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지는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 지명 철회 요구
거세지는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 지명 철회 요구
  • 손광모 기자
  • 승인 2020.12.20 15:32
  • 수정 2020.12.2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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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후보 ‘막말’ 구설수에 노동계 잇따라 ‘지명 철회 요구’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 한국토지주택공사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 한국토지주택공사

변창흠 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구의역 김군 사건에 대한 ‘막말’이 화근이었다. 노동계는 후보 지명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2월 4일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했다. 청와대는 변창흠 사장을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이유에 대해 “변창흠 국토부장관 후보자는 학자 출신의 도시계획 및 주택분야 권위자”라며 “서울주택도시공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주택공급, 신도시건설, 도시재생뉴딜 등을 직접 담당해 이론과 실무를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동계에서는 변창흠 사장의 후보 지명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18일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2016년 6월 30일 건설사업안전본부 부장 회의록’ 자료에 따르면, 변창흠 사장이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구의역 김군 사건에 대해 “어마어마한 일인데, 하나하나 놓고 보면 서울시 산하 메트로로부터 위탁받은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 “걔만 조금 신경 썼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는데 이만큼 된 것”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직장인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서 4일 변창흠 전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이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지목된 직후 올라온 글. 한국주택토지공사 직원이 쓴 것이다. 자료= 블라인드캡쳐.

구의역 김군의 동료 임선재 공공운수노조 서울교통공사노조 PSD1지회장은 18일 개인 SNS에 올린 글에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내정자의 후안무치한 발언에 치가 떨린다”며 “멀쩡히 일하던 아들의 억울한 죽음이 변창흠 후보자에겐 ‘아무것도 아닌 일’이란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청년전태일도 20일 오후 1시 청와대 앞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번 변창흠 내정자의 임명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반노동 민낯을 똑똑히 보았다”며, “김 군의 죽음으로 인한 유가족과 동료들의 고통을 눈곱만큼이라도 헤아린다면 문재인 정부는 막말 당사자인 변창흠 내정자의 임명을 철회하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제정에 힘을 쏟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공공운수노조도 20일 성명서를 통해 “2020년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공식회의 석상에서 임대아파트에 사는 사람은 ‘못사는 사람들이 미쳤다고 밥을 사먹느냐’고 했다. 2016년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시절에는 구의역 김군 사고를 ‘걔만 조금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면서, “비정규직 청년의 안타까운 죽음에 공감하기는커녕 도리어 고인의 책임으로 전가하고 추모열기를 정치 공세로 인식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