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kg 시멘트 들고 오르락내리락… 건설노동자 근골격계 질환에 시름한다
40kg 시멘트 들고 오르락내리락… 건설노동자 근골격계 질환에 시름한다
  • 최은혜 기자
  • 승인 2020.11.23 18:31
  • 수정 2020.11.23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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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현장 과중량물 해소를 통한 산재 저감 국회 토론회
“포장시멘트 중량 줄여야 할 필요성에 공감”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연합노련과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현장 과중량뭉 해소를 통한 산재 저감 국회 토론회를 열리고 있다. ⓒ 참여와혁신 강민석 기자 mskang@laborplus.co.kr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연합노련과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현장 과중량물 해소를 통한 산재 저감 국회 토론회를 열었다. ⓒ 참여와혁신 강민석 기자 mskang@laborplus.co.kr

건설현장에서 주로 사용하는 포장시멘트는 1포당 40kg에 달한다. 2013년 대비 2019년 건설업 등 단순노무 종사자가 31만 2,000명 증가한 가운데 증가한 노동자 중 22만 5,000명은 55세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자가 점차 고령화되면서 건설현장에서 과중량물에 따른 근골격계 질환 발생이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23일, 한국노총 전국연합노동조합연맹(위원장 정연수)은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산업현장 과중량물 해소를 통한 산재 저감 국회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건설현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포장시멘트의 중량이 과도하기에 건설현장에서 근골격계 질환에 따른 산업재해가 자주 발생되는 현실을 지적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고재철 산업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장은 “10년 동안 건설업에서 55세 이상 질병재해자는 172명에서 1,271명으로 폭증했다”며 “이는 건설업에서 신체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작업이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10년 동안 제조업에서 신체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작업이 203.6% 증가한 것에 반해 건설업에서는 같은 기간 동안 1,010.5%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발제를 진행한 이경선 부산가톨릭대학교 안전보건학과 교수는 “근골격계 질환은 노동자와 작업의 부조화로 생긴다”며 “개인의 한계나 능력을 초과하는 힘을 사용할 때 근골격계 질환이 생기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경선 교수는 “현재의 근골격계질환 증상조사는 비정형작업인 건설업이나 의료, 서비스업에서 사용하기 곤란하기 때문에 비정형작업에 맞는 평가 프로토콜을 마련해야 한다”며 “적절한 작업속도와 작업량을 조절하고 중량물 경량화를 통해 노동자의 부하를 경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이상규 연합노련 건설분과위원회 사무처장은 “시멘트로 대표되는 건설현장의 과중량물 경량화 조치가 빠르게 적용돼야 건설노동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김의철 한국시멘트협회 품질인증센터장은 “시멘트의 주요 고객이 시공사나 건설사 같은 기업이기 때문에 기존의 설비 교체 비용을 고려해 시멘트 중량 경량화를 원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시멘트업계가 전반적으로 모여 논의를 통해 단일한 안을 도출할 필요가 있기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포장시멘트의 중량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데는 공감한다”고 말했다.

한편, 17일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건설현장의 사망사고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건설현장 사망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가져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