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싸우고 투쟁하지 않으면 지켜낼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싸우고 투쟁하지 않으면 지켜낼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
  • 참여와혁신
  • 승인 2021.01.01 00:00
  • 수정 2020.12.31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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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기 여파 내년에도 이어질 듯… 노조할 권리 확대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전문]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신년사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 참여와혁신 포토DB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 참여와혁신 포토DB

한국노총 조합원 여러분!

농경시절부터 풍요와 힘의 상징이었던 흰 소의 해, 신축년(辛丑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조합원과 가족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이 전세계를 휩쓸었습니다. 초반 K-방역은 성공적인듯 보였지만, 겨울 방역에 실패하면서 대한민국은 아직 위기의 한 가운데 있습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나면 코로나19는 잡히겠지만, 위기의 여파는 2021년 내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고용입니다. 제조업 부분 위기는 코로나시대 이전부터 계속 진행 중이고,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서비스업종은 거의 고사상태입니다. 기업들은 이 위기를 인력감축식 구조조정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때문에 2021년은 조직된 노동자들에게도 결코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위기는 언제나 취약계층 노동자들에게 더욱 혹독하게 몰아칩니다. 2020년, 청년과 여성, 일용직 등 취약계층노동자들은 정말 힘든 한 해를 보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2021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노총의 경우에도 약 3,600개 사업장 중 3,100개, 비율로 보면 86%가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 사업장입니다. 위기의 후유증이 한국노총 사업장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조합원 동지 여러분!

지난 한해 한국노총은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 중소사업장 및 취약계층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전개했습니다. 상반기 코로나 19 고용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적 대화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사회적 합의를 이루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위기를 노동기본권 사각지대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 확대와 사회안전망 강화 기회로 삼기위한 법,제도 개선 투쟁을 펼쳤습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함께 ‘원·하청 불공정거래 극복’을 위해 불공정거래신고센터를 운영하고 하도급법 제정 활동을 펼치는 등, 중소기업 조합원들의 노동조건이 향상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부족합니다.

하반기 노동법개악을 막기위해 천막농성투쟁장에서 밤을 보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ILO핵심협약 비준이라는 구실로 노동법 개악을 시도하고, 코로나19 위기를 틈타 각종 보호와 규제를 완화하려는 자본과 보수권력의 시도는 며칠 간의 척막농성 투쟁으로는 막아낼 수 없다는 냉엄한 현실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싸우지 않으면, 투쟁하지 않으면 지켜낼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단순한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노조할 권리확대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노동법 개악 반대 투쟁을 통해 단체행동권을 무력화 하는 정부안의 일부 독소조항을 삭제하고, 근로시간면제위원회에서 상급단체 파견활동 등을 감안한 타임오프 한도개선이 가능하도록 법률 부칙에 명시해 법적 근거를 확보했습니다. 향후 산하조직 및 상급단체 파견 전임 활동 현황 등을 조사하고, 적정 규모를 파악하는 등 타임오프 한도 개선을 위한 사전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아직 싸우고 있습니다.

천막 농성 투쟁을 마감하며 가장 아픈 지점이 '중대재해 처벌법'을 마무리 하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한국노총은 지난해 박주민, 우원식 의원 등 노동존중실천 국회의원단과 함께하는 제1호 법안으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발의했습니다. 반복되는 중대 재해로 인해 매년 수백명의 노동자들이 작업장에서 목숨을 잃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 장치입니다. 그러나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해를 넘긴 지금까지도 지지부진합니다. 이 법을 제정하기 위해 자식을 잃은 부모들은 곡기를 끊고 국회 앞에서 아직 싸우고 있습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반드시 제정돼야 합니다. 끝까지 법 제정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2021년, 순탄치 않은 한 해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항상 그렇듯 단결하고 연대하면 극복할 수 없는 위기는 없습니다. 김동명이 앞장서겠습니다. 함께 싸워 주십시오.

새해에는 코로나19가 삼켜버린 일상을 되찾고, 모든 조합원 여러분과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깃들기를 다시 한번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1년 1월 1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김동명