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다 죽지 않는 나라 만들어달라"
"일하다 죽지 않는 나라 만들어달라"
  • 박재민 기자
  • 승인 2019.01.18 16:45
  • 수정 2019.01.18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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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100인 대표단
구의역에서 전태일다리 거쳐 광화문광장까지 행진
ⓒ 박재민 기자 jmpark@labor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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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대화를 요구하는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이 18일 구의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 씨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통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정부에 요구했다.

이들은 또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2조를 개정해 원청업체의 안전사고 책임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현행 노조법 제2조는 고용과 사용 개념을 분리해놓아 원청업체가 하청업체 노동자의 안전사고 발생 시 책임을 면할 수 있는 법적 근거로 작동한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이 열린 구의역은 서울교통공사 외주업체 직원 김모 씨가 2016년 5월 28일 지하철 2호선 내선순환 승강장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열차에 치여 사망한 장소다.

임선재 서울교통공사노조 PDS지회장은 “3년 전 구의역에서 김 군이 세상을 떠났을 때 정부가 위험 업무 외주화를 중단하겠다고 했지만 김용균이라는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가 위험의 외주화로 다시 목숨을 잃었다”면서 “3년 전 김 군 어머니처럼 지금 고 김용균 씨 어머니가 길거리에 서있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윤아 특성화고졸업생노조 위원장은 “구의역 김 군처럼 나 역시 특성화고를 졸업하자마자 사회에 뛰어들었다”면서 “6개월 단기 계약직 일자리를 옮겨다니면서 몸과 마음이 망가졌다”고 말했다. 그는 “비정규직이라고 값싼 인력도 도구도 아니다”라면서 “인간답게 일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기자회견 후 이들은 구의역에서 출발해 전태일다리를 거쳐 고 김용균 씨 분향소가 마련된 광화문광장까지 행진했다. 진환 한국GM 창원 비정규직지회 사무장은 “청년 노동자 전태일이 세상을 떠난 지 50년이 지났는데 바뀐게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비정규직 노동자의 목소리가 속히 문재인 대통령에게 가닿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