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도 순번제인 현실에서 간호사의 ‘일-가정 양립’ 어떻게 만들 것인가
임신도 순번제인 현실에서 간호사의 ‘일-가정 양립’ 어떻게 만들 것인가
  • 손광모 기자
  • 승인 2019.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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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적인 인력부족과 조직분위기, 간호사의 일-가정 양립 막는 요인
보건의료노조, ‘모성정원제’ 제시 … 인력확충 통한 노동조건 개선과 일자리 신설 꾀해
9월 27일 국회의원 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의료기관 간호사의 모성보호 실태와 해결방안을 위한 토론회' 현장.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9월 27일 국회의원 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의료기관 간호사의 모성보호 실태와 해결방안을 위한 토론회' 현장.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여성노동자의 일-가정 양립을 꾀하는 ‘모성보호제도’가 존재하고 있지만, 간호사의 일-가정 양립은 더딘 상태다. 보건의료노조는 인력확충을 통한 노동조건 개선과 일자리 양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모성정원제’를 주장했다.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세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자유한국당)은 9월 27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에서 ‘의료기관 간호사의 모성보호실태와 해결방안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또한, 대한간호협회(회장 신경림)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나순자, 이하 보건의료노조)도 함께 주관했다.

인력부족과 조직분위기 … 제도 이용의 걸림돌

이날 토론회에서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안종기 고려대학교 노동문제연구소 연구기획조정실장은 만성적인 간호업계 인력부족을 모성보호제도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안 실장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9개의 모성보호제도(△출산전후 휴가 △배우자 출산 휴가 △유급 태아 검진 시간 △임신 중 1일 2시간 노동시간 단축 △임신 중 쉬운 업무 전환 요구 △육아기 노동시간 단축 △유급수유시간 △난임치료휴가 △유산 사산 휴가) 중 하나도 쓰지 못했다고 답한 비율이 27.1%에 달했고, 1~3개 사용 비율이 전체의 60%에 달해 실질적인 제도 이용률이 떨어졌다. 1인당 사용 제도 수는 1.75개에 지나지 않았다.

안 실장은 “모성보호제도가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인력부족의 문제, 과도한 업무량의 문제, 동료에게 업무가 가중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부담이 해소되어야 한다”며, “인력부족의 문제는 노동 강도와 직원 간 갈등을 심화시키고, 의료 퀄리티의 전반전 하락 등 심각한 후속효과를 발생시키므로 전반적인 의료노동여건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안 실장은 모성보호제도를 맘 놓고 쓸 수 없는 조직분위기도 문제로 지적했다. 안 실장은 “임신순번제나 임신-출산-육아휴직 후 원직복직의 불가능 등 지금까지 존재하고 있는 반모성보호 노동환경의 개선과 일터의 조직문화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모성정원제’가 대안 될 수 있어

이날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오선영 보건의료노조 정책국장은 ‘모성정원제’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모성정원제는 최근 3년간 육아휴직자에 대한 평균 결원 인력을 고려하여 별도 정원으로 관리하도록 의무화하고, 정부는 이를 위한 인건비를 지원하는 제도다. 특히 여성노동자의 비율이 70%에 달하는 의료기관의 특성상 임신-육아로 인한 결원은 보편적이므로 필요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오 국장은 “출산전후 휴가자의 대체인력은 확보가 안 되고, 육아휴직자 대체인력은 확보가 되지만 비정규직으로 채용한다”며, “매년 임신과 출산, 육아휴직으로 발생하는 결원을 미리 책정하여 별도정원으로 정규직 채용한다면, 인력 공백 없이 바로 숙련된 대체 인력이 투입가능하다”고 말했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여성이 다수인 사업장에는 산전후 휴가, 육아휴직에 따른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인력 공백을 임시직으로 채웠을 때 환자의 안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며, “현재 정원의 10~15%를 추가 인정하는 모성정원제를 시행해야 한다. 병원의 모성권은 인권이자 노동권 그리고 환자의 권리다. 현장에서 실천이 돼서 노동권 확보가 되고, 일할 만한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