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투본, 전문성 없는 금융결제원장 선임 반대
금융공투본, 전문성 없는 금융결제원장 선임 반대
  • 강은영 기자
  • 승인 2019.02.14 17:58
  • 수정 2019.02.15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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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노조·사무금융노조 한 목소리, 부적격인사 철회 요구
ⓒ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신임 금융결제원장 자리를 두고 양대노총 금융권 노조들이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공정한 절차에 따른 선임이 아닌 특정 인사를 위한 짜 맞추기식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하 사무금융노조)이 뭉친 금융노동자 공동투쟁본부(이하 금융공투본)는 14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결제원장 낙하산 인사를 철회하라고 말했다.

금융결제원은 원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오는 20일까지 원장 후보를 공모중이다. 금융공투본은 공모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금융결제원장이 내정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주장했다.

소문의 주인공은 현직 한국은행 부총재보 임모 씨로, 지난 2014년 이주일 한국은행 총재가 부임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함께 해 온 최측근이다. 금융공투본은 임 부총재보가 한국은행에서 인사전횡과 노사관계를 악화시킨 주범이라고 비판했다.

김현정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은 “임 부총재보는 한국은행 조합원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업무능력, 소통에서 모두 최하위 점수를 받았던 사람”이라며 “한국은행 내에서도 저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이 전문성을 중요시하는 금융결제원장에 선임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은행노조는 지난 2018년 조합원을 상대로 ▲이주일 한국은행 총재 연임에 대한 평가 ▲통화정책에 대한 평가 ▲내부 경영정책에 대한 평가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이 총재 연임에 대해 조합원 55%가 부정적이라고 밝혔고, 내부 경영에 대해서도 76%가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그 중 내부경영에서 인사권한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 임 부총재보라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금융결제원 공식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금융결제원장을 모집하고 있는 공고.
금융결제원 공식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금융결제원장을 모집하고 있는 공고.

최재영 금융노조 금융결제원지부 위원장은 “한국은행에서 금융결제원장이 나오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금융결제원을 이끌 수 있는 능력 있고 검증된 인사가 나와야 한다”며 “현재 유력한 후보는 한국은행 내부에서도 낙제점을 받고 있는데, 그런 사람이 금융결제원에 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결제원노조도 조합원을 상대로 현 이흥모 원장의 연임과 관련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응답자 중 79.6%가 이 원장의 연임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이 조사에서, 이 원장에 대한 평가로 ‘내부 조직관리 및 포용력’에 대해 85.7%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또한 최 위원장은 원장추천위원회 절차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직접 공모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 위원장은 “공정한 방법으로 원장을 선임하기 위해 만들어진 원장추천위원회가 어떤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면서 “이번 공모에 위원장인 나를 비롯해 수석부위원장이 참여하겠다"고 선언했다. 공모 참여 당사자에게는 과정과 결과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점을 활용해 절차를 들여다 보겠다는 것. 최 위원장은 "결과에 따라 정보 공개나 효력정지가처분 등의 법적 투쟁도 준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은행 관계자는 "금융결제원장 내정자와 관계된 일은 개인적인 일이며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