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으로는 안 된다"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으로는 안 된다"
  • 박재민 기자
  • 승인 2019.0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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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업·비정규직 노동자들 기자회견
"정규직 전환과 인력 충원이 근본적 대안"
공공운수노조 소속 공공기관 노동자들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공공기관 인력 확충이 안전사고 예방의 근본적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 박재민 기자 jmpark@laborplus.co.kr
공공운수노조 소속 공공기관 노동자들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공공기관 인력 확충이 안전사고 예방의 근본적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 박재민 기자 jmpark@laborplus.co.kr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 씨가 세상을 떠난 지 한 달여가 된 9일 공공기관의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광화문 중앙광장에 마련된 고인 분향소 앞에서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위험의 외주화’ 해결을 위해 공공기관이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인력을 충원할 것을 요구했다.

먼저 기자회견을 진행한 공공운수노동조합 소속 공공기관 노동자들은 “공공기관 안전 대책과 관련해 정부와 노조 간 교섭이 필요하다”면서 “노동자와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안전조사를 우선 실시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를 요구하는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은 “고인이 목숨을 잃은 지 한 달이 되는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대화 요구에 답변이 없다”면서 “내일 있을 신년기자회견에서는 문 대통령이 반응해줄 것”을 요구했다.

연이어진 공공기관 안전 관련 사고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공공기관 효율화라는 목적 아래 진행돼 온 민영화로 노동자는 정작 본인 안전도 지키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공공기관이 안전 관리 비용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위원장의 안전 관리 비용 증액 주장과 관련해 이번 태안화력발전소 사고는 참고할 만한 사례다. 고인을 고용했던 한국발전기술이 원청업체인 한국서부발전에 제출한 용역비 산출 내역을 살펴보면 전체 비용에서 안전관리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1.5%에 불과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전문발전소 운영·정비 업체 육성이라는 취지로 도입된 정부의 민간발전정비시장 논리가 발전소 하청업체 인력 안전을 위협하는 근거로 작동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강철 전국철도노조 위원장은 “안전사고 발생 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승무원이 안전업무에서 배제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은 철도 업무를 조각조각 찢은 민영화 논리와 연관된다”면서 “강릉KTX 탈선 사고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정부가 소극적”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철도공사 자회사인 코레일관광개발 소속 승무원을 불법 파견 가능성 때문에 안전 업무에서 제외한 결정이 최근 연이어 터진 철도 관련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를 요구하는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도 공공운수노조 기자회견 후 별도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태안화력발전소 사고 이후 제대로 된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이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 박재민 기자 jmpark@laborplus.co.kr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를 요구하는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도 공공운수노조 기자회견 후 별도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태안화력발전소 사고 이후 제대로 된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이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 박재민 기자 jmpark@laborplus.co.kr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은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도금이나 수은·납·카드뮴 사용 작업에 대한 사내도급만 원천 금지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고인이 일했던 발전소 설비운전 업무는 여전히 도급 계약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인력이나 설비 운용 방식을 결정하는 데 있어 원청업체의 책임이 확대되지 않아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에 대해 신대원 한국발전기술지부장은 “국민 생명을 보호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 “한국발전기술지부 조합원들이 태안화력발전소에 진입하려고 하자 노동부가 막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건이 발생하고 한 달이 됐지만 책임자 처벌과 진상 규명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 이름으로 문 대통령에게 태안화력발전소 책임자 처벌과 재발장지 대책 마련, 기간제법과 파견법 삭제, 현존하는 각 사업장 불법파견 문제 해결, 특수고용자 및 기간제교사의 노동3권 보장, 대표단과의 대화 등 5가지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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