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감정평가사협회·국회 유착관계 의혹 제기
금융노조, 감정평가사협회·국회 유착관계 의혹 제기
  • 임동우 기자
  • 승인 2019.11.14 20:49
  • 수정 2019.11.14 20: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감정원지부, “사명이 국민 혼란 부추긴다는 명분은 허울”
금융노조, “국회 국토교통위·협회 유착 의심돼”
ⓒ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감정원지부
ⓒ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감정원지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위원장 허권, 이하 금융노조)에 의하면 지난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가 열리기 하루 전 날인 12일 감정평가사협회(이하 평가사협회) 측이 회원들에게 국회와의 유착이 의심되는 내용의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평가사협회는 ‘감정원이 감정평가도 하지 않으면서 사명에 감정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감정평가시장의 혼란과 국민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정부 부처와 국회 등에 보내 사명변경을 요구한 바 있다.

금융노조 한국감정원지부(위원장 양홍석)가 공개한 평가사협회 측 문자에는 “많은 변수가 있겠습니다만 이 이름을 수용하고 감정원 사명 변경을 해야 할지 아니면 거부하고 새 국회가 원구성을 마치는 내년 하반기쯤 다시 논의를 시작해야 하는지 많은 고민이 있어 회원님들의 의견을 긴급으로 묻고자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금융노조는 해당 내용에 대해 “이미 이 문제에 있어 국회 국토교통위가 협회와 깊이 유착되어 있는 것 아니냐는 합리적인 의심을 제기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며 “국회는 즉각 한국감정원 사명 변경 법안을 폐기해야 한다. 경고했던 대로 다음 총선에서 반드시 그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해당 문자에는 “중개사협회, 노동조합, 회원 일부의 반대로 ‘한국부동산조사원’이라는 사명은 회의에 상정되지 못했고, 박덕흠 의원이 발의한 ‘한국부동산원’만 회의에 상정되었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이에 양홍석 한국감정원지부 위원장은 “감정평가사협회가 국회에 발의된 ‘부동산원’과 ‘부동산조사원’이 아니라 ‘부동산조사관리원’이라는 명칭으로 설문을 하는 것은, 결국 이번 사명 변경에 대해 국민 혼란이라는 명분이 허울뿐이라는 것이고, 민간 이익단체의 입맛대로 공공기관 이름 바꾸기에 국토부가 동조했다는 걸 보여주는 증거”라며 “민간협회에서 이런 설문을 한다는 것이 참담하다”고 주장했다.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은 “한국감정원이라는 명칭은 50년의 문화성과 역사성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일개 민간협회가 국회를 통해 공공기관의 명칭을 바꾸거나 해야 할 사항이 아니다”라며 “이에 국회가 부화뇌동하는 건 있을 수 없다. 국회는 각성하고 금융노조와 한국감정원 노동조합의 의견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