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곳에서 줄 타고 하는 작업, 안전의 법규화 시급
높은 곳에서 줄 타고 하는 작업, 안전의 법규화 시급
  • 임동우 기자
  • 승인 2019.0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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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벽 도색 작업 노동자 추락사고,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토론회 열려
'작업의자는 달비계 아냐', 잘못된 법적용에 새로운 법규화 필요
ⓒ 참여와혁신 임동우 기자 dwlim@labor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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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 울산 중구의 아파트에서 외벽 도색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높은 곳에서 로프작업을 하는 노동자들의 추락 사고는 지난 6월에도, 7월에도 있었다.

14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외벽 도색 작업 노동자 추락사고,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에 대한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공감신문과 함께 이번 토론회를 주최한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해만 6번, 3년 반 동안 31명의 사망재해가 발생했다”며 “산업안전보건규칙 개정과 토론을 통해 더 이상 외벽 도색으로 사망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번 토론회는 이명구 을지대학교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 정진우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안전공학과 교수, 고광훈 고용노동부 산업안전과장, 조용경 포스코엔지니어링 前부회장, 박진종 공감신문 기자, 신승섭 대한전문걸설 도장협의회장, 최금섭 전국플랜트건설노조 울산지부 노동안전국장의 토론으로 진행됐다.

잘못된 법적용, 안전정책의 '추락'

2019년 7월 말까지 보도된 추락 사망재해의 원인은 로프 절단·지지물 이탈 및 파손·안전대 접속 불능 등으로 분류되고 있다.

발제를 맡은 정진우 교수는 고소(高所) 로프작업에 대한 추락방지정책이 부실하다는 점을 들어 발제를 시작했다. 정 교수는 “산업안전보건규칙 중 63조, 62조 달비계에 관한 규정을 고소 로프작업에 적용한 것은 달비계의 개념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잘못된 법적용”이라고 꼬집었다. '달비계'란 플랜드·철골공사 시에 철골의 들보에 달아 내린 비계를 말하는데, 현재 고소 로프작업을 하는 노동자들이 사용하는 작업의자를 달비계로 보아 법적용시킬 수는 없다는 것이다. 정 교수의 주장에 의하면, 고위험군에 속하는 고소 로프작업에 대한 산업안전보건규칙은 ‘안전대를 착용하는 등의 추락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는 추상적 규정 뿐이며, 이외에 규정은 마땅치 않다.

이어 정 교수는 고소 로프작업의 안전대책에 대한 방안으로 ‘절단 방지 등을 위한 로프 결속 조치·작업현장 사전조사 및 기록· 작업지휘자 지정·발주자에 대한 의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발주자에 대한 의무’를 강조하면서, “수급업체 선정 심사시 산업안전보건기준 준수능력에 관한 항목을 반드시 확인하도록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며 행정부가 이러한 여건을 조성하길 촉구했다.

ⓒ 참여와혁신 임동우 기자 dwlim@laborplus.co.kr
ⓒ 참여와혁신 임동우 기자 dwlim@laborplus.co.kr

현장의 목소리, 법규화 시급

다른 패널들도 고소 로프작업에 대한 법규화가 필요하다는 데 다같이 입을 모았다. 최금섭 전국플랜드건설노조 울산지부 노동안전국장은 열악한 작업환경과 작업시간 단축, 주민 민원 등의 문제를 들어 현장의 애로사항을 전했다. 최금섭 국장은 “20~30년 된 아파트 가면 줄을 걸데가 없다고 한다. 빠르게 처리하려고 페인트 통 몇 개에 로프 묶어서 작업하는 사례도 실제로 있다”며 “이는 제도적이고 법적으로 다뤄져야 할 문제다. 빠른 시일 내에 법규화되길 간곡히 호소한다”라고 전했다.

고광훈 고용노동부 산업안전과장은 ‘건설업체 본사 및 도장공사 현장 지도 점검 강화’와 ‘새로운 비계 개발’로 현 문제에 대한 개선 의지를 보임과 동시에, “토론 내용을 적용해서, 안전규칙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