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순찰노조, “함께 고민하고 함께 성장하는 노동조합을 만들 것”
한국도로공사순찰노조, “함께 고민하고 함께 성장하는 노동조합을 만들 것”
  • 최은혜 기자
  • 승인 2020.03.03 16:52
  • 수정 2020.03.04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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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준 신임 위원장, 74.3% 지지율로 당선
"노조 전임 안 하겠다" 파격 선언

지난 22일, 99.4%에 달하는 투표율을 기록한 선거가 막을 내렸다. 바로 한국노총 공공노련 한국도로공사순찰노동조합(위원장 이경준)의 제3기 위원장 선출 및 집행부 보궐선거다. 이날 종료된 제3기 위원장 선거는 지난 1월 전임 위원장이 불미스러운 일로 사퇴하면서 20일부터 3일간 진행됐다.

당선자는 이경준 전 한국도로공사순찰노조 강원권역 부위원장으로, 350표를 얻어 당선됐다. 이경준 위원장은 첫 번째 정책으로 ‘현장에서 소통하고 조합원의 눈과 귀가 돼 일 처리하는 위원장이 되기 위해 노조 전임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등 파격적인 정책을 제안했다.

남은 임기 15개월, 이경준 위원장이 그리는 한국도로공사순찰노조의 그림에 대해 간단하게 들어봤다.

이경준 한국노총 공공노련 한국도로공사순찰노조 위원장 ⓒ 이경준 위원장
이경준 한국노총 공공노련 한국도로공사순찰노조 위원장 ⓒ 이경준 위원장

 

<미니인터뷰>

지난 1월, 전임 위원장의 사퇴로 급하게 선거를 준비했을 것 같다. 급하게 출마를 결심하게 된 이유가 있나?

전임 위원장의 비리로 인해 노동조합에 위기가 왔다. 흔들리는 노동조합을 가만히 두고 볼 수가 없었다. 우리 조합원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한국도로공사순찰노조를 지키고 싶었고 또 비정상적인 조합을 정상화 하고 싶었다.

전임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전임을 하지 않음으로써 생기는 조합원의 불만은 어떻게 해소할 계획인가?

물론 순찰 업무와 노조 업무를 한 번에 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위원장이 독단적으로 노조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집행부가 함께 업무를 분담해 노조 업무를 해나갈 생각이다. 전임을 하지 않아서 생길 수 있는 조합원의 피해와 불만을 최대한 줄이도록 노력하겠다.

‘변화된 조합을 위해 권위 없는 집행부를 만들겠다’는 정책이 있다. 기존의 노조 문화가 어떠했고 앞으로 만들고 싶은 조합은 어떤 모습인가?

노조 설립부터 사퇴할 때까지 전임 위원장이 계속 위원장을 맡아왔다. 게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위원장이 전권을 갖고 독단적으로 모든 일을 처리해왔다. 이런 노조 문화에 불만이 컸는데, 앞으로의 한국도로공사순찰노조는 권위 없는 노조를 표방하고자 한다. 모든 정보를 조합원과 공유하고 함께 고민하며 함께 생각하고 함께 성장하는 노조로 만들 것이다. 노조의 주인은 위원장이 아니다. 조합원이다.

임기 2주 차다. 임기를 시작한 소감을 듣고 싶다.

당선 이후 시간이 정신없이 지나간 것 같다. 그래서 소감보다는 우리 순찰원의 현안인 교대근무 패턴 변경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 우리 순찰원은 지난 수십 년간 24시간 3교대로 운영됐다. 별도의 휴식을 정하지 않고 8시간씩 3교대를 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 사측은 교대근무 패턴을 노동법상의 4시간 근무당 30분 휴게시간 부여를 근거로 9시간씩 3교대로 변경하려고 한다. 순찰원의 근무지는 고속도로 위다. 휴게 공간이 따로 없는데 그 위에서 한 시간을 쉬라는 거다. 이런 상황에서의 9시간 3교대는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교대근무 패턴을 사수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