지고 있다”며 “어려움이 있더라도 계속 확대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김현민 2018-12-19 11:36:25
과격해 질수도 있고 입장차이가 많이 나는 집회에 대화를 통하여 평화적 시위를 이끄는 제도가 좋아 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