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청구조를 뚫어라!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 노숙농성 시작
원하청구조를 뚫어라!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 노숙농성 시작
  • 손광모 기자
  • 승인 2020.05.19 19:29
  • 수정 2020.05.19 1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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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 LG헬로비전-‘상급단체’ 희망연대노조, 3월 24일 임금처우개선 합의
그러나 ‘하청사’-‘비정규직지부’ 교섭은 지지부진 … “원청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 강조”
2020년 5월 19일 LG헬로비전 본사 앞에서 진행된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 2020년 2차 파업투쟁 결의대회' 현장.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LG헬로비전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원청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제기하며 LG헬로비전 본사 앞에서 노숙농성에 들어갔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희망연대노조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는 19일 오후 1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LG헬로비전 본사 앞에서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 2020년 2차파업투쟁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는 인터넷-케이블 설치 및 수리하는 노동자로 구성돼 있으며, LG헬로비전과 도급계약을 맺은 전국의 고객센터에 고용돼있다.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는 지난 2019년 2월 ‘CJ헬로고객센터지부’로 시작했다. 이후 2019년 12월 LGU+가 CJ헬로를 인수하면서 사명을 LG헬로비전으로 바꾼다. 이에 따라 노동조합 명칭도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로 변경했다.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는 2019년 9월부터 2020년 3월까지 LG헬로비전 본사 앞에서 노숙농성을 진행한 바 있다. 인수 기간에 피인수기업인 CJ헬로와 인수기업 LGU+ 중 아무도 교섭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지부진한 교섭은 지난 3월 24일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의 상급단체인 희망연대노조와 LG헬로비전이 ‘홈서비스센터(고객센터) 조합원 고용안정 및 처우개선’에 합의하면서 일단락되는 듯 했다.

당시 합의안의 주요 내용은 ▲협력사 조합원의 임금처우 개선 지원(2022년까지 LGU+ 홈서비스센터 수준으로) ▲협력사 조합원의 산업안전과 근무환경 개선 ▲협력사 조합원의 고용안정 지원 등이다.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그러나 원청과 상급단체의 합의안이 곧바로 하청업체 노사에 적용되지는 않았다.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가 재차 경고파업과 노숙농성에 돌입한 이유다.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와 하청업체는 지난 3월부터 4월까지 6차례에 걸쳐 2019‧2020년 임단협을 진행해 왔지만 성과가 없었다. 쟁점은 ‘임금’이다.

교섭에서 하청업체 대표와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생산성 수당’으로 12만 원 지급을 제시했다. 생산성 수당은 연장근무 등 가산 수당의 기초가 되는 통상임금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는 ‘생산성 수당’이 가산 수당을 줄이려는 꼼수라고 지적하며, 기본급 25만 원을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2년 치(2019‧2020년) 임금인상 분을 요구하는 것이다.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는 이날 결의대회 이후로 노숙농성을 진행한다고 알렸다.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LG헬로비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월 180만 원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다. 업계 최저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동일업종 계열사인 LGU+의 하청업체의 경우 2019년 기준 월 229만 원, 연 평균 15만 원 인상됐다고 알려져 있다.

이날 결의대회에 참가한 이들은 “지난 3월 24일 원청은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적극적으로 이행하겠다면 노동조합과 합의서를 체결했지만 교섭은 결렬됐고 해결은 기미는 보이지 않는 현실”이라면서, “노동조합이 없던 시절 우리를 개인도급, 근로자영자로 부리고 심지어 ‘알바생’ 운운했던 하청업체의 시각은 어찌 달라진 것이 없는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