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본 고용유지 및 고용창출을 위한 사회협약
일 본 고용유지 및 고용창출을 위한 사회협약
  • 참여와혁신
  • 승인 2004.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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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일자리 나누고

경영계, 고령자 고용유지 노력

Issue in IssueⅠ해외사례
일본은 전세계에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다. 일본 총무성은 2000년부터 2010년까지 10년간 15세에서 29세 사이의 젊은층은 600만 명 감소하는 것에 반해 60세 이상의 고령자는 약 850만 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생산가능인구(15~29세)가 2005년을 정점으로 감소하는 반면 60세 이상 노동력인구는 1999년 926만 명에서 2010년 1279만명으로 증가해 노동인구 5명 중에 1명이 60세 이상 고령자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은 이미 사실상 초고령 사회에 들어섰다. 여기에 출산율까지 하락하고 있어 고령 노동자의 참여 없이는 경제를 지탱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고령화, 노사정 공통의 영역으로
노동 가능 인구 자체가 고령화됨에 따라 일본의 노사정은 고령자의 고용유지 및 고용창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는 2003년 정책보고서를 통해 “고연령자의 노동방식과 노동조건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일본노동총연맹(렝고)도 고령자의 고용문제를 2001~2003년 정책과제 중 하나로 선정해 정년연장(65세)과 고용정책 확충을 요구했다.
이러한 위기의식은 노사정 공통의 이해영역을 넓혔다. 고령화는 국가 경제 뿐 아니라 노동자의 삶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
일본 노사정은 이러한 공통의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지난 2002년 11월 ‘고용유지 및 고용창출을 위한 사회협약’을 체결했다. 합의문에 따르면 ▲경영자측은 평균 이상으로 고용의 유지·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노동계는 워크쉐어링을 포함한 취업형태 다양화, 생산성 향상과 비용절감 등 경영기반 강화에 협력하기로 ▲정부는 고령자의 고용기회를 확대하고 고용형태를 다양화하기 위한 규제 개혁 등 지원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일본은 이미 1990년대부터 고용연장을 위해 임금피크제를 도입, 2004년 현재 직원 5000명 이상 기업은 78%가 도입하고 있다.
일본 참의원은 지난 6월 오는 2014년까지 기업의 노동자 정년을 현재의 60세에서 65세로 연장하는 내용의 고령자고용안정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이 법에 따라 기업 노동자의 정년은 내년 62세, 2007~2009년 63세, 2010~2012년 64세, 2013년 이후 65세로 늘어난다. 본인의 의사에 반해 정년 전에 퇴직당한 노동자는 재고용 방식으로 다시 입사해 사실상의 정년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사용자의 부담을 고려해 정년제를 신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재량권을 부여했다.

청년 고용 예산의 3배에 달하는 고령자 고용 예산
노사정의 노력 외에 정책적 지원도 다양하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2003년 고령자 고용대책 예산은 970억엔(약 9천 8백억원)에 달했다. 이는 청년 고용대책 예산인 245억엔의 3배가 넘는다. 사업주가 고령자 채용을 위해 시설·설비를 개선하거나 고령자 고용을 늘릴 경우, 또는 정년을 61세 이상으로 연장할 경우에는 고용 장려금을 지급한다. 기업뿐 아니라 고령 노동자 개인에게도 60세 이후 임금이 이전 임금의 85% 미만일 경우 임금 하락분을 지원한다. 이 외에도 ‘고령자 고용개발 협회’를 설치해 65세 이상 고령자들의 고용안정과 작업장개선·건강증진·전직지원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법·제도적 지원도 탄탄하다. 고령자 등의 고용안정 등에 관한 법률 및 고령자 등의 직업안정대책기본방침은 ▲지식과 경험을 활용한 65세까지의 고용확보 ▲중고령자의 재취직 원조와 촉진 ▲고령자의 다양한 취업과 사회참가의 촉진에 중점을 두어 종합적인 고령자 고용과 취업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고령자 고용정책이 고용촉진장려금을 제외하고는 전무한 것과는 사뭇 대조된다.
한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차흥봉교수(전 보건복지부장관)는 “일본 근로자의 평균퇴직 연령은 60세를 이미 넘어선 데 반해 우리나라는 56세에 불과하다”며 “고령화에 잘 대응하려면 재정을 논하기에 앞서 개인들의 경제적 수명을 연장시키기 위한 제도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적 직업교육훈련을 고령화에 대비한 인사정책 과제로 지적했다. 고령화가 거스를 수 없는 추세로 등장하고, 글로벌 경제의 경쟁이 가속화됨에 따라 각 기업은 작업구조 변화 등 작업 시스템의 변경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직접부서와 간접부서의 기능통합
이 가운데 1990년도 초부터 도입되기 시작한 그룹작업(팀작업)은 자동차산업을 선두로 전산업으로 확대됐다. 현재 독일 내 거의 모든 완성차업체가 그룹작업을 시행하고 있으며 전체 산업에서는 약 50~60%의 기업이 채택하고 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있는 다임러크라이슬러의 모터 조립공장에서는 1990년대 중반 ▲생산현장의 책임과 권한 증대 ▲관료적 통제체제의 완화 ▲현장 작업자의 숙련향상과 문제해결 능력 강화 ▲공정 합리화 과정에의 참여를 통한 노동동기 부여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그룹작업이 도입됐다.
이 공장에서 그룹작업이 도입되기 이전에는 다른 조립공장과 마찬가지로 간접직무와 직접직무의 구별이 엄격해 동료들 간의 상호 지원이나 협력의 가능성이 거의 없었다.
1990년 중반 경영진과 노동자평의회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는 새로운 생산방식의 하나로 그룹작업을 도입하기로 합의한다.
그룹작업은 총 3단계를 통해 도입됐는데 1단계는 조립라인 내에서의 직무순환이다. 그런데 1단계 도입에 대한 작업자들의 긍정적 평가는 13%에 그쳤다. 컨베이어의 속도에 예속된 비슷한 노동강도의 작업을 순환하는 것에 별다른 변화를 느끼지 못한 것이다. 숙련향상, 즉 노동의 질적 발전이 일어나지 않고 작업자들이 단지 강도 높은 저숙련작업 사이를 오갔기 때문이다.
2단계에서는 단순조립 라인에 현실적으로 가능한 최종검사 업무를 그룹에 통합시켰다. 3단계에서는 자재배치와 PC에서 부품을 주문하던 물류작업자도 그룹구성원이 됐다. 이제 그룹에서 수행하는 일은 라인조립의 한 가지 기능에서 최종검사와 물류가 포함된 세 가지 기능으로 넓혀졌다. 그룹의 책임과 권한의 범위가 그만큼 확대된 것이다.
이 3단계로의 이행은 2단계로부터 9개월, 즉 그룹작업 도입 후 총 15개월이 걸렸다. 처음 5명의 라인작업자 간에만 이루어지던 순환이 8명으로 늘어났고 동시에 최종검사와 물류작업까지도 로테이션에 포함되었다.

고령화 시대의 해법, 다기능화
이 결과 작업자들은 최소한 제품검사와 물류작업의 차례가 돌아올 때 컨베이어의 속도로 인한 시·공간적 제약에서 벗어날 수가 있었다. 정기적으로 컨베이어에서 떠나 다른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국노동혁신연구소 이문호 소장은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다기능화’로 노동의 질적 변화를 가져오는 숙련향상”이라고 평가했다. 
공장 자체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 변화를 경험한 작업자들은 76%가 그룹작업에 만족한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64%가 그러한 그룹작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일의 직업적 전문성이 요구된다고 평가했으며, 70%가 작업이 전보다 재미있다고 대답했다.
그룹작업의 3단계 실시 후에는 작업자의 60%가 그 전보다 동료들 간의 상호협력이 잘 이뤄진다고 답했다. 이는 상이한 기능을 갖는 업무가 순환되면서 숙련향상을 위해 서로 배우고 돕는데서 나온 결과이다.
개선활동과 그룹토의의 활성화는 문제해결을 위한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진행되면서 학습과 노동동기가 높아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임러크라이슬러 공장의 작업장혁신은 전체적으로 기능통합적 숙련향상을 통해 학습과 노동동기를 부여하면서 심신의 건강에 기여하는 작업형태의 사례이다.
이문호 소장은 “다임러크라이슬러 공장은 숙련·동기·건강이라는 3요소가 하나의 연관된 체계 속에서 인간적인 노동환경을 형성했다”며 “이는 빠른 노화현상을 막고, 늦은 나이까지 업무능력을 보유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측면에서 고령화시대에 적합한 작업 구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종합적 고용환경정비 추진사업  ‘점프65’
2001년도부터 실시하고 있는 종합적 고용환경 정비 추진계획으로 고령자 고용 어드바이저 활동을 중심으로 한 정년연장, 계속고용 제도의 도입촉진, 사업주가 실시하는 재취직 원조에 대한 지원사업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이 사업이 보급하고 있는 ‘기업진단시스템’은 고령노동력의 활용을 목적으로 기업 내에서 취해야 할 과제와 방향성을 정리하기 위해 개발된 간이형 진단시스템으로, 테마별로 4개의 진단을 제공하며 모두 무료다.
● 직장 개선 진단시스템
작업장의 작업환경 진단을 통해 고령자가 일하기 편하고 효율적인 직장환경을 정비하는 수단을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 건강 관리 진단시스템
작업장 노동자의 건강관리상의 문제점을 정리하고 특히 고령자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직장 만들기를 위한 개선책 및 건강증진을 위한 수단을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 교육 훈련 진단시스템
고령화에 대응한 기업 내 교육의 필요도를 진단하고 교육훈련의 방향과 제시 및 문제점 개선 수단을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 인건비와 임금분석진단시스템
인건비 진단시스템은 임금, 퇴직금, 복리후생비 등 총인건비의 장래예측과 경영지표분석과 각종 경영지표를 바탕으로 한 총인건비와 경영계획의 조정을 시뮬레이션하는 시스템이다.
임금분석진단시스템은 전 직원의 임금 승급과 기본급, 초임 등의 실적 데이터를 근거로 하여 기업 내의 임금수준과 임금격차를 검토하는 기초자료를 작성하고 고령화에 대응하는 임금제도 변경에 동반한 임금총액의 예측에 관한 시뮬레이션을 실시하는 시스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