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병원 파견용역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은 환자안전과 직결”
“국립대병원 파견용역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은 환자안전과 직결”
  • 최은혜 기자
  • 승인 20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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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병원 파견용역직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것들' 국회 증언대회

지난 4월부터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보건의료노조·민주일반연맹 3개 산별연맹이 국립대병원의 파견용역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는 공동 투쟁을 이어오고 있다. 12일 오전, 3개 산별연맹은 여영국 정의당 국회의원과 함께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실에서 ‘국립대병원 파견용역직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것들!’이라는 제목의 국회 증언대회를 열었다. 이날 증언대회에서는 3개 산별연맹 소속 5명의 증언자가 증언을 이어갔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보건의료노조·민주일반연맹 3개 산별연맹이 국립대병원 파견용역직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것들 국회 증언대회를 열었다. ⓒ최은혜 기자 ehchoi@laborplus.co.kr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보건의료노조·민주일반연맹 3개 산별연맹이 국립대병원 파견용역직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것들 국회 증언대회를 열었다. ⓒ 최은혜 기자 ehchoi@laborplus.co.kr

"주사바늘에 찔리는 사고를 경험한 국립대병원 노동자 60% 이상”

첫 증언자로 나선 변성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조직국장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욕심이 아니라 병원노동자와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건강과 연관있는 것”이라고 밝히면서 환자안전 위험과 의료서비스 질 하락, 감염관리 사례를 발표했다. 변성민 조직국장은 국립대병원 청소노동자를 인터뷰한 영상을 공개했는데, 영상에서 인터뷰한 청소노동자들은 공통적으로 “청소 매뉴얼에 대한 교육을 회사 차원에서 받은 적이 없다. 알음알음 물어가면서 개인적 판단으로 청소업무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또한 “음압병동에 보호복을 못입고 일반 청소복을 입고 들어가도록 하면서 청소복 세탁도 일주일에 한 번만 하도록 한다”거나 “감염병동에 들어갈 때 사전에 환자정보를 안 알려주고 사후에 알려주거나 불안해서 물어봐야만 감염정보에 대해 알려준다”는 답변이 이어졌다.

변성민 조직국장은 “도급비 한정으로 서울대병원의 경우 야간에는 3명이 12층짜리 건물을 담당하고 있다”며 “청소시간이 부족해 형식적으로 청소가 진행되고 있으며 감염에 노출된 병실에 특별히 신경쓰기 어렵기 때문에 환자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야간에 간호사도 바쁘니까 주사뚜껑을 제대로 닫지 않고 주사바늘을 바닥에 버리게 된다”며 “그걸 치우는 청소노동자는 자주 주사침에 찔리게 된다”고 밝혔다. 변성민 조직국장은 서울대병원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에이즈 감염 환자에 사용한 주사바늘에 찔린 후 감염은 안 됐지만 충격으로 병원치료를 받고 있다는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실제로 2015~2016년 의료연대본부가 국립대병원 3곳, 국립대병원이 위탁운영 중인 시립병원 1곳에서 한 달 동안 360명의 청소노동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용역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62.5%의 노동자가 주사바늘에 찔린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어떤 병원은 82.5%의 노동자가 주사바늘에 찔린 경험을 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변성민 조직국장은 “도급비 중 재료비에 청소복 세탁비와 걸레 구입비만 포함됐다는 이유로 서울대병원의 청소노동자들은 하루에 장갑 한 켤레를 받는다”며 “용역업체에서 더 제공하지 않는 장갑을 병동 간호사가 건네주기도 한다”고 밝혔다. 청소노동자가 아침에 받은 장갑을 끼고 의료폐기물을 버리고 나면 장갑을 교체해야 하지만 장갑을 용역회사에서 제공하지 않아 계속 그 장갑을 껴서 병원이 감염위험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이어 “감염문제나 위험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병원의 책임성이 명확해야 한다”며 “국립대병원이 파견용역직 노동자를 직고용해 비정규직 노동자들 역시 하나의 매뉴얼 속에서 운영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발언을 마쳤다.

“병원의 부당노동행위도 심각”

국립대병원 파견용역직 노동자들에 대한 국립대병원측의 부당노동행위가 심각하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이계옥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경북대병원 민들레분회 전 분회장은 “경북대병원 청소 용역업체가 바뀌면서 소장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러 온 노동자들에게 빈종이 한 장을 내밀며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서명을 받았다”며 “나중에 노동조합에 노조탈퇴서라는 이름으로 종이를 보냈다”고 밝혔다. 이계옥 전 분회장은 “아무도 그게 노조탈퇴서라는 것을 몰랐다고 했다”며 “근로계약서를 쓰면 같이 써야 하는 건 줄 알았다고 했다”고 설명했고 “법원에서 이를 부당노동행위로 판단해 소장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김종숙 보건의료노조 광주전남지역지부 부지부장은 “전남대병원은 현재 하나의 도급회사가 독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도급회사의 불법행위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김종숙 부지부장은 “도급회사가 단체교섭을 통한 합의사항을 지키지 않고 노조활동에 대한 지배개입으로 120명이던 조합원이 35명으로 줄었다”며 “이 부분은 노동청에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노조와 합의한 1,000시간의 유급근로면제시간 등을 전면 거부하거나 노조 부지부장이라는 이유로 부당 전직을 하는 등 단체협약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조합원과 비조합원의 휴게실을 분리하면서 미화부는 70명이 18평의 공간을 휴게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직장 내 차별행위 등에 대해 폭로하기도 했다.

박종호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조 제주대병원분회 분회장은 “제주대병원의 용역회사가 2017년 12월 계약기간 한 달도 안 남은 시점에서 ‘관행적, 형식적 절차’라며 사직서 제출을 종용했다”며 “이를 거부하자 ‘응하지 않으면 집에 가야 한다’고 해 결국 한 명의 노동자가 일터를 떠났다”고 밝혔다. 또한 “제주대병원은 2019년 3월에 용역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공개입찰을 진행했지만 기존의 용역업체가 재선정됐다”며 “이후 용역업체가 해고를 시도했고 정규직 전환을 위한 노사전문가협의회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전환대상을 해고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2주 간의 복직투쟁을 통해 복직에 성공했지만 고통을 겪어야 했다고 밝힌 박종호 분회장은 “지금 이 자리도 또 다른 희망고문이 되지 않을까한다”며 “이 자리가 희망고문이 아니라 희망이 되길 빈다”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최은혜 기자 ehchoi@laborplus.co.kr
ⓒ 최은혜 기자 ehchoi@laborplus.co.kr

“국립대병원 파견용역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명확한 원칙 필요해”

나영명 보건의료노조 기획실장은 여영국 의원에 3가지 당부를 전했다. 나영명 실장은 “먼저 정규직 전환의 원칙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며 “문제가 생기는 이유는 원칙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상시지속, 생명안전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국립대병원 노동자들에게 자회사가 아닌 병원 직고용을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두 번째로는 “국립대병원 파견용역 실태와 정규직 전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5가지 자료를 요청한다”며 ▲파견용역직 현황 ▲2017년 7월 20일 이후 용역계약 연장 현황 ▲실제 용역계약비와 인건비 격차 비교자료 ▲정규직 전환 계획 ▲교섭과 노사전협의체 진행현황 자료를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부산대병원이 현재 임의조정 중”이라며 “부산대병원을 빨리 찾아 국립대병원 정규직 전환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여영국 의원은 “요청한 자료는 더 필요한 사항이 있는지까지 확인해서 공유하겠다”며 “다음주 경상대병원 원장을 만나는데 부산대병원도 빠른 시일 내에 찾아가 문제 해결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국회의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여론화인데 이를 통해 힘을 보태겠다”며 “노동자 출신으로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