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박싱] 이 주의 인물 : 이행열
[언박싱] 이 주의 인물 : 이행열
  • 손광모 기자
  • 승인 2020.0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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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트: #마카롱택시 #플랫폼 #혁신 #전택노련
이행열 KST 모빌리티 대표이사

첫 해의 시작, 다들 별 탈 없이 하셨나요? 1월 마지막 주 언박싱(unboxing)의 주인공은 바로 이행열 KST 모빌리티 대표이사입니다. KST 모빌리티는 낯설게 들리지만, 혁신형 택시 플랫폼인 ‘마카롱 택시’는 한번쯤 들어보셨을 것 같습니다. KST 모빌리티는 ‘마카롱 택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30일, 마카롱 택시는 한국노총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위원장 강신표, 이하 전택노련)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는데요. 택시노동자의 수익증대와 근무환경 개선 및 택시운송사업 경쟁력 강화가 업무협약의 목적이었다고 합니다. 여태껏 플랫폼 기업의 택시업계 진출은 기존 택시업계의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반면, 마카롱 택시는 달랐습니다. ‘상생’을 지향했던 이유입니다.

마카롱 택시의 이행렬 대표이사에게 혁신과 상생이란 무엇일까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마카롱 택시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택시를 기반으로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는 스마트 모빌리티 플랫폼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기존 택시가 단순한 이동이라고 하면, 저희는 이동에 가치를 부여해요. 고객의 이동에는 목적이 있어요. 그 목적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비전을 가지고 있어요. 사실 이동이 필요한 모든 곳에 택시를 적용할 수 있죠. 가맹택시에 한해서는 규제를 풀어주는 정부정책에 맞게 전택노련과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이번에 전택노련과 맺은 업무협약에 대한 내용을 소개해주세요

현재 택시노동자의 운송 수익은 택시를 타는 사람이 더 증가하지 않으니까 갈라먹는 식이 되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굉장히 힘든 조건에 있으시죠. 저희가 추구하는 방향은 적게 일하면서도 적정한 수익을 얻는 방식이에요. 목적에 필요한 서비스 피드를 붙여서 좀 더 객 단가(고객 1인당 구매액 수)를 높이고, 예약제도로 운송을 예측가능하게 만드는 거죠. 택시 노동자들의 운행 스트레스를 줄이면서 수익을 보장하는 거예요. 이런 목표를 택시 노동자와 함께 이루고 싶다는 의미에서 업무협약을 맺었어요.

-타다의 플랫폼 택시 진출은 기존 택시업계에 많은 반발을 불러왔습니다. 하지만 전택노련에서 마카롱 택시는 다르다고 봤는데,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마카롱 택시는 기존 택시에는 없었던 고부가가치를 창출해서 노동자 분들도 좀 더 좋은 조건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합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고민 하는 기업들은 없어요. 타다 같은 경우에는 기존 택시를 버리는 혁신을 하고 있어요. 카카오는 호출량을 늘려서 콜비를 받겠다는 거죠. 반면, 저희는 시장을 키우는 방식으로 혁신을 하자는 거예요.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주신다면?

기본적으로 플랫폼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른 것 같아요. 특히 차량 플랫폼 같은 경우는 온라인 서비스들이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는 경우다 보니 오프라인 쪽을 잘 신경을 안 써요. 노동자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거죠. 통상 공유경제라고하면, 내가 쓰고 있던 걸 나눠줘야 하잖아요? 플랫폼 사업자들은 자산을 확보하고 그 자산을 이용하게 하는 대신 수수료를 받는 방식을 공유경제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사실 타다는 렌트카를 쓰게 하는 거죠. 자가용을 쓰는 카풀은 공유가 맞는데, 차량 플랫폼에 카풀이 사라지면서 공유의 의미는 퇴색했다고 봐요. 타다는 택시의 약점인 서비스 혁신을 이뤄냈지만, 진정한 의미의 공유는 아니라는 거죠.

또 타다는 사실상 편법의 편법을 모아서 만들어진 거라고 볼 수 있어요. 운전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싶지만 불가능하잖아요? 진정한 한국의 공유경제라고 하려면 진정한 혁신이 일어나고 계속적으로 진화가 돼야 하는데 타다는 진화할 수 없는 거죠.

-마카롱 택시의 혁신은 무엇인가요?

기존 택시 플랫폼이라는 게 사실 전화호출을 모바일로 옮긴 거에 지나지 않아요. 사실 혁신이 아니고 택시를 부른 방식이 바뀐 것뿐이죠. 저희는 택시의 새로운 길을 만들고 싶어요.

이번에 국토부와 국회가 일명 타다금지법을 통과시켰잖아요? 법의 취지는 기존 택시를 국가가 발급하는 ‘모빌리티 면허’, ‘플랫폼 면허’로 봐달라고 하는 것이에요. 즉 국가가 규제를 풀어주는 대신 제도권 안에서 택시를 관리할 수 있게끔 하자는 거죠.

저희는 약 25만대의 택시를 확보한다면, 충분히 육상의 모빌리티 혁신을 만들 수 있고 주도할 수 있다고 봐요. 그런데 사람들은 기존 택시라는 꼬리표 때문에 혁신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택시'라는 인식을 날려버리고 25만 대의 '모빌리티 면허'가 생겼다고 생각해줬으면 해요. 저희가 바라보는 미래 그림은 그런 거죠. 국가가 플랫폼 택시를 일정부분 관리하면서, 기존 택시업계 노동자들과 함께 혁신을 만들어 가자는 취지예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마카롱 택시는 전국에서 최초로 완전급여제를 시행했어요. 또, 드라이버라는 이름을 버리고 쇼퍼(Chauffeur)라는 이름을 쓰죠. 쇼퍼는 옛날에 영국 왕실 마차를 모는 분들을 일컫다가, 운전 전문 노동자를 부르는 말로 확장됐어요. 저희가 쇼퍼라는 용어를 사용한 이유는 사실 모빌리티 서비스 본질은 사람이잖아요? 사람이 안정된 여건과 환경 속에서 일을 해야지 좋은 서비스가 몸으로 나오는 거죠. 그래서 저희는 ‘노동자와 함께 혁신한다’는 큰 화두를 던졌다고 생각해요. 비록 전국에 많은 택시 사업조합들에게 엄청나게 욕을 많이 먹고 있긴 하지만요.(웃음)

기본적으로 플랫폼 사업자가 해야 하는 일은 기업이 가지고 있는 IT기술을 가지고 실제로 업에 종사하고 계신 분들을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 드리는 게 있어요. 또 하나는 더 좋은 서비스를 만끽하기 위해 더 돈을 내고 싶으신 고객이 있어요. 그런데 틀에 박힌 서비스와 틀에 박힌 요금제로를 풀어드릴 수 없어요. 그런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켜서 시장 자체를 키우는 혁신을 해야 하는 거죠.

노동자와 함께하는 혁신이 잘 되다 보면, 미래 어느 시점에는 ‘택시노동자’의 의미도 지금과는 다르게 굉장히 안정되고 재밌는 직업군 인식이 변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