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에는 이런 행장이 필요합니다
IBK에는 이런 행장이 필요합니다
  • 참여와혁신
  • 승인 2019.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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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장님께 보내는 공개 서한

IBK에는 이런 행장이 필요합니다

2020년 새 임기를 시작할 행장이 임명됩니다. 직원들이 행장 선임에 관심이 큰 것은 비단 새 식구 면면에 대한 호기심 때문만은 아닙니다. 직원 1만 3천명, 당기 순이익 1조7천억원의 거대조직이자 국가 경제 중추인 중소기업 전문은행을 이끌 비전과 능력을 갖추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함입니다. 현재 법률상 IBK의 직원들은 최대 관계자임에도 행장 선임 과정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이에 IBK 노동조합은 기업은행장 제청권을 가진 금융위원장께 직원을 대표해 다음과 같이 제언합니다.

1. 공공조직의 비전이 분명해야 합니다

IBK 기업은행은 태생이 시중은행과 다릅니다. 목표가 이익중심이 아닌 공익성 중심의 공공기관입니다. 중소기업은행 법률에 명시된 바, IBK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경제활동을 돕는 것이 궁극의 사명입니다. 그러나 IMF 이후 민영화의 두려움과 독자생존의 절박함은 IBK의 정체성을 흔들어 놓았습니다. 단기실적주의에 빠진 적도 있습니다. 새 행장은 IBK다운, IBK에 맞는 비전을 갖춰야 합니다. 후보자에게 물어주십시오. “왜 다른 곳이 아닌 IBK의 행장이 되려고 하는가?” 그 답이 분명치 않다면 IBK가 아닌 다른 은행장에 지원하라고 말해주십시오.

2. IBK 전문성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 직원들이 ‘낙하산 행장’을 반대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IBK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정치권의 보은 · 코드 임명, 돌려막기 인사, 각종 단체 · 학교 · 지역의 정치적 안배로 배치되는 행장에게 IBK를 이끌 철학이 준비되었겠습니까? 고작 며칠 공부하고 직원 몇 명 불러다 보고받고 IBK를 파악한 사람, 무어보다 자신의 다음 정치적 행보를 고민하는 사람에게 IBK와 중소기업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자기 장사를 하거나 보신주의에 빠질 것이 분명합니다. 그것은 리더십이 아니라 리스크입니다.

3. 자율경영을 향한 도전정신이 필요합니다

미래 IBK의 크기는 새 행장의 꿈의 크기와 같습니다. 그동안 IBK의 행장은 국책은행의 한계 아래 함부로 꿈꾸거나 과감하게 도전하지 않았습니다. 누가 맡아도 실패하지 않는 시스템에서 안주하는 게 다반사였습니다. 직원들은 2020년 IBK를 이끌 새 행장에게 기존의 질서와 한계를 뛰어넘는 포부를 갖길 원합니다. 금융위원장님은 어떤 행장을 바라십니까? 통제하기 쉬운 행장입니까? IBK를 키워 나라 경제에 도움을 줄 행장입니까? 후자라면 자율경영을 향한 신념을 확인해주십시오. 단순히 은행의 인원과 예산 등 외형적 성장은 물론, 국가 경제에 대한 기여도와 고객 신뢰까지 키울 수 있는 인사를 찾아주십시오.

4. 내부 인사의 공정성을 해쳐선 안 됩니다

내부출신 행장을 우려하는 직원들도 있습니다. 조직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에도 불구하고 내부행장에 대해 부정적인 이유, 각종 인사 외압과 청탁에 자유롭지 못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조직에 대한 충성심과 자기 미래에 대한 확신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반드시 공정 인사에 관한 후보자의 의지와 이를 실현할 구체적 방안을 확인해주십시오.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가 이뤄져 국가적 전략자산인 IBK에 훌륭한 인재가 더욱 많이 등용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5. 직원과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합니다

직원들에게 굴종하는 행장을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노조에게 끌려 다니는 행장을 바라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리더다운 리더를 바랍니다. 리더십은 능력과 추진력으로만 이뤄지지 않습니다. 직원을 설득하는 능력, 직원의 사기를 키워 조직의 역량을 키우는 능력도 포함됩니다. IBK에 대한 애정과 확고한 신념 아래 직원의 목소리를 듣고, 직원과 활발하게 토론하는 행장을 바랍니다. 몇 명 안 되는 이너서클 내에서 중요한 의사 결정이 이뤄지지 않고 현장의 직원들과 함께 IBK의 미래를 디자인하는, 그런 의지가 있는 행장을 원합니다.

6. 통 큰 리더십으로 통 큰 IBK를!

IBK 행장은 쩨쩨하면 안 됩니다. 먼저 고객에게 인색해서는 안 됩니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돕는 일은 계산기만 두드려서 결정할 수 없습니다. 때로는 당장의 손해를 감수하고 멀리보고 지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직원에게도 쩨쩨하면 안 됩니다. IBK는 2018년 연결기준 1조7,643억, 2019년에도 사상 최대의 순이익이 날 것입니다. 그 중심에 일선 직원들의 피와 땀이 있습니다. 우리 직원들은 과한 선물을 바라지 않았습니다. 합리적이고 공정한 보상을 원합니다. 이에 관해 대범하게 직원과 논의할 수 있는 의지가 있는지 확인해주십시오.

모쪼록, 합리적인 인사 추천을 기대합니다.

2019. 11. 14.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IBK기업은행지부 위원장 김형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