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도 뚜벅뚜벅 함께 걸어가자”
“앞으로도 뚜벅뚜벅 함께 걸어가자”
  • 송준혁 기자
  • 승인 2019.0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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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양 노조 위원장들이 전한 현장의 이야기

[인터뷰] 주재현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위원장, 이종성 홈플러스일반노조 위원장

마트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투쟁에 동참하는 일은 행동으로 옮기기까지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투쟁에 나선 조합원들과 부대껴온 홈플러스 양 노조 위원장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서로 공감대를 갖고 있는 부분들, 현장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옮겨 본다. 

주재현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위원장
주재현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위원장

정규직 전환에 대한 조합원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주재현(이하 주) 공식적인 조인식 전에 저희들이 잠정합의안 내용에 대해서 전국에 설명회를 돌아요. 설명회를 하는데 미리 떡 맞춰가지고 직원들이랑 협력업체 직원들이랑 다 같이 나눠먹고 거의 잔치 분위기구요.

세상일이라는 게 백이면 백, 모두 다 아주 만족스러운 결과라는 게 사실 없잖아요. ‘월급 차이도 얼마 없다’, ‘더 힘들어지는 거 아니냐’ 일부 우려는 있는데 대체로 대부분의 조합원분들이 좋아하시죠. 전국의 지회장님들이 모인 자리에서 ‘회사랑 이렇게 의견 접근을 했고 정규직 전환을 하기로 의견 접근을 했습니다’ 하자마자 바로 눈물을 쏟으셨거든요. 아주 좋아하시고 있습니다.

이종성(이하 이) 현장반응은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 있죠. 일단 저희 노동조합 같은 경우에는 한 10여 년 전부터 비정규직 문제 때문에 520일 넘게 파업을 했던 경험이 있고. 비정규직 철폐라는 큰 타이틀을 갖고 지금까지 끌고 왔었습니다. 작년에 12년차 이상의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킨 데 이어 올해 임금협상하고 단체협약을 통해서 1만 5,000명을 자회사 정규직 전환이 아니라 온전히 직고용하는 정규직 형태의 정규직 전환을 이루었습니다.

조금 아쉬운 부분은 외형적으로는 정규직 전환이지만 내용적인 부분, 임금과 같은 부분은 아직도 턱없이 부족한 전환이기 때문에 조금의 아쉬움은 남습니다.

이종성 홈플러스 일반노조 위원장
이종성 홈플러스 일반노조 위원장

특별히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습니까?

저희가 홈플러스 넘어와서는 만 10년 만에 임단협으로 인해서 쟁의활동을 한 게 올해가 처음이에요. 현장에 가서 제가 태업을 독려하고 투쟁 동력을 끌어낼 때 현장에 있는 조합원들이 울어요. 생각은 노조에서 말하는 태업을 해야 되고 불편하지만 등 벽보 붙이고 이래야 되는데, 막상 현업에 들어가서는 벌써 일하는 게 습관화 돼 있는 거예요. 노동자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습관처럼 해왔던 일들에 지배당하는게 안타깝고 마음 아픈 거죠. 비조합원 같은 경우엔 쟁의에 참여하지 못하니까 일을 해야죠. 그럼 이제 거기에 대한 우리 조합원들이 갈등이 있는 거예요. 우리가 일을 안 해서 저들이 힘들지 않을까. 그래서 파업이 어떻게 마무리 되던, 다 우리 직원이기 때문에 그분들도 함께 아우르고 같이 치유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제일 기억에 남는 거는 한 단어로 말씀드리면 청심환이에요. 우리 긴장할 때, 떨리고 무서울 때 먹는 청심환. 노동조합 처음 설립할 때 10명이서 설립했거든요. 노동부에 신고했던 명단이 10명인데 한 분이 그 다음날 출근하면서 너무 떨려가지고. 왜냐면 노동부에 신고하면 회사에 그 회사 직원이 맞는지 확인 전화도 하고 바로 알게 되기 때문에, 그때 10명 모두가 떨리는 마음을 안고 다음날 출근했죠. 그 중에 한 분이 청심환을 드시고 출근하셨어요.

이번 투쟁에서도 그랬어요. 많은 분들이 처음 파업을 경험해 보시는 분들이셨어요. 그래서 이분들이 올해도 마찬가지로 너무 떨리고 무섭고. 특히 간부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합원들 앞에서 태연한 척 해야 되잖아요. 이번에도 청심환을 드셔 가시면서 그렇게 투쟁을 하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조합원 분들이 비정규직이고, 여성이고, 집안에서도 여자라는 이유로, 직장에 와서는 젊은 관리자들에게 억눌리고. 수년간 수십 년간 억눌렸던 마음을, 자기 속에 있는 얘기를 당당하게 하는 거잖아요. 우리 조합원들이 그동안 집안에서든 직장에서든 억눌려 살았던 세월이 긴데 노동조합을 만나서 온전한 자기로 다시 태어난다는 경험을 한다는 거 자체가 뿌듯하고 감격스러웠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노동조합을 믿고, 온전히 자신들의 힘으로 이뤄낸 성과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고. 우리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굳게 손잡고 수많은 난관이 있었지만 뚜벅뚜벅 걸어와서 이뤄낸 성과다. 이 손 놓지 말고 더 많은 사람들하고 같이 손잡아서 앞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계속 함께 걸어가자. 갈 수 있는 데까지 한번 가보자.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희가 2년 동안 조합원이 40% 정도 늘었어요. 이번에 정규직화 한 부분들이 우리 1,300명 조합원들의 힘이었다고 생각하고요. 그동안 계속 우려했던, 과연 우리가 단체행동, 쟁의를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점을 이번에 완전 깬 것 같습니다. 앞으로 고용안정을 흔드는 어떤 일이 있어도 우리 조합원들이 똘똘 뭉쳐서 단결한다면 어떤 어려움도 헤쳐 나갈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홈플러스 전체 직원들이 생각은 다 같을 거라 생각합니다. 함께 못하는 직원들이 노동조합에 더 힘을 실어주시면 그 힘이 배가 돼서 지금 우리가 불안해하고 있는 고용안정, 낮은 임금 문제 함께 한다면 조속한 시일 내에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