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희의 노크노크] 2019년 5월호 마감을 끝내며 : 기자들의 취재 후기
[이동희의 노크노크] 2019년 5월호 마감을 끝내며 : 기자들의 취재 후기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9.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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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희의 노크노크] 기자의 일은 두드리는 일
이동희 기자 dhlee@laborplus.co.kr
이동희 기자 dhlee@laborplus.co.kr

2019년 <참여와혁신> 5월호 마감 땅!땅!땅!

지난 26일, 5월호 원고 마감이 끝났다. 평소보다 일찍 시작한 기획임에도 불구하고 평소보다 마감이 늦어졌다. 마감이 늦어진 주원인은 평소보다 품이 더 많이 들었던 커버스토리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이번 커버스토리를 준비하며 20명 가까이 되는 취재원을 만나 제조업의 위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자동차산업, 조선산업, 석유화학산업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2박3일 울산 출장도 다녀왔다.

취재팀 전원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특집인 만큼 다함께 취재 후기를 나눠볼까 해서 자리를 만들었다. 취재 후기는 하나의 질문을 시작으로 기자들이 자유롭게 답하고 이야기를 이어가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2박3일 울산 일정을 소화한 이동희 기자(이하 이), 강은영 기자(이하 강), 박완순 기자(이하 박)가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5월호 커버스토리, 제조업의 중심지 울산을 가다

우리나라 제조업이 위기에 처해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위기 상황이 가시적으로 드러난 조선산업을 비롯해, 산업 패러다임의 급격한 변화와 함께 위기 상황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는 자동차산업에서 특히 위기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단지 조선산업과 자동차산업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제조업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참여와혁신>은 우리나라 제조업 전반을 진단하는 기획을 준비했다. <참여와혁신>은 이번 기획에서 우리나라 제조업의 중심지인 울산을 취재해 제조업의 현재를 진단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고자 했다.

- 5월호 커버스토리를 취재하면서 노동계, 경영계, 정부, 전문가 등등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국내 제조업의 위기, 기자들도 실감했나?

: 실감했다. 취재원 모두 제조업의 패러다임 변화, 그에 따른 제조업의 위기를 동의하고 있었으니까. 다만, 똑같은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각자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이질감이 들기도 했다. 그만큼 당사자들이 제대로 된 대화를 하지 못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자 입장에서는 다수 취재원들의 말에서 하나의 연결고리를 찾아 기사로 엮고 싶고, 가능하면 그 연결고리가 제조업 위기에 함께 대응하는 울산지역 노사정 당사자들의 대화였으면 했는데 그러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 닥칠 패러다임의 변화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하나의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화살표가 하나로 모아지지 않고 있다는 느낌.

: 당사자들 앞에서는 하지 못 한 말이지만, 당사자들이 위기라고 말은 하면서 준비를 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위기라고 말만 하는 거다. 물론, 지금의 위기가 실질적으로 손에 잡히지 않기 때문에 대화가 안 되는 측면도 있겠지만, 대화를 하지 않았다는 건 결국 본인들도 준비가 안됐다는 것 아닌가. 거기에 자꾸 위기다, 위기다라고 말하면 위기라는 낙인이 찍힐까봐 불편해하는 모습도 보였고.

: 실제 취재 요청 과정에서 기획 의도를 이야기했더니, ‘보수 언론에서 말하는 위기론, 그 얘기 또 하려는 거 아니냐. 그런 기획은 별로다’라며 거부감을 드러낸 취재원도 있었다.

: 이런 것도 있었다. 제조업의 위기를 묻는다고 하니까 ‘그런 건 정부한테, 산자부(산업통상자원부)한테 물어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질문 자체를 어려워하고 부담스러워하는 모습. 근데 막상 이야기를 나눠보면 말을 잘 한다. 결국 본인도 당사자고 제조업의 위기를 피부로 느끼고 있고 남의 일이 아닌 거다. 이야기를 계속 꺼내야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를 파악하고 대안을 꺼낼 수 있는 것 아닌가.

: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는 게 우리한테 이야기를 꺼낸다고 우리가 속 시원한 대안을 만들어낼 수 있는 건 아니니까. 이야기를 했지만 지금까지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측면도 있지 않나.

: 위기의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산업’의 위기이기 때문에 정부가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산업 문제를 노사만으로 해결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니 정부의 역할이 필요한 것은 맞으나, 이제는 진짜 당사자들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목소리를 내야 하지 않을까.

: 노동계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대화의 장이 너무 한정되어 있다. 보통 노조가 회사와 대화할 수 있는 통로는 매년 진행하는 단체교섭인데, 그 자리에서 제조업의 위기를 다루기 어려운 현실도 있다. 굳이 정부를 끼지 않더라도 노사가 동등한 입장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

: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동등한 입장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채널. 그래야 노동계도 안심하고 이야기하지 않을까. 특히, 제조업의 위기를 노동계의 양보라고 받아들일 정도의 피해의식을 노동계가 가지고 있다면 그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위기라는 계단을 밟고 대화의 자리에 올라 설 수 있도록.

: 울산지역 노사정 당사자들을 직접 만났기에 들어볼 수 있었던 것, 느낄 수 있었던 것들이 많았다. 그 ‘목소리’들을 기사에 담아내기 위한 고민 때문에 5월호 마감이 늦어졌다고 변명(?)하고 싶다. 이제 6월호 커버스토리 준비에 들어가야 하는데, 독자들에게 6월호 커버스토리는 어떤 내용을 다루는지 살짝 예고를 해준다면?

: 아직 기획초기 단계지만 핵심주제는 ‘교육·훈련’이다. 혹시 독자들 중에 직업교육을 받아본 적 있는 분들이 있다면 제보(wspark@laborplus.co.kr)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