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문]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신년 심층 인터뷰
[인터뷰 전문]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신년 심층 인터뷰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9.01.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명환 위원장, “소득주도 성장을 위한 소득 정책 내놔야”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은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표현으로 2018년 민주노총을 정리했다. 최저임금, 노동시간 단축, 사회적 대화뿐만 아니라 인권, 교육, 안전 등 우리 사회 다양한 의제들이 민주노총 안에서 만들어졌고 민주노총의 2018년을 가득 채웠다.

2018년 민주노총을 가득 채운 의제들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기에, 2019년도 민주노총의 다사다난이 예고된다. 지난 1월 14일, 임기 2년 차에 들어가는 김명환 위원장을 만나 올해 한국사회에서 민주노총이 가져갈 의제들을 들어보았다.

민주노총, 그리고 2019년 한국 사회

- 2018년을 마치고 임기 2년 차에 돌입했다. 지난 1년 동안의 소회를 밝힌다면?

민주노총의 2018년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말이 가장 어울리지 않을까. 노동과 자본의 관계를 뛰어 넘어 우리사회가 당면한 노동, 인권, 빈곤, 교육 등 다양한 의제들이 민주노총과 함께 만들어졌고, 문제해결 과정에서 민주노총이 여러 요구를 받기도 했다. 그래서 내부적으로도, 외부적으로도 사건이 많아 긴장도 해야 했고, 충돌이 많은 해였다.

- 2018년 민주노총을 설명할 수 있는 키워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고립을 넘어서 연대의 장을 확장하려고 했었던 것, 비판만 하는 게 아니라 대안을 제시하려고 했던 것, 분열보다는 단결을 이야기했던 것, 이런 변화를 위해 기울였던 노력이나 시도들이 지난해 민주노총의 최대 화두가 아니었을까. 그런 의미에서 2018년 민주노총을 설명할 수 있는 키워드는 ‘변화’라고 생각한다.

- 최근 ‘경제가 어렵다’, ‘일자리가 늘지 않는다’, ‘제조업이 위기다’ 등 언론을 보면 위기가 아닌 것이 없다. 위원장은 이 같은 진단에 동의하는가? 동의한다면 어떻게 풀어가야 한다고 보는가?

경제가 어렵다는 말 자체를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최상위 계층에 있어서는 우리 사회만큼 살기 좋은 사회가 어디 있겠는가?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농민들, 중소영세상민들의 삶이 나아지지 않고 팍팍하기 때문에 경제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계속되고 있는 것 같다.

제조업의 위기 현상은 지난해 두 눈으로 확인했다. 11월 총파업 총력투쟁을 앞두고 한반도 남쪽에 있는 공업지대 현장 순회를 진행했다.

울산은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이라는 대기업으로 인해 수직 계열화되어 있는 도시다.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 1차 밴더냐, 2차 밴더냐에 따라서 임금과 노동조건이 달라지고, 지역 경기에 영향을 미친다.

여수와 광양에 가보니 장치산업과 화학산업이 있는 지역은 상당히 활력이 있었다. 하지만 이곳 역시 4~5개의 기업이 독점하고 있었다. 이런 식으로 소수 독점재벌이 우리 사회의 활력을 쥐고 있다. 그들의 잘잘못을 따지는 건 나중 문제라고 할지라도 전체적으로 봤을 때 대기업, 재벌 중심의 수출주도 성장정책이 우리 사회의 빈익빈 부익부를 낳은 것 아니겠나. 재벌 중심의 산업정책이 제조업의 위기를 자초한 것이라는 판단이 들고, 대안을 낼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대안이 단순히 내수활성화로 압축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에 일정하게 동의하는 측면이 있다. 기본적인 생활을 위해 쓸 수 있는 소득을 만들어주는 구조로 바뀌어야 하는데, 그것이 지금의 대기업, 재벌 중심의 수출주도 성장정책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소득주도 성장을 위한 적극적인 소득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이는 최저임금 인상 하나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최저임금 인상, 각종 사회 인프라 투자, 복지예산의 확충 등 정부의 과감한 투자가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그런데 이러한 소득주도 성장에 대해서 이른바 딴죽을 거는 세력이 우리 사회의 재벌 중심의 수출주도 성장정책을 주도했던 그룹이다. 그 공격 때문에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에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하는 것은 결국 소득주도 성장이 후퇴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 이러한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조합이 경제주체의 일원으로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노동문제만 주장할 게 아니라 산업에 대한 정책을 제시하고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문제제기가 꾸준히 이어져 왔다. 이에 대한 민주노총의 입장과 대안은 무엇인가.

한 가지 예를 들면 구조조정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을 기업단위에서 제시할 수 없지 않나. 구조적으로 한계점에 도달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과 자본 노사관계만으로는 구조조정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민주노총의 고민이다. 이건 나만 고민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지난 시기 구조조정 투쟁을 해왔던 동지들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이제는 총연맹이나 산별노조 차원에서 산업정책을 내놔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자동화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하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지, 고용을 어떻게 하면 지속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지 등, 이건 고용의 유연성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고 실제 산업정책을 만들어갈 때 노동조합의 참여를 통해서 제대로 된 산업정책을 만들자는 것이다.

그것과 더불어 이게 가능하고 발전하려면 불안감이 없어야 한다는 거다. 여기서 말하는 불안감이란 삶에 대한 불안감인데, 예를 들어 아이를 낳을 때 불안감이 없어야 한다는 거다. 각종 공공 인프라와 사회복지 서비스 등의 정책이 든든하게 뒷받침된다면 불안감이 걷히고 민주노총이 보다 과감하게 산업정책 대안을 만들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 부분에서 산업정책에 대한 개입과 사회안전망의 획기적인 강화라는 두 가지가 서로 시너지 효과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민주노총의 정책 역량에 대해 “낡은 레퍼토리를 이야기하고 있는 측면이 강하다”, “원래 정해져 있는 정답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다” 등의 문제제기가 있는데, 민주노총의 정책 역량 강화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전국 단위의 노동조합 내지는 산업별 노동조합의 연합체라는 것이 주는 함의는 민주노총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과정에서 이 투쟁을 왜 하는가에서 많은 정책 의제들이 있었다고 본다. 그런데 이것이 질적인 전환을 하기보다는 계속 의제로서 남아있는 부분들이 있다.

이 의제들이 실현됐다면 문제가 없었을 텐데 실현되는 과정이 없어 똑같은 레퍼토리를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정책이 실현되는 과정이 발전한다면 정책적 역량 같은 부분들이 심화될 것으로 본다. 그것을 만들어내자는 것이 집행부의 목표이기도 했다.

다만, 정책 역량이라는 건, 정책이라는 건 기계가 만드는 게 아니고 사람이 만드는 것 아닌가. 그래서 정책역량을 높이기 위한 인적·물적 배치도 필요하다.

또한,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이 민주노총의 현안에 대한 페이퍼만 제출하는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과제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독립적인 운영이 필요하다는 판단도 가지고 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부분은 정책역량의 네트워킹이다. 네트워킹은 두 갈래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산별노조들이 갖고 있는 정책연구원과의 네트워킹을 원활하게 하는 것과 다른 하나는 민주노총에 애정을 갖고 있는 연구단위들을 긴밀히 연결해 정책역량을 높여내는 두 가지가 민주노총이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또 다른 하나는 현재 조합원이 100만 명이 된 민주노총의 질적 상태는 어떤가 진단해보는 것이다. 조합원들이 요구하거나 조합원들 삶이 개선되기 위해 필요한 과제가 무엇인지 조사하고 통계를 내는 연구에 재정을 투자할 계획이다.

- 많은 전문가들이 우리나라 노동시장에 대해서 ‘1차 노동시장(대기업, 정규직)과 2차 노동시장(중소영세기업, 비정규직) 간 단절의 벽이 높고 두텁다’고 진단한다. 이를 풀기 위해 대기업과 정규직 노동자들의 양보와 사회적 연대를 이야기하는데, 민주노총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이른바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에 대한 민주노총의 대안은 무엇인가?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 임금을 삭감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돌아간다면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가 해결될까? 흔히 이야기하는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의 양보론은 일정하게 다른 이데올로기가 작동했다는 내용을 확인했기 때문에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의 양보론보다는 압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결국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의 양보는 대안이 될 수 없으며, 사실상 이들의 임금을 동결하고 삭감해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돌아가지 못하기 때문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실질적인 소득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 방향이 최저임금 인상, 사회보장제도의 확대로 가야 하고 이게 민주노총의 첫 번째 과제라고 생각한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효과를 본 노동자들, 이른바 저임금 노동자에서 중임금 노동자로 넘어간 수치가 2.6% 정도 된다고 한다. 그리고 상위 10%와 하위 10% 임금 노동자간의 차이가 5.6배에서 2018년에는 5배로 줄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앞으로는 이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본다. 민주노총이 소득 정책에 개입하려고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는 단순히 양보로 해결할 수 없다. 결국은 재벌의 독과점 시스템, 승자독식구조, 경쟁과 효율만으로 조직을 운영하려고 하는 관료시스템이 궁극적으로 민주노총이 극복해야 하는 과제라고 본다.

두 번째 대안은 중소기업에 대한 것인데, 또 하나 사례를 들자면 직원 수가 300~400명을 넘어가는 제조업 중견업체들은 대부분 자신만의 기술개발 연구소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지금은 연구소 문이 닫혀 있다. 왜냐면 IMF 이후부터는 기술개발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구조를 가져가지 않고 대기업 하청구조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가져갈 것인가가 기업의 이윤을 높이는 방법이 됐기 때문이다. 이제 기술개발에 투자 안 하는 거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내적인 동력과 체질을 강화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굳이 할 필요성이 없어졌다. 원하청 문제 해결이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라고 본다.

지난해 임금정책으로, 특히 금속노조를 중심으로 하후상박 연대임금이 던져졌는데 이에 맞는 안정적이 교섭테이블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하후상박 같은 임금정책을 아무리 던져도 현대자동차그룹은 교섭테이블에 절대 앉지 않는다. 교섭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싸움이 필요한 상황이기도 한 것이다. 즉,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의 양보론은 이미 소용없다는 것이고, 비정규직 문제가 남 얘기가 아니고 결국 그렇게 연결되어 있다. 원하청 구조와 1차, 2차 밴더의 어려움, 중소기업 체질 강화를 위한 방안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속에서 노동조합은 하후상박 연대임금, 공공부문 상생연대임금 등과 같은 것을 내고 있다. 이를 더 확장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의 예산에 핵심적 키를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의 노력이 필요한데, 아시다시피 기획재정부의 전반적인 흐름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신자유주의, 민영화, 경제효율이다. 이게 바뀌어야 한다.

앞서 이야기한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 재벌독과점 시스템, 승자독식구조, 경쟁과 효율로만 조직을 운영하려고 하는 관료시스템을 극복해야 한다.

- 민주노총의 노력과는 별개로 여론과 언론에서 민주노총이 받는 눈초리는 여전히 따갑다. 정부 정책에 무조건 반대만 하는 집단, 고집불통, 기득권 등 민주노총을 향한 비판과 공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난해에도 꾸준히 받은 질문 중 하나다. 민주노총에 양보는 없고 요구만 높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이미지 개선을 위해 여러 사업들을 하고는 있는데 굳어진 이미지를 바꾸기가 쉽지는 않은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진정성 있는 대안들이 필요하다고 본다. 대안 중 하나가 적폐청산 사회개혁이고 이것이 민주노총의 모토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적폐청산 사회개혁은 자신들의 임금과 노동조건을 바꾸기 위한 언어적 안전판이 돼서는 안 된다. 실제 민주노총이 무엇을 위해서 투쟁할 것이냐에 대한 답은 모든 노동자들의 소득을 위해서든, 대한민국 국민들의 인권을 위해서든 사업장 담장을 뛰어넘어야 한다. 우리 사회 전체를 위한 진정성 있는 투쟁과 사업이 축적되면 민주노총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

민주노총, 그리고 사회적 대화

- 28일 정기대대를 앞두고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참여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지난해 10월 임시대대가 한 차례 무산된 바 있어서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일부에서는 또다시 의사정족수 미달을 우려하기도 한다. 이에 대한 집행부의 대안은 무엇인가? 아울러 이번 정기대대의 의미는 무엇인가?

달라진 언론의 관심만 보더라도 민주노총 정기대대를 우리 사회에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단순히 경사노위 참여 여부를 떠나서 민주노총이라는 조직이 한국사회에서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조직적 결의를 밝히는 장이기 때문에 올해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민주노총 정기대대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것이라고 본다. 나는 이것을 세상의 변화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이 변화에 따라 민주노총 정기대대가 새로운 조건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외부적 변화와 더불어 내부적으로는 조합원이 100만 명으로 늘어나면서 대의원 숫자도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300명 정도가 늘어났다. 1,348명의 대의원들이 2019년 사업계획 및 예산을 두고 토론을 벌이는 장이 만들어진다. 이 많은 인원들이 모여 집중력을 발휘하고, 철저한 준비가 이루어지는 회의 단위가 우리 사회에 몇이나 되겠나. 올해는 기존의 형식적인 참여 독려 수준으로는 정기대대를 이끌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집행부에서는 두 가지를 하고 있다. 첫 번째는 대의원들에게 대의원대회 참여와 더불어 회의에 끝까지 함께 해줄 것을 직접 호소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이를 위한 현장 순회이다.

민주노총은 정기대대를 앞두고 지역별 현장 순회를 하도록 규약에 못 박아 뒀다. 현장 순회를 하지 않으면 위원장이 규약을 위반하는 것이다. 현장 순회는 민주노총 지역본부별로 이루어지는데, 냉정하게 말하면 지역본부 순회만으로는 대의원을 10% 가량 밖에 만나지 못한다. 그래서 이번 현장 순회 규약 해석을 확장해 지역뿐만 아니라 민주노총 16개 산별연맹 지도부를 직접 만나보겠다는 일정도 소화 중이다. 여기에 더해 대공장, 대규모 사업장에 있는 대의원들도 만나고 있다.

또한, 좀 더 스마트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본다. 민주노총 사업계획 책자는 1,000페이지가 넘는다. 책도 두껍고 무거워 대의원들이 챙겨가기 어렵다는 점을 보완해 사업계획 PDF파일이 담긴 USB를 제공할 예정이다. 여기에 지난해 민주노총의 역동적인 활동 모습을 담은 사진집도 함께 구상 중이다.

민주노총 위원장이 직접 사업계획을 들고 일일이 설명하러 다닌다는 것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시도다. 대의원들에게 이번 정기대대가 왜 중요한지, 대의원들의 참여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호소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현장 순회를 하고 있다.

- 현장 순회에서 만난 대의원들로부터는 어떤 이야기를 들었는가?

첫 번째는 투쟁(을 우선할 것인가) 혹은 교섭(을 우선할 것인가)의 문제는 그동안의 경험과 지난 시기의 활동 과정에서 경험 차이가 있어 큰 쟁점이 되어왔다. 두 번째는 산별노조의 방향과 단위사업장 노조와의 소통이 내셔널센터와는 어떻게 이어져야 하는지 고민들이 있었다.

민주노총 위원장이 결정해서 집행하면 되지 이걸 왜 대의원대회에서 하냐는 조합원도 있었고, 앞서 이야기한 투쟁 혹은 교섭이라는 점에서는 민주노총을 둘러싼 외적인 조건들이 있는데 경사노위 참여 자체에 문제가 있다,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도 많았다.

경사노위 참여가 이번 정기대대의 핫이슈인 것은 맞다. 현재 민주노총이 투쟁 과제로 제출해야 하는 것은 2월 국회, 고 김용균과 같은 청년 노동자의 의제 등이 있지만 압도적인 관심사와 질문은 사회적 대화 참여라는 것에 모여 있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경사노위 참여가 이번 정기대대의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것 같아서 올해 사업계획 등 다른 주요 내용들이 간과되는 것 아닌가 하는 고민도 있다.

- 28일은 정기대대인 만큼 올해 사업계획과 예산안을 의결하게 될 텐데, 민주노총의 올해 사업계획 방향은 어떻게 잡았나?

크게 ▲200만 민주노총 ▲재벌체제 극복 ▲사회안전망 확충 ▲한반도 평화와 통일 이렇게 네 가지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는 ‘200만 민주노총’이다. 여기서 200만이라는 것은 단순히 숫자만 증가한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노동의 양적인 증가와 질적인 전환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두 번째는 ‘재벌체제 극복’으로, 민주노총이 산업 정책과 노사관계 정책, 소득 정책 등에 포괄적으로 개입하고자 하는 이유는 우리 사회에 깊게 뿌리 박힌 재벌제체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올해도 재벌체제 극복을 위해 싸워나갈 계획이다.

‘사회안정망 확충’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키워드다. 민주노총과 미조직 노동자 모두를 둘러쌀 수 있는 복지 정책의 과감한 확장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보육, 돌봄, 기초연금, 국민연금 등 각종 공공인프라가 사실상 민영화되거나 자본이 이윤을 가져가는 구조로 갔을 때 노동자들이 겪게 되는 비극을 우리는 숱하게 목격했다. 고 김용균 청년노동자의 죽음 역시 마찬가지다.

마지막으로 ‘한반도 평화와 통일’. 이제는 통일이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되지 않았나. 세상이 변해 이제는 북한 최고 지도자의 신년사가 언론 1면을 장식하는 세상이 왔다. 이런 변화를 봤을 때, 세상의 변화를 선도하겠다고 한 민주노총도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위원장은 철도노조 위원장으로서 노정교섭을 경험한 바 있고, 지난해에는 노사정 대표자회의에도 참여한 바 있다. 또 올해는 경사노위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사회적 대화를 통해 우리 사회에 당면한 문제들을 풀어갈 수 있다고 보는 것인가?

그렇다. 우리 사회 당면 문제들을 해결하는 힘은 문재인 정부가 혼자 만들어낼 수 없다. 도리어 해결하는 힘은 국민적 공론화를 통한 여론과 실질화된 투쟁이 만들어 내는데, 이것이 정부에 의해서 빨라지기도 하고, 늦어지기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노동이 주가 되어 그 의제들을 끌어올리자는 것이다. 그리고 정부가 자신의 정책만 관철시키려고 했던 과거의 노사정위원회, 그것을 끊어내자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현재 문재인 정부의 한계인 개혁정책의 후퇴와 지체를 끌어올려서 사회적 대화가 국민적 공론화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사회적 대화가 모든 것을 다 해결해준다고 지금 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해봐야 아는 것이다.

- 민주노총 경사노위 참여 내부 찬반을 떠나서, 사회적 대화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우리 사회에서 그 누구보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고 하는 세력이 누구인가? 나는 경영계라고 본다. 지금의 신자유주의 구조 아래 최대 수혜자 아닌가. 세상이 바뀌었지만 내수증진 과제를 정부에게만 떠넘기고 지금의 특혜 구조를 버리려고 하지 않는 거다.

또한, 저임금 장시간 노동의 최대 수혜자이기도 했다. 그 속에서 발생하는 중소영세상인, 중견기업의 피해를 딛고서 이른바 대기업 구조를 확장일로 해왔다. 수백 조에 달하는 사내유보금은 그들이 경영을 잘해서 생긴 게 아니다. 부동산 이익을 통해 얻은 것 아닌가. 이런 것을 통해서 축적한 부를 그대로 놔두겠다는 것이 기득권을 유지하겠다는 거다. 민주노총에게 기득권을 논하기 전에 그 부분을 명확히 해야 한다.

- 위원장이 경사노위에 참여하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딱 부러지게 이야기한다면 촛불 이후 하지 못했던 사회대개혁을 사회적 대화를 통해서 실현해 나가겠다는 명확한 입장이 있다.

- 경사노위에 참여해서 민주노총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고 양보할 수 있는 것은 어떤 부분인가? 또, 민주노총이 경사노위에 참여함으로써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는가?

민주노총 간부들에게 확실히 이야기하는 건 경사노위는 무엇을 얻고, 무엇을 양보하기 위해서 들어가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개혁과제가 무엇인지 노사정 그리고 우리 사회 전체가 공론화된 장에서 인식하고 동의하자는 것이다.

민주노총이 경사노위에 참여하게 되면 우리 사회에 산별노조를 정착시키고 교섭 구조를 만드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또한, 민주노총의 교섭과 투쟁이라는 것이 경험을 통해서 체화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사회적 대화 과정 속에서 이게 가능하다고 본다.

지금 산별노조 법제화도 안 되어 있고, 노정관계는 너무나도 불안하다. 그 속에서 노동에 대한 악의적 정서가 가득한 상태에서 이번 경사노위 참여가 노동과 민주노총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사회적 합의가 주는 힘도 있다. 지난번 경사노위 전부개정안을 만들 때 느꼈다. 민주노총이 요구한 많은 부분들이 전부개정안에 반영이 됐다. 그리고 무사히 국회를 통과했다. 사회적 합의가 주는 힘이 있었던 거다. 충분한 협의, 사회적 공론화 속에서 고민하는 과정이 경사노위에서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 민주노총 내에서 대의원들 중 일부 세력들은 경사노위 참여에 대해서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미 반대 입장을 냈다. 적극적으로 반대 발언을 하겠다고 밝히고 준비하고 있다.

- 이들을 어떻게 설득할 생각인가?

경사노위 참여가 민주노총의 투쟁을 꺾는 게 아니라는 것과 오히려 우리의 투쟁에 명분을 얻고 사회적 힘을 만드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분명히 이야기하고, 동지들이 우려하는 지점에 대한 충분한 보완책들을 만들어가겠다는 약속을 할 것이다.

소위 교섭 상대방의 태도가 나쁘다고 교섭장 자체를 안 들어가지는 않는다. 일단 교섭에 들어간 후 교섭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거나 교섭과 투쟁을 병행하듯이, 사회적 대화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사회적 대화라는 공론의 장 자체를 거부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현장 순회에서 이 내용을 대의원들에게 전달하고 질서 있게 토론하고 결정하자는 부탁을 드렸다.

- 정부의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과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로 노정 대립이 심해지고 있다. 노동존중 사회 실현을 내걸고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집권 기간 동안 보여준 노동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지난해 국회의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가 사회적 대화에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노정관계 악화가 사회적 대화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데, 노정관계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는가?

여기서 말하는 노정이라고 하면 정부 부처일 텐데, 일단 고용노동부 장관을 봤을 때, 정부의 노동존중 정책 색깔이 사라졌다고 본다.

4개월 전만 하더라도 최저임금과 관련해서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금의 최저임금 결정체계는 ILO 최저임금 운영과 관련된 정신과 다르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4개월 뒤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을 발표하는데, 이는 양대노총 그 누구와도 협의 없이 진행됐다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다.

유독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대한 문제와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이라는 부분들을 먼저 다루겠다고 하는 것도 대단히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 문제는 반드시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재논의해야 한다. 이걸 1월에 공론화해서 2월에 밀어 붙이겠다?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 문제는 지난해 민주노총이 총파업을 준비하고 조직하는 과정에서 촉매제 역할을 했을 정도로 노동자들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제도다. 마치 탄력적 근로시간제가 없어서 기업이 엄청 고생하고 있는 것처럼 보도하고 분위기를 잡아가고 있는데 이미 3개월이 있었다. 3개월에서 더 늘리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다.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의 전제는 실근로시간 단축이다. 그런데 해를 넘겼음에도 아직도 근로시간이 단축되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먼저 한다는 것은 큰 문제다. 실근로시간이 단축되는 과정을 눈으로 확인시켜주고 체감하고 난 뒤에 탄력적 근로시간제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

거기다가 노조가 조직된 사업장보다 노조가 없는 사업장에 더 큰 피해를 줄 것이 명확하다. 방어막이 없으니까. 그래서 완강히 반대 입장을 보이는 것이고, 이를 두고 민주노총이 양보하라는 식으로 계속 밀어붙인다면 이는 또 다른 파국을 예고하는 것이다.

실제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는 민주노총이 사회적 대화에 빠져 있을 때 논의 진행이 되고 있어 안타깝다. 우리가 없는 공간에서 밀어붙이는 것 같아서 아쉬운 지점이 있다.

물론 민주노총이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측면이 존재하지만, 민주노총 집행부가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상황 아닌가. 이와 관련해 경사노위 쪽에도 분명한 입장을 전달했다.

- 사회적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 타협과 양보를 필요로 한다고 할 때, ‘전부 아니면 전무’가 아니라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근로시간 단축 관련 논의가 5년가량 이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겨우 국회 입법이 됐지만, 해가 지나도록 적용이 잘 안 되고 있다. 이 얘기는 다시 말하자면, 우리 사회에서 핵심적인 노동과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계적 접근이라는 게 눈에 보이는 게 아니라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서 수정되거나 대안을 찾거나 하면서 만들어지는 과정들이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노총이 ‘전부 아니면 전무’라고 주장한 적은 없다. 다만, 충분한 협의라는 과정 속에서 우리들도 대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고, 상대방도 상대방 나름대로 협의 과정에 대한 시간이 필요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

결국 단계적 접근이라는 것은 이 시기에는 이만큼 양보하고, 다음 시기에는 이만큼 양보하자는 것이 아니다. 제도나 법에 대해서 충분히 협의하고 공론화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것이 사회적 대화의 취지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정부 쪽에서는 우리 사회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너무 많은 것 아니냐고 이야기 한다. 조금 야박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문재인 정부가 경사노위 뒤에 숨어선 안 된다. 문재인 정부가 공약했던 국정과제를 실현하는 주체는 누구인가? 우리가 아니고 문재인 정부다.

문재인 정부가 열심히 안 하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잘 해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꾸 경사노위 뒤로 숨어 노동조합에게 양보만을 요구하는 것은 잘못됐다.

- 노동존중 사회 실현을 위해서는 노조조직률을 높여야 한다는 데에는 현 집행부도 출범 당시부터 공감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앞에서도 민주노총 조합원이 100만에 육박했다고 언급했는데, 2019년 주요 사업방향 중 하나인 200만 조직화를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앞서 밝힌 대로 200만 조직화는 노동의 양적인 증가와 질적 전환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민주노총과 마찬가지로 한국노총도 200만 조직화를 이야기한다. 양대노총이 합쳐 400만이면 우리나라 노조조직률이 20%가 넘어간다. 이렇게 되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사회가 될 것이다.

노조조직률이 20%대인 나라들을 살펴보면 단체협약 적용률이 적게는 70%에서 많으면 80%까지 올라가 있다. 우리도 20%를 넘기면 이런 질적 전환을 가져올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우리나라 단체협약 적용률은 노조조직률과 똑같다. 기업단위를 넘어본 적이 없으니까. 노조조직률 20%를 넘기면 기업단위를 벗어나 복지, 공공인프라 등을 요구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그렇다면 200만 조직화를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사실 정규직은 조직화가 거의 이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비정규직 노동자 비율이 늘어날 것이다. 조직화 사업은 노동인권을 확장하는 사업과 같은 방향을 잡고 다양한 시도들을 해보려고 한다. 미조직 노동자들에게 노조 가입은 당연한 권리이며 인권이라는 것을 알리는 다양한 채널들을 만들 계획이다.

진보교육감, 전교조와 함께 노동인권교육을 확장하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고, ILO 핵심협약 비준 관련 법제도 개선도 방법이다. 산업생태계가 변화하면서 플랫폼 노동이 증가하지 않았나. 플랫폼 노동자들을 노조 울타리 안에 넣을 수 있도록 산업생태계를 분석하고, 거기에 맞는 조직화 모델을 제시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또한, 광범위한 상담시스템을 구축해 미조직노동자들과의 접촉면을 넓히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중앙에서는 상담의 역량까지 갖춘 노무사들을 배치해 지역본부와의 상담 네크워크를 갖추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