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차익’만 노리는 사모펀드, 문제점과 대안은?
‘매각차익’만 노리는 사모펀드, 문제점과 대안은?
  • 임동우 기자
  • 승인 2020.11.06 14:07
  • 수정 2020.11.06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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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무자본 M&A로 ‘로우 리스크 하이 리턴’
“리스크는 노동자 등 이해관계자에게 전가, 사법적 문제 해결 전까지 제한둬야”
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모펀드 문제점 및 대안 토론회 ⓒ참여와혁신 임동우 기자 dwlim@laborplus.co.kr
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모펀드 문제점 및 대안 토론회
ⓒ참여와혁신 임동우 기자 dwlim@laborplus.co.kr

양대 금융노조(금융노조·사무금융노조)와 정의당 정의정책연구소가 최근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사모펀드의 문제와 대안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6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이번 토론회는 과거 론스타 등과 같이 기업인수 및 매각으로 차익을 노리는 사모펀드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사모펀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라임·옵티머스 등과 같은 사모펀드를 헤지펀드라고 한다. 그리고 론스타·MBK파트너스 등과 같이 경영권 인수와 매각을 주로 하는 사모펀드를 PEF(Private Equity Fund)라고 한다. PEF의 경우 기업 인수 후 평균 3~5년 동안 기업 가치를 상승시켜 매각 차익을 취하는 특성이 있다.

이날 토론회 발제는 전성인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가 맡았다. 전 교수는 PEF의 문제로 △무자본 M&A를 통한 사기적 가치 이전 △이사회 작동 부재 △시장 감시 및 규제규율 불충분 △탈선 유인 구조 △재벌 승계 연관 등을 들었다. 이어 전 교수는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규제강화 및 이해관계자보호, 문제 발생 시 관련 서류 공개, 상법개정안 감사위원 선출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지는 토론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 사례를 지적하며 진행됐다.

김성혁 서비스연맹 정책연구원장은 “흑자 매장 매각을 진행하는 건 기업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며 “고용 관련된 회사의 매각 및 인수 정보에 대한 공개와 고용안정 보장, 투기기업에 대한 연기금 투자 제한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2015년 LBO(Leveraged Buy-Out) 방식으로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인수됐다. 차입매수로 불리는 LBO는 피인수기업(홈플러스)의 자산 및 수익을 바탕으로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아 인수하는 방식이다. 결국 사모펀드가 자기자본을 활용해 인수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무자본 M&A와 공통점이 있다.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대표는 “남의 돈으로 사채업자 돈을 빌려 회사를 인수하는 것이 LBO다. 과정에서 MBK는 부담 위험 없이, 자기 돈 하나 안 들이고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지속적인 고용 감축과 기간제 단시간 노동자들의 처우가 열악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결국 ‘로우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는 사기적인 결과는 앞서 제시된 ‘사기적 가치 이전’이 일어났다는 것이고, 사모펀드 본인이 책임져야 할 부담이 기타 이해관계자에게 이전된 걸로 봐야한다. 이와 같은 사례가 사기적인 형태의 근거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동기 사무금융노조 금융정책위원장은 “결국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 금융 과잉된 국가는 힘들었다. EU에서는 대체투자 지침이라고 해서 자산약탈 방지와 경영권 인수 시 목적과 계획 공시, 레버리지 및 자산운용에 대해 감독기관에 보고하라는 게 입법화 돼 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포함돼야 한다”며 “사법적 규제 문제 등이 해결되기 전까지는 사모펀드 활동은 제한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최창보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감독국 팀장은 “앞서 나온 사안에 대해 공감하지만 PEF를 부실기업 회생 등 다른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