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되는 기후 위기, 금융권의 역할은?
심화되는 기후 위기, 금융권의 역할은?
  • 강은영 기자
  • 승인 2019.10.28 16:06
  • 수정 2019.10.28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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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 대응 위한 노동조합의 역할도 중요
ⓒ 참여와혁신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 참여와혁신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환경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지구가 수용 가능한 기온 상승까지는 0.5℃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한다. 오는 2030년까지 기온 상승을 막아내지 못하면 지구에 파국이 초래될 것이라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기후 위기 심각성에 대한 목소리는 높아지지만, 한국의 기업과 정부는 관심과 노력이 상대적으로 낮다.

전해철·정재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위원장 김현정, 이하 사무금융노조)과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주관으로 28일 오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기후 위기를 막아라! 금융회사의 역할 확대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정재호 의원은 “지구 환경 위기는 과학 기술만의 문제 같지만 사회 경제의 변화와 발전에서 출발했기에 그 해법은 오히려 사회 경제적인 구조에서 찾아야 한다”며 “특히 금융권 노조의 기후 위기 대처 노력은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 수 있으며 사회경제적 구조의 주요 행위자들에게 사회적 책임투자를 강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현정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은 “효율을 중요시하는 자본주의 속성으로 인해 기후 위기는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며 “이번 토론회는 기후변화와 관련된 심각성을 공유하고 금융권에서 어떤 역할이 필요한지 모색하는 자리이면서 노동조합은 ‘생태’의 가치가 노동조합 강령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기후변화 대응과 금융의 역할’을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전 세계 많은 기업이 사회적책임투자(SRI, 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 사무국장은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일본이 관심을 가지고 활발하게 행동하고 있지만, 한국은 관심과 투자가 부족하다는 부분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지속가능 금융의 한 부분으로 녹색 금융을 정의했다. 녹색 금융은 기후변화와 환경 보존을 위한 상품, 서비스, 프로젝트, 정책, 그리고 이를 위한 금융 시스템 등에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이다. 녹색 금융의 일환으로 세계은행 산하 국제금융공사와 금융기관은 2003년 적도 원칙을 도입했다. 개발과정에서 환경파괴나 원주민 인권 등의 침해가 발생하는 프로젝트에 대해 금융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금융기관들의 자발적인 행동원칙이다.

이 사무국장은 “세계의 여러 학자는 기후변화가 환경뿐만 아니라 온열 질환자 발생에 따른 노동자의 건강 위협, 이로 인한 의료비 지출 및 의료보험재정과 노동시간 등에 영향을 줘 거시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면서 “세계는 활발하게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국내 금융권의 기후변화 관심을 독려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윤정숙 녹색연합 공동대표는 “최근에는 기후 위기를 넘어 기후 재앙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으며 금융회사의 역할뿐만 아니라 노동조합도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며 “기후 재앙이나 위기는 계속되고 있지만, 기업이나 정부가 이를 침묵하거나 외면하면서 기후침묵이라는 말도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번 토론회를 기점으로 기후 변화에 대해 노동조합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했으면 한다”며 “노조가 나서서 금융기업에 사회적 책임을 다 할 수 있도록 압력을 가하고, 노사협상에 중요 의제로 가지고 나와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경수 사무금융노조 기획국장은 “한국의 금융은 부자·약탈·경쟁이 큰 특징인데, 물길을 어디로 하느냐에 따라 금융권의 공공적 역할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사무금융노조는 서민·돌봄·협동 금융으로 아젠다를 전환하자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노동이사제 등 내부에서 감시할 방법이 없으니 노조에서 금융회사의 잘못된 투자를 개입할 방법이 부재하다”며 “사무금융노조는 공공경제를 위협하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총선을 앞두고 정당들을 상대로 정책 제안을 하는 한편, 내부적으로도 ‘생태’의 가치를 실천을 통해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