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고용위기 확산, “구직급여 지급액 1조 시대”
코로나19 고용위기 확산, “구직급여 지급액 1조 시대”
  • 박완순 기자
  • 승인 2020.06.08 17:26
  • 수정 2020.06.08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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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20년 5월 노동시장 동향’ 통계 발표
고용보험 가입자 수 감소, ‘2030과 제조업’에서 뚜렷
노동계, “반쪽짜리 고용행정통계, 제조업 특단 대책도 필요”

구직급여 지급 금액 1조 원 시대가 도래했다. 코로나19 고용위기 영향으로 분석된다.

8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년 5월 노동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고용보험 취득자가 48만 6천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9만 명 감소했다. 고용보험 가입자 수도 전년 동월 대비 증가는 했지만 증가폭이 15만 명대로 두 달 연속 저조했다. 고용보험 취득자도 줄고 가입자 증가도 저조했다는 것은 실업상태에 놓인 노동자가 꽤나 많음을 의미한다.

이 두 가지로 봤을 때 코로나19발 경제위기가 고용위기로 증폭돼 실업급여 중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구직급여의 지급액이 1조 원을 돌파한 상관관계를 가늠해 볼 수 있다.

고용노동부는 “부정적 영향은 5월에도 이어졌다”고 전했다. 다만, “고용보험 상실자 수가 크게 감소하면서 둔화세가 완화됐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내놓은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규모 90% 확대 등의 정책 효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고용보험 상실자 수는 전년 동월로 보면 단순하게 준 것은 사실이고, 증감 폭도 전월보다 준 것도 사실”이지만 “문제는 고용보험 취득자 수이고 5월 고용보험 취득자 수를 볼 때 전년 동월 대비 9만 명이 줄었다. 상실자 수보다 더 많은 인원이 계속 실업상태에 있다는 것이고 오히려 누적되고 있는 실업자 수가 개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고용노동부의 통계 자료를 세부적으로 들여다봤을 때 코로나19발 고용위기 여파는 연령별로는 2030세대에, 산업별로는 제조업에 크게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고용보험 가입자 수에서 29세 이하는 6만 3천 명 감소, 30대는 6만 2천 명이 감소했다.(전년 동월 대비) 나머지 세대에서는 증가했다. 5월 기준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 총 11만 1천 명 중 제조업이 2만 2천 명을 차지한다. 또한 제조업은 고용보험 가입자 수 자체도 전년 동월 대비 5만 4천여 명이 줄었다.

분석해보자면 2030세대의 취업난이 코로나19발 고용위기로 심화돼 가입자 수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확인된다. 다만 20대, 30대로 진입하는 인구가 점점 감소하는 영향도 배제할 수는 없다.

제조업 분야에서 코로나19발 고용위기 여파가 셀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산업 구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제조업의 경우 대부분 완성 제품의 수출 의존도가 높고, 부품과 같은 중간재의 수입 의존도가 높다. 따라서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시장의 수요-공급 양측의 붕괴가 우리나라 제조업의 경우 더 큰 악영향으로 다가온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민주노총은 본격화된 제조업 위기에 “코로나19 이전에도 디지털혁명에 따른 기술 혁신으로 산업재편 가능성, 일자리 변화 가능성이 높아 근본적 대책이 여전히 필요하다”며 “코로나19로 제조업 위기가 더 빨리 오고 있기 때문에 빠른 논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0년 6월 노동시장 동향은 오는 7월 13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매월 연달아 전달 노동시장 동향이 고용보험기반 통계로 나올 계획이다. 2020년 하반기에 코로나19발 고용위기가 본격적으로 심화될 것이라 많은 이들이 예상하고 있어 고용행정통계 수치도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고용행정통계는 고용보험 가입자만을 대상으로 조사하기 때문에 특수고용노동자, 프리랜서, 자영업자 등은 빠져있다. 현재 코로나19발 경제위기 충격이 특고노동자, 프리랜서, 자영업자 등에 더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고용노동부가 전체 취업자에 대한 코로나19 영향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는 주문이 많다.

ⓒ 고용노동부
ⓒ 고용노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