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영의 아메리카노] 도전, 두렵고도 설레는 단어
[강은영의 아메리카노] 도전, 두렵고도 설레는 단어
  • 강은영 기자
  • 승인 2019.08.29 11:21
  • 수정 2019.08.29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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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하지만 씁쓸한 아메리카노 한 잔
참여와혁신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참여와혁신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TV 예능프로그램을 보면 깊은 바다 속에 들어가거나 땅이 보이지 않는 고공 위에서 점프하는 등 보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끼치는 체험에 도전하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내가 만약 그 자리에 있다면 망설이지 않고 뛰어들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들곤 합니다. 짜릿함을 느끼기도 하겠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미지의 곳으로 몸을 쉽게 던지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반복되고 지루한 일상을 벗어나 여행을 떠난 사람들은 그 동안 쌓여 있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쾌감을 느끼기 위해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곤 합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것과 같이 최고난이도의 체험은 젊은 세대들에게 버킷리스트 중 하나로 꼽히곤 합니다.

‘지금이 아니면 쉽게 접할 수 없는 기회’라는 생각으로 듣기만 해도 아찔한 ‘스카이다이빙’이나 ‘번지점프’ 등을 시도합니다. 이를 통해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어느 주말, 무료한 시간을 보내던 중 하나의 영상을 시작으로 남은 주말을 순식간에 사라지게 한 콘텐츠가 있었습니다. 할머니 한 분의 일상을 담은 영상이었습니다. 별 거 아닌 영상이었지만 묘한 매력으로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영상을 클릭하는 손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최근 100만 구독자를 달성한 ‘박막례 할머니’입니다. 박막례 할머니는 즐겨보는 드라마를 보며 주인공들의 답답한 행동에 대해 지체 없이 시원스럽게 하고 싶은 말을 다다다 늘어놓는 한편, 좋아하는 음식을 먹을 때는 소녀 같이 웃음을 지으며 행복해하는 모습들이 영상으로 담겨 있었습니다.

할머니에게 푹 빠지고 며칠 지나지 않아 할머니의 책까지 구매하게 됐습니다. 할머니의 인생은 70세 이전까지만 해도 별다를 것 없는 무료한 나날들이었습니다. 어느 날 ‘치매 위험’ 진단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은 손녀는 할머니의 손을 잡고 호주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그 때부터 할머니의 인생은 특별해지기 시작합니다.

호주 여행에서 할머니는 난생 처음 ‘헬멧다이빙’(특수한 헬멧을 쓰고 바다 속을 체험하는 것)에 도전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전에 스노클링을 시도하다가 물을 먹어 한 차례 큰 어려움을 겪었던 터라 다시 한 번 바다 속에 들어가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하지만, 헬멧다이빙을 체험한 후 할머니는 난생 처음 겪어 본 순간이라며 매우 행복했다고 합니다.

할머니는 이후에 어떤 여행을 가더라도 망설임 없이 거뜬하게 도전하고 조금 다치더라도 개의치 않았습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몸소 실천했습니다. 체험 중 다친 상처에 대해서도 “이건 영광의 상처”라고 말하는 모습에 찌르르하고 감동을 받기도 했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내가 저 나이가 된다면 겁 내지 않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지금은 젊어서 가능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작게만 느껴졌던 장애물이 더 커지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 때도 지금과 같은 자신감으로 도전할 수 있을 거라 장담할 수 없을 테니까요.

새로운 도전에 대해 지금껏 해 본 적이 없어서, 나이가 많아서, 또는 이러저러한 이유로 인해 포기한 적은 없나요? 영상과 책을 통해 본 ‘박막례 할머니’는 두려움을 이기고 멋있게 도전해 달콤한 성공의 열매를 얻었습니다. 두렵게만 느껴지는 도전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설레는 순간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