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박싱] 이 주의 인물 : 아, 테스형!
[언박싱] 이 주의 인물 : 아, 테스형!
  • 임동우 기자
  • 승인 2020.10.11 00:00
  • 수정 2020.10.10 1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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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트 : #가황 #한가위 #너자신을알라 #세상이왜이래

추석 연휴 첫날인 9월 30일, 코로나19로 가족들과의 만남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방송사들은 수많은 추석특집들을 선보였습니다. 그 와중에 최고 시청률로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군 콘서트가 있었는데요, 바로 KBS가 기획해 6개월을 준비한 ‘2020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콘서트였습니다. 가황 나훈아의 존재감을 재확인할 수 있었던 언택트 콘서트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울고 웃었다고 하네요. 나훈아의 노래 중 누리꾼들의 입에 지속적으로 회자가 되는 인물이 있습니다. 지난 추석 연휴가 끝나고 맞이한 한 주, 시작되는 월요일부터 왠지 축 처지는 기분을 느꼈던 분들도 많았을 텐데, 그때의 열기를 되짚어보고자 하는 생각에서 이 주의 인물을 선정했습니다. 바로 ‘테스형’ 입니다.

지난 9월 30일 방영한 '2020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콘서트. ⓒ KBS 2TV
지난 9월 30일 방영한 '2020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콘서트. ⓒ KBS 2TV

‘테스형’은 지난 8월 20일 발표한 나훈아 씨의 앨범 <아홉 이야기>에 수록된 곡 중 하나입니다. ‘테스형(Tes-兄)’이라고 하면 동서양을 넘나드는 이질적인 합성어 느낌으로, 이게 무슨 유형을 말하는 건지 의아하신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나훈아 씨가 부른 테스형은 ‘소크라테스 형’의 줄임말입니다. 노래 가사를 살펴보면 명확하게 알 수 있죠.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사랑은 또 왜 이래
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
내가 어찌 알겠소 모르겠소 테스형’

노래 ‘테스형’은 나훈아 씨가 부친의 산소에서 영감을 받아 쓴 글귀와 멜로디로 직접 작사 및 작곡한 노래로, 사실 ‘테스 형’은 부친을 지칭하는 말이었다고 하네요. 트로트의 특성을 고려해 노래를 무겁게 하지 않으려 고대 철학자인 소크라테스를 차용한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테스형!(테스형!) 펭훈아 런치쇼 편 ⓒ EBS 자이언트펭 TV 유튜브 캡쳐

9월 30일 방송 이후 10월 1일부터 쭉- 음원 차트 상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각종 유튜브 채널에서 나훈아 씨를 오마주한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EBS 자이언트펭TV 채널의 펭수도 나훈아 씨의 하얗고 긴 머리를 연출해 ‘테스형!’을 불렀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소크라테스가 누군지 알아볼 필요가 있겠죠? 소크라테스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로 기원전 469년 고대 그리스 아테네에서 태어나 서양 철학을 정립시킨 첫 번째 인물로 평가되며, 흔히 공자·예수·석가모니와 함께 4대 성인으로 불립니다. 《국가》의 저자인 플라톤의 스승으로도 유명합니다.

이번 콘서트의 특이점은 기성세대뿐만이 아닌 청년 세대들에게도 파급력을 미쳤다는 사실입니다. 어마어마한 스케일과 섬세한 퍼포먼스가 어우러진 나훈아 씨의 공연은 무려 29%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녹화 당시 2시간 40분 동안 관현악단과 합창단을 포함한 무대 인원(언택트 인원 포함)이 500여 명이었으며, 갈아입은 의상만 19벌, 부른 노래만 29곡이었습니다. KBS와의 공연 계약 당시 약 3시간 동안 한 번의 광고도 넣지 않기로 약속한 후일담도 나훈아 씨가 고려한 디테일의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아픔을 그 웃음에 묻’고 ‘오고 마는 또 내일이 두’려운 일상, ‘어쩌다가 한바탕 턱 빠지게 웃’고 ‘오늘이 고마’운 연휴 콘서트 같은 순간을 떠올리며 지혜롭게 이겨내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