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바른조달’ 강조하더니… 조달청 조직문화는 바르지 않았다
[단독] ‘바른조달’ 강조하더니… 조달청 조직문화는 바르지 않았다
  • 최은혜 기자
  • 승인 2020.12.23 15:01
  • 수정 2020.12.2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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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청 직장 내 괴롭힘 심각… 최근 내부 감사 진행
김주영 의원, “조달청 조직문화 근본적 개선 위한 노력 다할 것”
조달청 홈페이지 갈무리.
조달청 홈페이지 갈무리.

“좋은 제품을 싸고 빠르고 바르게, 바른조달”을 청훈으로 내세운 조달청(청장 김정우)의 조직문화는 결코 바르지 않았다. <참여와혁신>은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조달청 직장 내 괴롭힘 현황을 입수했다. 조달청 내의 직장 내 괴롭힘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주영 의원실은 올해 9월 조달청 직장 내 괴롭힘과 복무상 비리 및 부정부패 관련 제보를 입수, 지금까지 조사해왔다. 김주영 의원실은 “조달청 직장 내 괴롭힘은 윤곽이 어느 정도 나왔지만, 복무상 비리 및 부정부패 관련 조사는 아직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주영 의원실 조사에 따르면, 조달청에서는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노동자에게 신체·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인 직장 내 괴롭힘이 만연한 상황이다.

조달청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A씨에 대해서는 늦은 시간 퇴근한 후배를 사무실로 불러 질책하거나, 반차를 신청한 후배에게 “업무 내용도 이해를 못하는데 무슨 조퇴냐”는 식의 막말을 일삼았다는 제보가 이어졌다. 또 다른 가해자로 지목된 B씨 역시 계약직과 정규직을 차별하고 여성노동자에 대한 성희롱을 일삼았다는 제보가 잇따랐다. 또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인한 지침에 따라 신청한 재택근무임에도 승인해주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주영 의원실은 제보를 바탕으로 조달청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를 7명으로 지목했다. 이에 조달청에서는 내부 감사를 통해 자정노력을 해보겠다고 답했다. 김정우 현 조달청장이 부임한 지 한 달도 안 된 시점이었다. 이달 초, 조달청은 감사자문위원회를 열고 직장 내 괴롭힘 문제에 대한 내부징계 수위를 논의했다. 김주영 의원실이 지목한 가해자 7명 중 4명이 징계 대상이었다. 그중 3명은 직장 내 괴롭힘 가해사실이 인정됐고 한 명은 직장 내 괴롭힘 가해사실이 인정되지 않았다.

현재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인정된 3명은 5급 이상 사무관으로, 조달청 감사자문위원회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에서 최종 징계수위가 결정된다.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조달청 관계자는 “인사혁신처에서 중앙징계위원회 결과가 나오려면 한 달 정도 걸린다고 했다”며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전했다.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 결과는 1월 초·중순쯤에는 나올 것으로 보인다.

김주영 의원실 관계자는 “조달청의 직장 내 괴롭힘은 조직문화로 자리 잡았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김주영 의원실에 직장 내 괴롭힘 사례를 제보했던 피해자들이 조달청 감사담당관실의 내부 감사에서는 피해사실 증언을 거부하거나, “그래도 몇 년을 같이 일했는데 어떻게 이런 일로 징계를 받게 할 수 있겠냐”며 소극적인 태도를 취했다는 것이다.

경직된 공직문화와 피해사실을 증언한 게 알려지면 가해질 보복에 대한 우려로 주변 동료와 피해자 본인마저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을 덮어버린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조달청 관계자는 “그건 아닌 것 같다”면서도 “조직문화 전반의 개선을 위해 이번 달에 조직문화혁신위원회를 발족해 지속적으로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주영 의원은 “조달청의 요청으로 자정노력의 기회를 줬음에도 자정작용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국회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통해 조달청의 조직문화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것”이라며 “현재 복무상 비리 및 부정부패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이기에 조사가 마무리되면 조달청의 고질적인 문제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 해결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