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인수,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지만… 협력사는 여전히 불안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인수,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지만… 협력사는 여전히 불안
  • 최은혜 기자
  • 승인 2020.11.24 19:30
  • 수정 2020.11.2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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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노련 항공산업연대, “합병 관련 노사정협의회에 협력사노동자도 참여해야”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비행기가 계류장에서 계류 중이다. ⓒ 월드유니텍노조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비행기가 계류장에서 계류 중이다. ⓒ 월드유니텍노조

12일, 대한항공이 산업은행과 함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보도됐다. 16일 정부는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정상화 방안으로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8,000억 원을 투입해 대한항공에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도록 결정했다. 이후 대한항공과 금융위원회, 산업은행이 나서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밝혔지만, 지상조업사와 지상조업협력사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불안은 여전하다.

한국노총 연합노련 항공산업연대(의장 조상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과정에서 원청 정규직의 고용안정은 논의되고 있지만, 하청업체인 지상조업사와 지상조업협력사 노동자의 불안감에 대한 얘기는 전혀 다뤄지지 않고 있다”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과정에서 지상조업사와 지상조업협력사 노동자들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항공산업연대는 합병 관련 노사정협의회에 지상조업협력사 노조 대표가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항공산업연대는 한국노총 연합노련 산하의 지상조업사와 지상조업협력사 노조의 연대체로, 2개의 지상조업사 노조와 11개의 지상조업협력사 노조가 가입해 있다.

조상훈 의장은 “현재 지상조업사와 지상조업협력사의 구조조정은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아시아나항공이 출자한 지상조업협력사가 아닌 금호문화재단이 출자한 지상조업협력사의 계약 승계 여부가 남아있다”며 “KO, KR, AO는 모두 금호그룹의 계열사로 분류되는데, 여기서 일하는 노동자의 계약이 승계될 수 있는지, 계약이 승계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이들의 고용을 보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조상훈 의장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이미 3월과 4월 지상조업사와 지상조업협력사 노동자는 대거 구조조정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되더라도 비행기를 이륙시키기 위한 최소한의 인원만 지상조업사와 지상조업협력사에 남은 상황이기에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어렵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KO, KR, AO 등 금호그룹의 계열사로 분류되는 지상조업협력사 노동자의 고용안정이 보장되지 않으면 인력 부족으로 비행기 운항에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게 조상훈 의장의 설명이다.

조상훈 의장은 “지난해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결정한 이후, 대우조선해양 협력사의 노동자 다수가 임금체불에 시달리는 등 고통을 겪었다”며 “인수되는 입장인 아시아나항공 지상조업협력사 노동자 역시 비슷한 처지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하자 대한항공노조는 환영의 뜻을 표했고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조, 아시아나항공열린조종사노조, 아시아나항공노조, 대한항공조종사노조, 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등은 “노동자의 의견이 배제된 일방적 인수합병”이라며 반대의사를 밝힌 바 있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과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각각 20일과 24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과정에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방안과 지상조업사 및 지상조업협력사에 대한 내용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