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이제 편히 쉬어요”
“언니, 이제 편히 쉬어요”
  • 라인정 기자
  • 승인 2008.09.2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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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륭전자 분회 고(故) 권명희 조합원 노제 열려

ⓒ 이현석 기자 hslee@laborplus.co.kr

2년간의 암 투병생활 끝에 지난 25일 4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기륭전자 분회 고(故) 권명희 씨. 권 씨를 기리는 노제가 27일 오전 9시, 서울 구로구 가산동 기륭전자 앞에서 150여 명의 추모객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얼마 전 94일 간의 단식을 중단했던 기륭전자 노조 김소연 분회장은 조사를 통해 “언니(고 권명희 씨)는 마음 약한 우리 조합원들이 갈등하고 방황할 때 믿음의 반석이 되어주고, 말보다 조용한 믿음으로 우리 분회를 밀고 온 보이지 않는 힘이었다”면서 “가난과 차별에 서러운 비정규직 노동만은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주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떠나간 권 씨를 애도했다. 

권 씨는 투병생활 중에도 병세가 완화됐을 땐 농성장의 집중 집회에 참석해 왔고, 병석에서도 기륭분회 인터넷 까페를 수시로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 이현석 기자 hslee@laborplus.co.kr

이날 고인의 유해는 마석 모란공원 납골당에 안치됐고, 오후 5시에는 고인을 기리는 천주교 단체들의 시국미사가 기륭전자 앞에서 진행됐다. 권 씨의 유족으로는 남편과 중학생인 자녀 2명이 있다.

투쟁 1131일 차를 맞은 기륭전자 노조는 그동안 정규직화 쟁취, 노조탄압 중단, 위장도급 철회 등을 주장하며 사측에 맞서왔다. 권 씨의 죽음으로 이제 그 힘겨운 싸움을 9명의 조합원들이 이어가게 됐다.

ⓒ 이현석 기자 hslee@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