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빈곤’과 ‘노인자살’의 함수
‘노인빈곤’과 ‘노인자살’의 함수
  • 박완순 기자
  • 승인 2020.06.30 15:02
  • 수정 2020.06.3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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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동연구원, ‘우리나라 자살자 현황’ 통계분석
늙고 경제생활 문제 겪을수록 자살률 높아
한국노동연구원 ‘월간 노동리뷰’ 6월호 통계프리즘에서 발췌
한국노동연구원 ‘월간 노동리뷰’ 6월호 통계프리즘에서 발췌

고령이고 무직자일수록 자살률이 높다는 통계 분석이 나왔다. 이번 통계 결과는 ‘노인빈곤’와 ‘노인자살’과의 상관관계를 입증한 기존 연구들을 한 번 더 뒷받침했다.

지난 6월 10일 한국노동연구원이 ‘월간 노동리뷰’ 6월호를 발간했다. 6월호 ‘통계프리즘’에는 ‘우리나라의 자살률 추이 및 자살자 현황’에 대한 통계 분석이 담겼다.

한국노동연구원의 통계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살률은 1997년 인구 10만 명당 13.2명에서 2018년 26.6명으로 증가했다. 자살자 수도 6,125명에서 1만 3,670명으로 늘었다. 자살률은 2011년 역대 최대였고 2017년까지 감소 추세를 유지하다 2018년 다시 상승했다.

자살률은 1997년 IMF 외환위기, 2002년 카드대란, 2008년 미국발 세계금융위기 등의 경제위기 직후에 수직 상승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자살자가 가장 많았던 2011년과 2018년의 자살자를 직업, 연령, 동기, 성별로 비교 분석했다. 비교군별 비중 차이는 2011년과 2018년이 큰 차이가 없었다. 2011년과 비교해 전체 자살자 수는 줄었지만 자살과 관련한 요소들은 크게 변하지 않은 셈이다.

2018년 경찰청 자료 기준 자살자 1만 3,216명 중 무직자가 6,331명(47.90%)으로 여전히 무직자 비중이 절반가량으로 가장 높았다.(통계청 자료로는 2018년 자살자가 1만 3,670명)

연령별로는 61세 이상 4,325명(32.73%), 51~60세 2,696명(20.40%), 41~50세 2,616명(19.79%)으로 고령일수록 자살자 수가 많았다.

자살한 무직자 전체 6,331명 중 61세 이상이 3,094명(48.87%)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역시 연령에 비례했다.

동기별로는 정신적, 정신과적 문제는 2011년과 2018년 모두 30%대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경제생활 문제는 2011년에 3번째로 높았는데, 오히려 2018년에는 2번째로 높은 순위가 됐다. 심지어 비중도 18.63%에서 25.65%로 7%나 상승했다.

이를 두고 한국노동연구원은 “자살은 제도적, 사회적, 개인적 요인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발생하지만, 보건복지부와 보건사회연구원이 조사한 노인실태조사에서 고령자(65세 이상)의 자살 생각 이유로 경제적 어려움이 높았다는 점과 경찰청 자살자 수 자료에서 고령의 무직자 비율이 높았음을 고려할 때, 실제 경제생활 문제로 인한 자살자 수는 제시된 수보다 더 많았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