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 빼서 광주 아파트 산다
서울 전세 빼서 광주 아파트 산다
  • 참여와혁신
  • 승인 2008.10.0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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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욕구 맞춰 재무목표 설정해야

최대홍
포도재무설계 서울지점 부지점장

최근 광주광역시에 거주하고 있는 A씨는 고민이 생겼다. 결혼한 지 2년이 다 되어가고 자녀도 출산해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지만, 결혼 당시에 받았던 마이너스 통장이 아직 줄어들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혼을 하고 맞벌이를 하면 돈이 불어날 줄 알았는데 어찌된 일인지 돈은 늘어나지 않고 있는 것이었다. 출산 3개월 후부터 배우자가 맞벌이를 고집해 다시 일을 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B씨의 고민도 비슷하다. 결혼 3년차에 접어들어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지만 집을 마련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처럼 느껴진다. 결혼하면서 부모님이 마련해 준 전세 이외에는 딱히 돈이 불어난 것 같지 않다.

환경 다르면 심리상태도 달라

위에서 언급한 A씨가 광주광역시에 거주하지 않고 서울특별시나 수도권에 거주한다고 해도 A씨의 고민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B씨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서울에 산다고 해서 생활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다. 열심히 일을 하고, 돈을 모으고 행복하게 살고 싶은 일반적인 욕구는 동일하다.

다만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 환경의 차이는 고객들의 재무목표 차이로 나타난다. 그것은 부동산 가격 상승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었던 서울 사람과 영향을 덜 받은 지방 사람간의 심리적 욕구가 주변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A씨의 목표는 결혼 전 받았던 대출을 빨리 갚고, 집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상담을 통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자 다른 이야기가 나왔다. A씨도 주택구매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서울과 수도권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처럼 집을 당장 사거나 또는 가장 중요한 재무적 목표로 집을 구매하는 것을 원하는 것은 아니었다.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르는 것도 주변에서 간혹 보았지만, 대출을 많이 끼고 산 사람이 집값이 떨어져서 고민하는 사람들도 많이 봤어요. 집을 꼭 사야겠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집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 정도죠.”

반면 B씨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했다.
“서울에서 살면서 마흔 살 이전에 주택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능력 없는 사람처럼 인식되는 것 같아서 마흔 살 이전에 내 집을 꼭 마련해야겠습니다.”

실제로 서울지역의 아파트 전세가격이 지방의 웬만한 아파트 매매가격이다. 서울에서 웬만한 지역의 아파트 거래가격은 3억 원 선을 넘어섰다(서울지역 아파트 평균 가격 3억 원 돌파, 고뉴스TV, 2008.07.16). 그리고 서울지역의 아파트에 전세로 입주하기 위한 평균가격은 1억8617만 원이다(민주노동당 논평, 전세가격 상승 세입자는 대책 없다, 연합뉴스, 2007.08.27).

지방은 어떨까? 평균 전세가격으로 살 수 있는 아파트가 많다.

욕구에 맞춰 목표 설정하라

돈을 모으기 위해서는 우선 수입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 돈으로 의식주가 해결되어야 한다. 의(依)와 식(食)은 어느 정도의 소득으로도 해결이 가능하지만 주(住)의 문제는 위의 기사를 참고한다면 서울지역에서는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다.

많은 가정을 상담하면서 돈을 모으는 문제는 심리적인 요소가 많이 반영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주변의 이야기와 간접적인 경험들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는 것이다.

재테크라고 인식되든 재무목표라고 인식되든, 중요한 것은 목표의 설정이다. 서울과 지방의 심리적인 차이가 주거와 관련된 심리적, 환경적 차이라고 한다면 중요한 것은 가장 적합하고 실행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그 출발점이다.

A씨의 경우는 우선 대출 상환을 하고 현재 자녀의 출산으로 인해 전세평형을 확장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이다. 그리고 주택 마련에 주력하기 보다는 금융자산을 차곡차곡 모아가고, 노후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여유자금이 모인다면 3억, 4억 하는 부동산에 투자하기 보다는 1억 미만으로 투자가 가능한 수익형 부동산을 마련하는 것이 심리적으로도 안정감이 있는 재테크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B씨의 경우는 어떨까? A씨와 달리 B씨의 경우는 주택마련이 중요한 목적이 되어야 한다. 이는 서울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보다는, B씨가 A씨보다 주택마련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이 더 높기 때문이다. B씨의 경우 주택마련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단계적으로 진행해가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적정한 대출의 크기를 가늠한다면 3~4년 후부터는 청약을 통해서든 일반 매매를 통해서든 주택을 구매할 수 있다.

서울과 지방의 재테크 방법의 차이는 없다. 더 좋은 투자대상을 찾아 전 세계를 누비는 시대에, 거주하는 곳에 따라 목표나 재테크의 방법이 달라지지 않는다. 비록 서울과 지방의 재테크 차이를 소개하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돈을 모으고자 하는 사람들의 심리상태와 욕구에 더 초점을 맞춰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더 중요한 재무설계요, 재테크다.

최근 주식시장이나 부동산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돈이 많은 부자들은 이럴 때 투자를 해서 경기가 회복되면 제값을 받고 다시 판다’고 하지만 그런 여유가 없는 우리들은 정말 하고 싶고, 갖고 싶고, 이루고 싶은 것들을 명확하게 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재테크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