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금융권 비정규직, 일은 많은데 임금은 적고 고용불안에 전전긍긍
제2금융권 비정규직, 일은 많은데 임금은 적고 고용불안에 전전긍긍
  • 강은영 기자
  • 승인 2019.12.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무금융노조, 제2금융권 비정규직 현황 파악 및 심층 조사
ⓒ 참여와혁신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 참여와혁신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오는 12월 15일은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위원장 김현정, 이하 사무금융노조)이 창립 8주년을 맞는 날이다. 사무금융노조는 8주년을 맞아 제2금융권 비정규직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사무금융노조와 사무금융우분투재단, 한겨레결제사회연구원이 주관하고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이정미 정의당 국회의원 주최로 12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사무금융권 비정규직 현황발표 및 대안모색 토론회’를 진행했다.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은 비정규직 격차 해소 사업을 면밀하게 진행하기 위해 제2금융권 실태조사를 기획했다. 연구에는 사무금융노조와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함께 했으며 지난 7월부터 시작된 연구는 6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됐다.

김현정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은 “사무금융노조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은 불평등 양극화 해소라고 생각했고, 우분투재단을 통해 노동계를 넘어 사회 전역으로 활동이 확대되는 것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러한 모습들이 앞으로 추구해야 할 사회연대의 길”이라며 사무금융노조 창립 8주년 소감을 전했다.

이어서 “금융권뿐만 아니라 노동권에서 심화된 실태조사를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 자리는 다양한 형태의 비정규직들을 조직하고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구체적인 데이터로 확인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장”이라고 말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사무금융노조 출신으로서 노동조합 활동 당시 어떻게 하면 국민과 함께할 수 있는 노동조합이 될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이번 실태조사 발표는 노동운동에 있어서 상당한 결과로 기록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변에는 제대로 된 임금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많다”며 “이번 토론회가 우리보다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갈 수 있기 위한 주춧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참여와혁신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 참여와혁신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다양한 형태의 비정규직들,
노조 간부 “비정규직 처우 개선해야 되는데..”

이번 실태조사는 제2금융권에 종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노동조합 간부를 대상으로 각각 온라인 설문조사와 심층면접조사(FGI)를 진행했다. 비정규직 노동자 285명이 온라인 설문조사에 응답했고, 24명이 심층면접조사에 참여했다. 노동조합 간부는 87명이 온라인 설문조사, 22명이 심층면접조사에 응답했다.

제2금융권 고용형태를 살펴보면 ▲정규직 37.49% ▲기간제 계약직 5.3% ▲특수고용 40.18% ▲파견 및 용역, 도급 11.94% ▲자회사 2.71% ▲무기계약 2.35% 등으로 다양한 형태의 비정규직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비정규직들은 ‘평소 고용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라는 질문에 대해 69.8%(▲매우 그렇다 35.4% ▲다소 그런 편이다 34.4%)가 고용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심층면접조사에서도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캐피털사에서 기간제 계약직으로 근무하는 30대 남성은 정규직 전환을 기대하고 있지만 가능성이 낮은 현실의 벽으로 인해 좌절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일정한 기준에 따라 정규직으로 전화되는 것이 아니라 해마다 회사의 일방적 통보에 따라 결정되기에 불안감이 더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임금에 대한 부분도 안정적이지 않다. ‘업무량과 비교해 급여 수준이 적정하다’라는 문항에 대해 73.7%(▲별로 그렇지 않다 56.5% ▲전혀 그렇지 않다 17.2%)가 부정적으로 응답했다. 기본급을 최저임금으로 설정해 놓고 이에 수당을 더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실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장시간 노동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심층면접조사에 참여한 비정규직 노동자 15명은 기본급이 최저임금인 175만 원 수준이거나 적다고 밝히기도 했다. 결국 낮은 급여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많은 양이 업무를 할 수밖에 없다.

악조건 속에 빠져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노동조합의 존재는 절실했다. ‘노동자의 권리를 대변하는 노동조합의 필요성’에 대해 97.9%가 응답했다.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위해 노동조합 간부들은 얼마나 인지하고 있는지에 대한 조사도 진행됐다.

사무금융노조 소속 간부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83.9%가 비정규직 이슈에 대해 관심이 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사업장에서 추진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 관련 활동에 대한 설명을 요청했을 때 49.4%의 간부들은 관련 활동이 없거나 모르겠다고 답했다.

한귀영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센터장은 “간부들이 비정규직에 대한 관심이 높은 점은 고무적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아직까지 관심이 추상적 수준에 머물 거나 당위적 차원에 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사무금융노조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직접고용과 같은 장기적 과제도 중요하지만 휴게 공간 확보, 이석의 자유화 등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사무금융노조의 사업장들이 대부분 대기업이니만큼 단체협상안에 도급업체 처우 개선 요구를 담을 필요도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