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단계적 추진?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단계적 추진?
  • 하승립 기자
  • 승인 2008.07.24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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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 건드린 김대모 노사정위원장 인터뷰 파문
한국노총 ‘발끈’ 하자 노사정위 ‘와전됐다’ 해명
김대모 노사정위원장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김대모 위원장이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단계적 추진’ 발언 여부를 두고 논란에 휩싸였다. 노동계는 발끈 했고, 노사정위원회는 와전됐다고 해명했다.

문제의 발단이 된 것은 언론 보도였다. 연합뉴스는 24일 오전 6시 2분 송고된 <"노조전임 임금지급 금지 단계적 추진"> <김대모 노사정위원장 일문일답> 기사를 통해 김대모 위원장이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는 이미 10년 이상 연기됐기 때문에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면서 “그래서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에게 단계적으로 가더라도 하루라도 빨리 논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뉴시스가 오전 11시 43분 <김대모 노사정위원장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단계적 추진"> 제하의 기사에서 “한국노총 위원장과 만나 노조전임자 입금지급 금지 문제는 세 번이나 유예됐으니 더 이상 유예할 수 없으므로 단계적 추진을 제안했다” “예를 들어 첫 해에는 1000인 이상 사업장, 다음 해에는 500인 사업장으로 시행하는 방식”이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하면서 파문이 커졌다.

한국노총 “분명한 해명과 사과를”

한국노총은 즉각 규탄 성명을 내고 반발했다. 한국노총은 “올 하반기 노동계 가장 큰 이슈이자, 노사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전임자 임금 지급’ 문제에 대해 노사정위원장이 이처럼 경솔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고, “한국노총 위원장에게 단계적으로 가더라도 하루라도 빨리 논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힌 것으로 보도됐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또 “김대모 위원장의 분명한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고 “이번 일과 같이 신중치 못한 처신이 다시 발생할 경우 전임자 임금 지급과 관련한 논의는 시작부터 파행을 면하지 못할 것임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노사정위 “어떤 검토나 논의도 없었다”

이와 관련해 노사정위원회는 해명 자료를 내고 “복수노조 전임자 관련 문제에 대한 논의가 빨리 이루어져야 한다는 취지에서 ‘예’를 들어 거론한 것일 뿐, 위원회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라고 밝혔다. 또 “현재 노사정위원회는 이와 관련하여 어떤 검토나 논의도 진행한 바 없다”고 해명했다.

그렇다면 진실을 무엇일까.
노사정위원회 우종호 홍보팀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문제’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것은 맞지만 ‘단계적 추진’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하루 빨리 논의를 시작하자’는데 방점을 찍어 이야기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대모 위원장이) 뉴시스와는 인터뷰를 한 적이 없고, (뉴시스 기자가) 내게 전화를 걸어 왔기에 ‘연합뉴스에 나온 일문일답 내용으로 대답한 것으로 안다’고 확인해 줬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종합하면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와 복수노조 허용 문제에 대해 빨리 논의를 시작하자고 한 것이 ‘단계적 추진 검토’ → ‘단계적 추진 의지’ → ‘첫해 1000인 이상 사업장, 다음 해에는 500인 사업장 시행’ 등으로 확대됐다는 해명이다.

노동계, 해명에도 불구하고 ‘곱지 않은 시선’

하지만 노사정위원회의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노동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특히 한국노총은 지금까지 노조 전임자 임금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강경 입장을 변함없이 견지해 왔다.

장석춘 위원장은 물론, 연맹 위원장 및 단위노조 위원장, 그리고 한국노총 출신의 국회의원 당선자들까지 모두 한 목소리로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의 법제화에 반대해 왔다. 이 문제가 노동조합과 한국노총의 존립 기반을 흔드는 사안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발이 쉽게 누그러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벌집을 건드린 셈이다. 가뜩이나 김대모 위원장이 ‘시장친화적’ ‘친기업적’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온 터에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단계적 추진’ 파문의 파장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